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경의선 숲길공원’ 철길 따라 가을의 정취 물씬
[쉼표] ‘경의선 숲길공원’ 철길 따라 가을의 정취 물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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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손성환 기자] '경의선 숲길공원'은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옛 경의선 철도길을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산책로와 잔디밭으로 조성한 공원이다. 특히 홍대입구역 3번 출구부터 경의중앙선 가좌역 부근까지의 '연남동 구간'은 '연트럴파크'라고도 불리며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천지일보 2019.9.5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경의선 숲길공원'은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옛 경의선 철도길을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산책로와 잔디밭으로 조성한 공원이다. 특히 홍대입구역 3번 출구부터 경의중앙선 가좌역 부근까지의 '연남동 구간'은 '연트럴파크'라고도 불리며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천지일보 2019.9.5

‘연트럴파크’로 불리는 ‘경의선 숲길공원’ 연남 구간

해질 무렵 잔디에 옹기종기 모여

낮엔 코스모스 핀 냇가에 발 담가

가로등아래 개성 넘치는 카페&바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도심 속 추억의 철길과 숲길, 예쁜 디저트 카페를 모두 만끽할 수 있는 곳이 있으니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경의선 숲길공원’이다. 4호선 홍대입구역 3번 출구에서 나오면 잔디밭과 카페 등이 어우러져 있는 이곳은 요즘 서울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다. 여름에는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시간부터 시작해 밤까지 연인 또는 친구들, 가족 단위로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웃음꽃이 만발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경의선 숲길공원은 원래 용산문화체육센터부터 연남교교차로까지의 6.3㎞ 구간이 해당된다. 시민들 사이에선 연남동 구간인 홍대입구역 3번 출구부터 경의중앙선 가좌역 부근 연남교사거리까지로 인식하고 있다. 시민들은 이곳을 ‘연트럴파크’라고 부른다. 홍대입구역 부근은 북적대고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라면 가좌역 근처로 갈수록 차분해진다.

◆코스모스 핀 개울에 발 담가볼까

이곳은 옛 철길을 중심으로 유럽형 인도로 조성됐다. 잔디밭과 앉을만한 둔턱, 장의자들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꽃들과 풀, 나무가 길을 따라서 조화롭게 구성됐다. 얼마 전 여름에서 가을로 이어지는 절기인 처서(處暑)가 지났다. 이곳에도 여름과 가을이 어우러져 있다. 푸른 풀과 더불어 가을을 알리는 코스모스가 물길을 따라 늘어서 있다. 가을 햇볕이 여름보다 더 뜨겁다. 뜨거운 햇볕을 피해 나무 그늘 아래에서 주변에 코스모스가 핀 개울에 발을 담그고 있는 이들도 있었다. 무리지어 있는 강아지풀과 보라색, 노란색 이름 모를 꽃들이 잘 조성돼 있어 한 폭의 그림 같다. 옛날에 이곳에는 작은 물길이 여러 갈래로 있었다. 공원을 조성하면서 작은 개천을 만들고 옛 지명을 따서 ‘세교 실개천’이라고 이름 지었다. 또 이곳에는 소나무 등 25종 5000주, 눈주목 등 22종의 관목이 14만주, 맥문동 등 36종의 풀과 꽃이 5만본이 있다고 한다. 다양한 풀과 꽃, 나무들이 있어서 산책길이 지루하지 않고 즐겁다. 꽃과 사진을 찍는 이들도 많다. 길고양이가 나무에 앉은 새를 잡으려고 나무로 기어올랐다. 비둘기가 개울가에서 부리를 담그고 물을 마셨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휴대폰 카메라로 이 모습을 찍기 바빴다.

◆평화 의미 되새겨보는 경의선 철로

경의선 숲길공원 산책로를 걷다보면 옛 철길을 일부 남겨둔 곳이 나온다. 일제 강점기 때의 철로와 철로를 고정한 버팀목, 철로 주변에 있는 거친 돌들이 일부 보존돼 있다. 아이들은 철로를 따라서 외나무 밟기를 하며 놀고 있었다. 철로 주변의 거친 돌들을 밟으며 나는 덜그럭 거리는 소리도 아이들에게는 신기한가 보다.

경의선은 일제강점기 시절인 1906년 용산과 신의주를 잇는 구간으로 개통해 운행됐었다. 1951년 한국전쟁으로 인해 경의선 운행은 중단됐다가, 2009년 경의선 복선전철이 다시 개통됐다. 철도 주변은 낙후되고 생활환경이 어려워지면서 뭔가 변화가 필요했다. 이후 2012년 경의선숲길 1단계 사업이 완공됐고, 2019년 현재 시민들과 관광객이 많이 찾는 연트럴파크에 이르렀다.

