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청문회] “검찰 때리기” vs “조국 가족 때리기”… 여야 프레임 전쟁

[천지일보=홍수영·명승일·이대경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린 6일 여야가 서로 다른 전략으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압수수색과 자료 유출 등을 문제 삼아 검찰개혁이 필요한 점을 역설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그간 제기된 조 후보자 가족을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 거센 공격을 퍼부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6일 오전 10시부터 국회에서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한국당은 조 후보자 딸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을 집중 공략 대상으로 삼았다.

먼저 조 후보자가 최성해 동양대 총장과 직접 전화를 한 것을 두고 “위증교사”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지난 2일) ‘5촌 조카와 통화하면 의혹을 받기 때문에 안 된다’고 한 분이 동양대 총장과는 직접 통화했냐”며 “총장이 녹취파일 갖고 있다는데, ‘위증교사’ 혐의가 있는 사람이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있다”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같은 당 주광덕 의원은 “표창장이 위조라고 확신한다. 표창장에는 2010년부터 봉사활동을 했다고 하는데, 후보자 부인이 2011년 7월 동양대에 부임했다”며 “부인이 오기도 전에 딸이 먼저 와서 봉사활동을 했겠느냐. 명백히 가짜”라고 주장했다.

조 후보자 딸의 고등학교 재학 당시 의학논문 책임저자인 장영표 단국대 교수에게 보낸 논문 초고 파일 문건 작성자·수정자에 기술적인 문제로 조 후보자 이름이 기록돼 있다는 점도 논란이 됐다. 장제원 의원은 “딸에게 의사 자격증을 안기려는 가짜 인생을 만들려는 플랜”이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문건이 작성된 PC에 서울대로 명기돼 있다는 점도 불법 유출이 아닌지 공격하기도 했다.

웅동학원 논란도 빠지지 않았다. 이날 11명의 증인 중 유일하게 출석한 김형갑 웅동학원 이사에게 집요하게 관련 논란을 물었다.

한국당 김도읍 의원은 “웅동중학교가 읍내에서 산골로 이전했다. 비싼 땅을 팔아서 공사 대금으로 쓰면 빚을 질 이유가 없다”며 “학교를 이사하면서 이사장인 조 후보자 선친이 공사를 맡고 조 후보자 동생에게 하도급을 줘서 채권은 조 후보자 가족이 갖고 학교엔 빚이 남았다. 조 후보자가 학교라는 공익재산을 본인의 가족들을 배불리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법사위원장이기도 한 한국당 여상규 의원은 “처와 자녀 등 온가족이 검찰수사를 받고 있어 구속될지도 모른다”며 “가정이 무너지는데 장관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꼬집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검찰이 피의사실 공표를 하고 있다며 비판에 나섰다.

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여정부의 검찰개혁이 끝나고 나서도 검찰과의 대립은 남아있었고, 그 결과로 노 전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에 동의하는가”물으며 “검찰이 처음에 압수수색 할 때는 진정성을 믿었는데 (이제는) 검찰이 정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검찰의 움직임을 문제삼았다.

이어 “검찰과 본인 외에 아무도 갖고 있지 않을 생기부가 버젓이 돌아다니고 증거인멸 의혹들이 기사화되고 있다”며 “급기야 오늘은 검찰의 포렌식 자료가 청문회장에 돌아다닌다. 검찰 말고 누가 포렌식 자료를 갖고 있나. 참담하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왜 참여정부를 싫어했고 노무현 대통령을 미워했나. 검찰은 왜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을 싫어할지 생각해보라”며 “조 후보자는 과거 (검찰개혁에 대한) 저서의 치열함에 비해 너무 순진하다. 문 대통령이 판단하겠지만 취임하면 단단한 각오로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같은 당 표창원 의원도 “검찰은 후보자 가족에게 망신을 주고 흠집을 내고 있다. 인사청문회 전에 후보자를 사임시키겠다는 것”이라며 “국회의 고유 권한인 인사청문회가 검찰에 강탈당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검찰을 힐난했다.

청와대 민정수석 당시 조 후보자가 ‘버닝썬 게이트’를 불러일으킨 빅뱅의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 29) 등이 함께 있던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 언급된 윤규근 총경과 함께 찍었던 사진도 논란이 됐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청문회를 앞두고 권력 기관이 선택적으로 정보를 흘려 청문회의 의미를 무색하게 만들려는 시도가 있다”며 “저 사진을 가진 사람은 윤 총경일 확률이 높을 텐데, 수사받은 윤 총경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 했다면 저 사진은 수사기관이 갖고 있지 않나. 포렌식 한 모든 정보는 검찰에 가 있으니 저 사진 유출 경로도 (검찰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다.

또 “한국당 주광덕 의원실에서 코링크PE 관련 피의사실을 알고 접근했다는 증언 녹취파일도 있다”며 “휴대전화 등 개인 정보가 어떻게 야당 의원실에 흘러갈 수 있나. 후보자가 장관이 되면 이런 피의사실 유출을 막는 데 애쓰셔야 할 것”이라고 요청했다.

검찰이 조 후보자의 배우자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곧 기소할 수도 있다는 소식에도 민주당 의원들은 분개했다.

정 교수는 현재 자신이 재직하는 대학 명의의 총장상을 위조해 딸 조씨에게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씨가 동양대 표창장을 받은 시기는 2012년 9월 7일인데,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공소시효 7년의 사문서위조죄를 적용할 경우 이날을 기준으로 2시간도 안 남은 셈이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최성해 동양대 총장의 발언만 믿고 대한민국이 들썩이는데 이분 말이 왔다갔다 하면서 헷갈리게 한다. 최 총장 말만 믿고 기소할 수는 없다”며 “오늘 동양대 15년 다닌 직원이 화나서 인터뷰했다”고 소개했다.

해당 직원은 일련번호와 관련해 공지 받은 것도 없고 직임 훔치는 일도 절대 불가능하다고 발언했다. 

이와 관련해 장제원 의원이 조 후보자에게 “부인 기소가 임박했다는 기사가 떴는데 봤나”라며 “기자들이 중앙지검으로 몰리고 있는데, 청문회가 필요한가? 부인이 기소되면 법무장관을 할 수 있느냐”는 묻자 그는 “자신의 부인이 기소될 경우 법무장관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 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