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20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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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희 건축가
날씨가 후덥지근하면 끈끈한 느낌이 난다. 쩍쩍 들러붙어 있는 느낌이다. 생각이나 몸도 끈적거리는 느낌이 난다. 그래서 일이 잘 안 될 것 같은 불안감도 느낀다. 

너무 많은 정보를 접하게 되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판단을 흐리게 한다. 종잡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정작 원했던 것과는 다르게 엉뚱한 결말을 향해서 달려가는 경우가 더 많다. 건축은 방대한 영역의 지식이 필요하고 많은 정보가 쉼 없이 교류되고 있다. 

그래서 어느 것이 좋은 것인지 분간을 못할 때가 있다. 전문가의 입장에서도 분간을 못해서 공부하면서 진행해야 하는 것을 일반 예비건축주가 분별을 하면서 자신의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닐 것이다. 

집을 짓겠다는 것의 최종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 아파트를 팔아서 집을 짓는데 단열이 잘 돼야 한다. 다락방도 커야 한다. 뭐 이런 생각을 자꾸 하다보면 정작 다락방 하나 때문에 단독주택으로 이사할지 말지를 결정한 셈이 된다. 

그렇지 않다. 집은 총체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집안의 큰일이다. 나이가 어린 아이가 유년기 시절을 어떤 환경에서 보낼지 고민해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 다락이 필요한지 중정이 필요한지 서재가 필요한지 다양한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집이 좁아서 큰집으로 이사 가야 한다는 단순히 결정만으로 집짓기를 결정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는 것이다. 

집짓기의 가장 큰 이유는 전원생활을 선호하는 마음이나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아이의 마음편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런 마음은 온데간데없고 자신도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집짓기에 있어서 아주 일부에 해당되는 단열재를 잘 시공하는 업체를 찾기 위해서 사방팔방으로 알아보거나 평수에 맞게 잘 설계하는 건축사를 찾기에 몰두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전에 우리아이가 좋아하는 공간은 어떤 공간이며 전원생활에서 꼭 필요한 행동패턴에 들어맞는 건축은 어떻게 구성되는 지 알아볼 필요도 있다. 자신과 맞는 건축가를 찾을 수 있다면 많은 부분을 같이 머리 맞대고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주변에 의해서 헛갈리고 마음이 복잡해진다면 애당초 생각했던 집짓기 시작점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주변의 많은 조언들이 오히려 힘들게 할 수도 있고 수박 겉핥기식으로 중요한 사안을 간과할 수도 없는 마당에 이것저것 들은 이야기에 신중하게 마음을 두다보면 정작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진정성 있는 집짓기와 거리가 멀어질 수 있음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잘 알고 시작하기 어려운 건축은 처음부터 자신과 통하는 건축사를 찾아서 상담부터 시작하는 것이 현명한 집짓기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생각이 끌어당겨서 상념들이 붙어 있는 것보다는 진정성 있는 자신과 가족의 이야기를 담을 건축공간을 위해서 신중한 출발을 한 번 더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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