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무식하면 용감한 사회 ‘근자감과 더닝 크루거’ 효과
[기고] 무식하면 용감한 사회 ‘근자감과 더닝 크루거’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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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전 동의대 외래교수

ⓒ천지일보 2019.9.5

찰스 다윈은 생물 진화론을 주장하며 당대의 완고한 통념에 맞서 “무지는 지식보다 더 확신을 갖게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버트런드 러셀 또한 “이 시대의 아픔 중 하나는 자신감이 있는 사람은 무지한데 상상력과 이해력이 있는 사람은 의심하고 주저한다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 1999년 코넬대학교의 데이비드 더닝과 저스틴 크루거가 한 가지 실험을 했다. 학부생 65명을 대상으로 독해력, 자동차 운전, 체스, 테니스 등 여러 분야의 능력을 평가하면서 자신의 성적을 예측해 볼 것을 주문했는데 실험 결과는 꽤나 흥미로웠다.

하위 25%는 자신이 상위 40% 이상이라고 과대평가하는 경향을 보인 반면, 상위 25%는 자신이 상위 30% 이하일 것이라고 과소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 실험의 결과 '능력이 없는 사람은 환영적 우월감으로 자신의 실력을 실제보다 높게 평가하는 데 반해 능력이 있는 사람은 오히려 자신의 실력을 과소평가해 환영적 열등감을 갖게 된다'는 가설이 제기되었다. 이른바 ‘더닝 크루거 효과(Dunning-Kruger Effect)’이다.

이 더닝 크루거 효과는 일종의 인지편향(認知偏向, Cognitive bias)이라고 할 수 있는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자신이 잘못된 결정을 내리고도 능력 부족으로 인해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달리 말하자면 ‘무지에 대한 무지(unknown unknowns)’이다.

더닝과 크루거는 능력이 없는 사람의 착오는 자신에 대한 오해, 즉 과잉 오만에 기인하고 능력이 있는 사람의 착오는 다른 사람이 더 잘할 것이라는 오해, 즉 과잉 불안에 기인한다고 말한다. 한쪽은 지나친 자신감으로 밀어붙이고 다른 한쪽은 지나친 신중함으로 망설이기 때문에 결국 ‘서울 안 가본 사람이 가본 사람을 이기는’ 황당한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 사회 정치 풍토를 보면 바로 이런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더닝 크루거 효과를 보여주는 사건들이 연일 뉴스를 달구고 있다.

각종 이슈나 의혹에 대해 정확한 확인이나 사실 규명 없이 가짜 뉴스나 허위 정보에 근거하여 자신의 주장을 무조건 우기거나 또는 얄팍한 지식이 불러오는 섣부른 판단에 따라 고집을 꺾지 않는 경우가 너무 많이 보이기 때문이다.

일찍이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 즉 ‘네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라’는 무지에 대한 자각을 강조하며 ‘무엇을 아는지를 알며 동시에 무엇을 알지 못하는지를 아는 것’ 특히 자신이 아는 것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오만과 행동으로 옮기기에는 너무 적게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불안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곧 지혜로운 사람의 태도라고 강조했다.

이제 곧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조국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개최된다. 여야 정치권은 그 어느 때 보다 ‘자신을 정확히 바라보는 눈’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나친 자신감과 지나친 노파심 모두를 경계하고 과잉 오만과 과잉 불안의 적절한 균형을 통해 최선의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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