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6

표창장 진위 여부 두고 난타전

민주 “檢 행태, 비판받아 마땅”

한국 “표창장, 위조라고 확신”

청문회장서 ‘막말·고성’ 난무

청문보고서 채택없이 마무리

[천지일보=명승일·홍수영·이대경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린 지난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회의장은 막말과 고성이 난무하며 여야의 치열한 설전이 시작부터 끝까지 14시간 동안 끊이질 않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압수수색과 자료 유출 등을 문제 삼아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조국 지키기’에 열을 올린 반면,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그간 제기된 조 후보자 가족 관련 의혹을 꺼내들며 거센 공격을 쏟아 부었다.

전장의 서문은 6일 오전 10시 열렸다. 조 후보자는 모두발언을 통해 “저와 제 가족의 일로 국민께 큰 실망감을 드렸다. 박탈감과 함께 깊은 상처를 받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도 “그럼에도 제가 감당해야 할 소명이 하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저는 약속드린 대로 법무·검찰의 개혁을 완결하는 것이 제가 받은 과분한 혜택을 국민께 돌려드리는 길이며 저의 책무라고 생각한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러한 소명을 이루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조 후보자를 향해 가장 먼저 도마 위에 오른 사안은 조 후보자 딸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이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증인 김형갑 웅동학원 이사에게 질의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증인 김형갑 웅동학원 이사에게 질의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6

첫 질의자로 나선 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검찰은 후보자 가족에게 망신을 주고 흠집을 내고 있다. 인사청문회 전에 후보자를 사임시키겠다는 것”이라며 해당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진행한 조 후보자 가족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같은 당 금태섭 의원도 “인사청문회를 불과 며칠 앞두고 강제 수사에 나선 검찰 행태는 비판받아야 마땅하다”면서 “수사·기소권을 독점한 권력기관이 마음대로 칼을 휘두르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달리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최성해) 총장님도 살고 정(경심) 교수도 산다’는 말을 했느냐”고 물으면서 조 후보자를 향해 강요죄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최성해 동양대 총장은 “(조 후보자의 배우자인) 정경심 교수가 전화해 (표창장 발급을) 본인이 위임받은 것으로 해달라고 한 날 조 후보자를 바꿔줬다”고 밝혔다.

최 총장은 “(조 후보자가) ‘그렇게 해주면 안 되겠느냐. 법률고문팀에 물어보니까 그러면 총장님도 살고 정 교수도 산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당 장제원 의원도 “(지난 2일) ‘5촌 조카와 통화하면 의혹을 받기 때문에 안 된다’고 한 분이 동양대 총장과는 직접 통화했냐”며 “총장이 녹취파일 갖고 있다는데, 위증교사가 있는 사람이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있다”고 비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천지일보 2019.9.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천지일보 2019.9.6

같은 당 주광덕 의원은 “표창장이 위조라고 확신한다. (최 총장이) 봉사기간이 쓰여 있는데 교수로 오기 전부터 봉사했다고 표창장에 쓰여 있느니 내용이 가짜라 서명할 수 없다고 했다”며 “동양대 총장명의 표창을 위조했다면 중대범죄가 된다는 것을 인정하느냐”고 압박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방어에 나섰다. 김 의원은 “일련번호가 달라 동양대 표창장이 위조라고 주장하는데, 제가 아는 것만 18개가 있다. 동양대 총장 명의 일련번호가 다른 상이 수십장 나갔다”며 “관련 직원이 봉사활동이 사실이라고 오늘 라디오에서 직접 인터뷰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도 “주 의원이 총장 앞에 교육학 박사 표현이 빠지면 가짜라고 한다. 반면 동양대 최 총장은 일련번호 연도 1-연번으로 표시 안 된 건 결제한 적 없다고 한다”며 “그런데 조 후보자 딸 표창장은 제-2018-로 끝난다. 두 가지 의견이 상충되는 건데, 동양대 표창장 관리가 제대로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후보자는 “(보도된 대로)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최 총장에게) 송구하다고 말씀드리고 진실을 밝혀달라고 말했다”고 반박했다.