경의선이 놓였던 곳이라는 것도 깊은 의미가 있다. 경의선은 서울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철길이었다. 그곳에서 다시 중국과 러시아, 독일 등을 갈 수 있다. 과거 일제 강점기인 1936년 세계 마라톤에서 우승한 손기정 선수도 베를린을 가기 위해 경의선을 이용했다. 최근 한반도에 남북통일을 향한 역사적인 남북 정상 간의 만남 등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의선 옛 철길의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온다. 이곳에서 유럽까지 철도를 이용해 갈 수 있었다고 하니 그런 날이 다시 이뤄지기를 기다려진다.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8월 30일 '경의선 숲길공원' 연남동 구간 끝, 가좌역 부근 골목길에 위치한 카페 '커피 냅 로스터스(coffee nap Roasters)' 모습. 주민들이 산책 나와 카페의 둔턱에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카페 안 모습. ⓒ천지일보 2019.9.5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8월 30일 '경의선 숲길공원' 연남동 구간 끝, 가좌역 부근 골목길에 위치한 카페 '커피 냅 로스터스(coffee nap Roasters)' 모습. 주민들이 산책 나와 카페의 둔턱에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카페 안 모습. ⓒ천지일보 2019.9.5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8월 30일 방문한 '경의선 숲길공원' 연남동 구간 주변에는 일반 오래된 주택을 개조해 개성 넘치는 카페나 전시관 등으로 꾸민 곳이 많았다. 연남동 구간 산책로 중간쯤 주택가에 위치한 '연남동 벚꽃집' 외부 간판과 내부 모습. ⓒ천지일보 2019.9.5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8월 30일 방문한 '경의선 숲길공원' 연남동 구간 주변에는 일반 오래된 주택을 개조해 개성 넘치는 카페나 전시관 등으로 꾸민 곳이 많았다. 연남동 구간 산책로 중간쯤 주택가에 위치한 '연남동 벚꽃집' 외부 간판과 내부 모습. ⓒ천지일보 2019.9.5

◆예뻐서 발걸음 잡는 카페들

경의선 숲길공원 주변에는 자연스럽게 다양한 상권이 생겼다. 개성 넘치는 카페와 주점, 음식점들이 산책길을 따라서 늘어서 있다. 특히 눈길이 가는 것은 2~3층의 오래된 주택을 개조해서 20대들이 좋아할 만한 디저트 카페와 전시관으로 구성한 건물들이다.

주택을 개조한 ‘연남동 벚꽃집’ 카페는 1층 차고에도 테이블이 놓여있고 차를 마시는 이들이 있었다. 2층 정문은 일반 주택 문의 모습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거실을 개조해 밝은 색의 나무 바닥과 흰 벽이 보이고 벚꽃이 달려 있다. 빵들이 진열돼 있고 작은 방에는 오래돼 보이는 피아노와 함께 차를 마시는 공간이 있다. 옹기종기 모여 차를 마시고 셀카를 찍는 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특히 산책길의 끝 지점에는 밤에 찾아가면 운치가 있는 카페와 전시관, 바(Bar)가 눈에 들어왔다. 이곳에는 ‘연남동 끄트머리’라는 전시관도 있고, 공원의 옆쪽 골목길을 가보면 다양한 카페와 바가 있었다.

주황색 가로등 아래 하얀색 벽면과 큰 유리창으로 구성된 ‘커피 냅 로스터스(Coffee Nap Roasters)’라는 카페 앞에 둔턱에는 젊은 청년들 둘이 진돗개를 데리고 앉아 마실 나온 동네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후덕한 가게 주인은 이들에게 무료로 커피를 나눠줬다. 이 모습 자체도 사진에 담으니 예술작품 같았다. 그 옆 골목길에는 ‘다이브 인(DIVE IN)’이라는 상설 갤러리가 있었고, ‘뭉우리돌을 찾아서’라는 세계에 남겨진 독립운동의 흔적이라는 주제로 전시를 하고 있었다. 또 옆 좁은 골목길에는 ‘연남마실’이라는 작은 바가 있어 운치를 더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여기를 어떻게 알고 찾아왔는지 몰려와 사진을 찍고 있었다.

연남동 골목길에는 이처럼 개성 넘치는 가게들이 많았다. ‘동백양과점’도 일반 주택을 개조한 카페인데, 창문에서는 빵을 만들고 있는 모습이 밖으로 보였다. ‘푸옹(PHUONG)’이라는 베트남 음식점은 건물 전체에 형형색색의 풍등을 밝혀 눈길을 사로잡았다. ‘신세계슈퍼마켓’은 주점인데 안을 보면 옛날 슈퍼마켓처럼 과자와 라면들이 전시돼 있었다. 때론 생기가 넘치고, 때론 차분하며, 밤에는 운치가 있는 이곳을 친구들 또는 연인과 함께 가보면 어떨까.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8월 30일 방문한 '경의선 숲길공원' 연남동 구간 주변 골목길 곳곳에는 개성 넘치는 음식점과 주점이 많았다. (왼쪽부터) 베트남 음식 전문점 '푸옹(PHUONG)', 베이커리 카페 '동백양과점', 아는 사람만 올 것만 같은 좁은 골목길에 위치한 미니바 '연남 마실' ⓒ천지일보 2019.9.5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8월 30일 방문한 '경의선 숲길공원' 연남동 구간 주변 골목길 곳곳에는 개성 넘치는 음식점과 주점이 많았다. (왼쪽부터) 베트남 음식 전문점 '푸옹(PHUONG)', 베이커리 카페 '동백양과점', 아는 사람만 올 것만 같은 좁은 골목길에 위치한 미니바 '연남 마실' ⓒ천지일보 20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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