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술술술~ 흐름대로 마셔야 진짜 좋은 술이죠”
[인터뷰] “술술술~ 흐름대로 마셔야 진짜 좋은 술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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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이영지 기자] 지난달 31일 박영국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장이 박물관 2층 황금술탑 앞에서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5
[천지일보=이영지 기자] 지난달 31일 박영국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장이 박물관 2층 황금술탑 앞에서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5

박영국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장

 

세계최대규모 술테마박물관

전통서적 등 5만 5000여점
인간·술 역사… “현재진행형”
올바른 술 문화 전파 ‘앞장’

[천지일보 완주=이영지·신정미 기자] “술은 술술 풀어야 좋은 술이지요. 술이란 건 흐름대로 먹을 줄 알아야지. 술은 이기라고 있는 거예요. 술에 지는 사람은 매사에 지게 돼 있거든요.”

지난달 31일 본지 기자와 만난 박영국 술테마박물관장은 술에 대한 자신의 철학과 함께 술을 통한 사람들의 관계성과 소중함에 대해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영국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장은 대한민국 최고 애주가이자 술 명인, 술 이야기꾼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술은 글자대로 ‘술술’ 마셔야 한다”며 “우리나라에서 아직 술 먹기에서 나를 이긴 사람 못 봤어요. 시간이 지나면 다들 술에 취하고 마는데 그중에 끝까지 살아남는 사람은 바로 나 하나예요. 그래서 제 별명이 ‘3박 4일’이지요”라며 술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는 지난 1980년 군대를 제대하면서 작은 슈퍼를 시작해 전국의 구멍가게·고물상·양조장·공장 등을 돌며 술에 관한 전통서적은 물론 술병, 제조법 등 술에 대한 모든 것을 섭렵하기 시작했다. 47년 동안 전국 각처를 돌며 수집·보유한 관련 유물만 해도 3만 5000여점, 개별로는 10만점이 넘는다.

이 유물들은 지난 2002년 경기도 안성 술박물관에 전시됐다가 전라북도, 완주군 등 지자체의 유치 노력과 박영국 관장이 평소 ‘술 박물관은 농경문화가 발달한 호남 전라도로 가야 한다’는 주장대로 2015년 완주군 구이면에 새 둥지를 마련해 현재까지 이르렀다.

지난달 31일 박영국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장이 박물관 2층 황금술탑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 ⓒ천지일보 2019.9.5
지난달 31일 박영국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장이 박물관 2층 황금술탑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 ⓒ천지일보 2019.9.5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은 중세 이전부터 지금까지 한민족의 삶과 문화 속에서 성장한 국내 최대 규모의 술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주점 재현관을 비롯한 8개의 관을 갖춘 대형 박물관이다.

조선시대 ‘향음주례홀기’원본이 소장돼 있을 뿐만 아니라 시대와 전통, 지역과 경제, 종교와 철학 등 백만 가지 술 이야기가 한바탕 펼쳐진다.

주변에 모악산과 경각산이 어우러져 자연경관이 빼어나고 주말이면 맥주 만들기, 술 발효 빵 만들기, 버스킹 공연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열려 해마다 전국 관람객이 늘어나고 있다.

박영국 관장은 “이곳에는 세계 각국의 5만 5000여점의 술이 있고 대통령이 하사한 술이 있으며, 농경문화와 관련된 방대한 자료는 물론 전통 술을 만드는 기구도 있다”며 “술의 역사, 제조법 등 모든 것을 집대성한 곳은 세계에서 이곳이 유일하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의 인생과도 같은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 박 관장의 모든 열정이 이곳에 녹아있다.

술에 대한 그의 견해는 어떨까. 박 관장에게 술은 술 자체나 맛보다도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하나의 다리’로써 의미를 가진다. 그에게 술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우리의 삶이 그렇듯 술은 과거, 현재에도 계속 변화하고 있고 미래에도 변화할 것”이라며 “술이 아무리 좋다지만 결국 사람이 만들지 않느냐. 어떤 술이 좋다 이런 것보다도 사람과 사람의 만남 속에서 술 먹는 행동을 보면 ‘아, 이 사람 어떤 사람이구나’ ‘어떤 게 불만이구나’ 이런 걸 알 수 있게 해주는 게 술”이라고 말했다.

박 관장은 최근 박물관 일 뿐만 아니라 올바른 술 문화 정착을 위해 전국으로 초청강의를 다니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박 관장은 평생 경험을 통해 터득한 주법(酒法)에 대해 “어른들에게 술 자리에서는 자식이나 후배에게 훈계나 잔소리 같은 이야기를 하지 말라고 한다. 옳은 이야기도 한두 번 해야지. 자꾸 하면 상대방도 싫어진다”며 “대학생에게도 강의할 때 선배, 아버지가 앉혀놓고 잔소리를 하거든 그 순간만큼은 그 자리를 일어나는 게 효자라고 말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가 사는 방식이 다르고, 남녀가 소통하는 방식도 다르다. 남편으로서, 아내로서 술을 대하는 방법, 술 중독·술버릇 고치는 법 등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귀띔해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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