또 김종민 의원이 ‘표창장 위조가 사실로 밝혀지면 법적인 책임을 지겠냐’고 묻자 조 후보자는 “제 처가 (위조를) 했다면 법적 책임을 져야 하고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하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이 확인되면 여러 가지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모펀드 논란도 거론되며 조 후보자의 겨냥했다.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이 논란에 대해 “조국 후보자가 블루코어라는 펀드에 투자하고 웰스씨앤티의 매출이 두배로 늘어나고 관급공사가 177개로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스마트 가로등을 외치고 나서 특정업체의 매출이 폭증했고 후보자가 민정수석이 되고 나서 펀드에 투자한 회사의 매출이 폭증했다”고 설명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김형갑 웅동학원 이사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김형갑 웅동학원 이사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6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관공서 수주는 업체도 해명했고 우리도 점검했다”며 “이 펀드에 상관없이 관급공사가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저 펀드에는 처음부터 가족만 들어가 있다”며 “나라장터에서 확인해본 결과 2017년부터 2018년까지 매출이 78%가 증가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만약 검찰수사가 진행된다면 제대로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후보자의 가족이 운영한 사학법인 웅동학원 논란은 이 학원의 이사인 김형갑씨가 증인으로 참석해 발언하면서 증폭됐다. 조 후보자 청문회의 유일한 증인으로 참석한 김 이사는 조 후보자의 아버지에게 배신감을 느낀다고 밝히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김 이사는 “이사회에서 안건으로 올리고 채무를 정리하겠다고 했으면 그 이후 결과를 알려줘야 문제와 답이 성립된다”며 “나는 조 후보자 동생도 잘 모른다. 이번에 (논란이) 폭발하고 나서야 알았다. 조 후보자 선친이 과연 내 친구였는가 (의문이 든다)”고 감정을 드러냈다.

한국당 이은재 의원이 ‘소송과 관련해 이사회가 열린 적이 있었냐’고 묻자 김 이사는 “전 문제 관련해서 이사회가 열린 적도, 언급된 적도 없다”며 “조 후보자 선친을 믿고 다 맡겼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고 나니깐 무슨 감정이 들겠냐. 배신감이 든다”고 토로했다.

오후 늦은 회의에서는 한국당이 조 후보자에게 자료 제출이 부실하다며 고성을 지르며 거세게 항의했고, 이와 달리 민주당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한국당을 비난했다.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조 후보자 측이 자신이 요청한 가족관계 관련 서류 대신 8월에 법사위에 제출된 서류를 복사해 새로 뗀 것처럼 해서 갖고 왔다며 해당 서류를 눈앞에서 찢어 버렸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제출자료(가족관계증명서 복사본)를 찢어버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9.9.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제출자료(가족관계증명서 복사본)를 찢어버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9.9.6

같은 당 김도읍 의원도 조 후보자 딸이 2014년 2학기 서울대 환경대학원을 휴학하며 제출한 질병 진단서 대신 ‘아프다’는 내용이 담긴 딸의 SNS 글을 제출했다며 해당 내용의 출력물을 손에 쥐고 흔들며 언성을 높였다.

이에 대해 여당 의원들은 “할 말이 없으니까 자료로 트집을 잡느냐”고 맞섰고 청문회장에선 한동안 여야 의원들의 고성이 계속됐다.

시간이 오후 11시를 넘자, 조 후보자의 배우자인 정 교수가 기소될 것이라는 말이 돌면서 조 후보자의 거취 문제로 논쟁이 벌어졌다. 정 교수는 딸에게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인 동양대학교 총장 명의의 표창장을 위조로 준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표창장에 대한 공소시효가 자정까지여서 검찰의 기소여부가 동시에 주목됐다.

한국당 의원들은 “부인이 기소되면 사퇴하겠느냐”고 조 후보자를 압박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가정에 의한 사안을 왜 들먹이느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조 후보자는 “제 처가 기소될지 불기소될지 알 수 없다”면서 “어떤 경우든 저는 임명권자의 뜻에 따라 움직이겠다”고 말했다.

결국 이날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차수 변경 없이 7일 0시 1분 산회했다.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는 채택하지 못한 채 청문회는 마감됐다.

한편 검찰은 이날 정 교수를 ‘사문서 위조’ 혐의 의혹과 관련해 불구속 기소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눈을 감고 있다. ⓒ천지일보 2019.9.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눈을 감고 있다. ⓒ천지일보 2019.9.6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