[미디어·경제논단] 여론조사 마술의 유혹
[미디어·경제논단] 여론조사 마술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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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맹기 서강대 언론대학원 명예교수

 

이해찬 대표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에 대한 여론조사를 맹신하고 있다. 조 후보자가 집권당이 만들어준 ‘기자 간담회’ 후 여론이 많이 바꿨다고 한다. 김도원 한국경제신문 기자는 〈민주당의 ’정체불명‘ 여론조사 해석〉을 기사화했다. 386 운동권세력의 여론조사 의존에는 다 이유가 있다.  김 기자는 “이 대표는 인천 고잔동 서울화장품 인천공장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3일 여론조사 결과 1.5%(포인트) 차이로 좁혀져 ‘임명해도 좋다’와 ‘임명해선 안 된다’는 의견에 차기가 거의 없는 수준으로 바뀌었다”라고 했다. 

며칠 전 국민이 70% 이상 사용하는 네이버, 다음에 ‘조국 힘내세요’가 한 시간 만에 실검 1위로 올라왔다. 드루킹의 킹크랩 사용도 별로 다를 바가 없었다. 포털 여론조작으로 사회가 소란스럽다. 

문제는 집권여당이 지금까지 국민의 여론을 그렇게 중시했을까? 그들은 ‘소득주도성장’ ‘포괄적 성장’ 등 외통수 정책을 발표하고, 국민들이 추종하도록 윽박질렀다. 사회일각에서는 사회주의, 공산주의, 파시즘 국가를 들먹인다. 히틀러 시대의 괴벨스는 “한 문장만 있으면 진실을 거짓으로 만들 수 있다”라는 논리를 폈다. 

사회주의 국가는 원래 그들 국가가 지상의 낙원이다. 주석, 국무위원장의 말은 곧 신의 명령으로 봐야한다. 그의 행동 모두는 성역(聖域)으로 묶어 둔다. 386 청와대가 들어서면서 그렇게 성역이 많아졌다. 대통령 아들딸, 탈(脫)원전, 태양광 사업, 5·18 유공자, 최순실 테블릿PC 등 수 없이 많은 사건들이 성역화했다.  

성역이 많아지면, 그 안에 비리도 많아진다. 북한집단은 언론이 인권유린이나, 강제수용소를 다루면 반드시 희생을 각오해야 한다. 만약 김정은에 대한 성역이 걷히면 그 집단은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붕괴된다. 

대한민국은 그래도 사회라는 이름 붙이고 있다. 자유경쟁 사회이어서 ‘자기검증원리(self righting principle)’를 신봉하고 있다. 모든 범죄는 공개하도록 한다. 한 사람의 의견은 원론적으로 숙의(熟議) 과정을 거친다. 

요즘 386 청와대는 숙의 과정을 쏙 빼버린다. 그들은 여론을 일상적으로 통제한다는 말이다. 그 대신 여론조사로 언론의 입을 막아버린다. 리얼미터, 갤럽이 그 일을 척척하고 있다. 국민은 ‘기레기’들이 여론조작을 한다고 한다. 여론조사는 실제 5일은 족히 걸릴 것이, 오전에 조사하고, 오후에 결과가 나온다고 한다. 

그 조작이 한두 번이 아니어서 그 통계를 믿을 사람이 거의 없다. 한번 버릇은 곧 습관화가 된다. 정치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그 유혹을 뿌리칠 수 없다. 여론조사 수치만 대면 과학적 증거가 곧 확보된 셈이다. 

대통령 탄핵도 증거 없이 ‘카더라’로 결정하는 나라이다. 국회, 헌재, 법원 1·2심, 대법원이 죄명이 서로 각각이다. 특검, 검찰, 헌재, 법원 등 어느 곳도 뚜렷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묵시적 청탁’으로 대통령을 탄핵시키는 나라이다. 여기서 으뜸 문제는 사실 공표를 하지만 숙의 과정이 빠져있다. 성역으로 묶어 놓으니, 숙의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또한 법을 만드는 과정을 봐도, 국회에서 토론회 한번 하고, 입법이 결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필자가 말하는 숙의의 중요성은 그 과정에서 도덕적, 윤리적 측면이 부각된다. 윤리는 인간이 이성적 동물이 될 수 있는 가장 기본적 판단을 가능케 한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좋은 습관을 습관화 시키라”라고 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등 청문회 후보자는 이 말을 새겨들어야 할 사람들이다. 그들은 국가의 운명을 다룰 직책의 수장들이다. 그런데 그들의 행동은 x차반이다. 386 청와대의 국가운영 원리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들은 중국 공산당 고위 간부가 저지르는 정경유착 등 온갖 권력형 비리가 줄줄이 엮여 있다. 이 때 일수록 공영언론은 감시기능을 제대로 해야 한다. 그러나 공영언론은 그들과 한 패거리가 돼있다.

KBS 추적 60분,  KBS 스페셜 두 프로그램은 9월 중순 폐기한다고 한다. 탐사보도 프로그램은 숙의민주주의가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공영언론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 그들은 계속 선전, 선동의 나팔수 기능을 충실히 이행한다. 집권여당이 한 두 시간 만에 여론조사 결과로 선전선동하면 그걸 받아 공영언론은 나팔수 기능을 한다. 그러니 이런 나쁜 습관으로 숙의 민주주의는 물 건너가게 된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좌충우돌하면서 흔들리고 있다. 여론조사 마술 유혹이 어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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