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서울안보대화(SDD)가 열린 가운데 라즈 나트 싱 인도 국방장관이 연설을 하고 있다. 서울안보대화는 국방부가 개최하는 국방차관급 연례 다자안보협의체로 올해 8회째다. 이날 행사는 ‘함께 만드는 평화: 도전과 비전’을 주제로 이틀간에 걸쳐 진행되는 4개 본회의와 3개 특별 세션에는 총 50여개 국가와 5개 국제기구에서 온 국방관리, 전문가들이 참가했다. 미국은 이번에 이례적으로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이 행사에 참석했다. ⓒ천지일보 2019.9.5
5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서울안보대화(SDD)가 열린 가운데 라즈 나트 싱 인도 국방장관이 연설을 하고 있다. 서울안보대화는 국방부가 개최하는 국방차관급 연례 다자안보협의체로 올해 8회째다. 이날 행사는 ‘함께 만드는 평화: 도전과 비전’을 주제로 이틀간에 걸쳐 진행되는 4개 본회의와 3개 특별 세션에는 총 50여개 국가와 5개 국제기구에서 온 국방관리, 전문가들이 참가했다. 미국은 이번에 이례적으로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이 행사에 참석했다. ⓒ천지일보 2019.9.5

본세션 日 전문가 패널 “韓지소미아 종료 실망”

韓국방차관 “日, 안보상 이유로 韓 수출 규제”

“한국 믿지 못하는 나라와 정보공유 못해” 비판

정경두 장관, 日겨냥 “안보갈등 조장 우려스러워”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서울에서 5일 서울안보대화(SDD)가 열린 가운데 한일 양측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등으로 또 다시 충돌했다. 전문가 본세션 패널로 참가한 일본 전문가는 “실망스러운 결정”이라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했다. 박재민 국방부 차관은 “한국을 믿지 못하는 나라와는 군사 정보를 교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안보대화 본회의1 패널로 참석한 사토시 모리모토 일본 타쿠쇼쿠대학교 총장은 “한국 정부에서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점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회의 주제가 한일관계가 아닌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국제공조’였음에도 모리모토 총리는 “이번 기회에 구체적인 한 가지를 논의한 후 평화 프로세스를 말하겠다”며 이처럼 한국 측에 불만을 표시했다.

모리모토 총장은 “‘지소미아’는 일본과 한국의 안보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며 “북한이 현재 여전히 위협과 도발을 하고 있는데 이런 결정이 내려졌다는 것은 유감스럽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일본의 대한국 경제관련 조치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지만 ‘지소미아’ 연장 문제와 이는 별개 문제”라고 주장했다.

모리모토 총장은 “상당히 실망스럽다. 미국과 일본, 한국의 삼각관계에서 심각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래에 지금의 상황을 되돌아볼 기회가 있다면 심각하고 중요한 전환점이었다고 평가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날 함께 패널로 참석한 박재민 국방부 차관은 “‘지소미아’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모리모토 총장의 말을 반박했다.

박 차관은 “한국과 일본은 1965년 과거에 대한 배상문제와 관련해 청구권 협정을 맺었지만, 한국 정부는 지속적으로 이 협정에도 불구하고 강제징용으로 인한 개인적 피해보상은 별도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며 “일본 정부도 사할린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서 러시아와 협약을 맺으면서 동일한 입장을 가졌다”고 비판했다.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정경두 국방부장관(탁자 왼쪽 끝)이 5일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안보대화 개회식에서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유엔군 사령관(왼쪽 3번째)과 라즈 나트 싱 인도 국방장관(왼쪽 2번째) 등과 자리를 함께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5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정경두 국방부장관(탁자 왼쪽 끝)이 5일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안보대화 개회식에서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유엔군 사령관(왼쪽 3번째)과 라즈 나트 싱 인도 국방장관(왼쪽 2번째) 등과 자리를 함께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5

박재민 국방부 차관은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에 대해) 잘못됐다고 주장하면서 한국 정부가 대법원 판단에 대해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해왔다”며 “한국은 삼권분립이 아주 엄격하다. 행정부가 사법부의 판단에 대해서 구체적인 조치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차관은 “최근 일본 정부에서 전략물자에 해당하는 부품 소재에 대해 ‘한국에 수출된 것이 잘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안보상 이유로 수출규제를 했다”며 “정부는 많은 검토 끝에 한국을 믿지 못하는 나라와 어떻게 민감한 군사교류를 할 수 있느냐는 판단에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이날 개회사에서 “최근 한반도 주변에서는 이웃 국가와 안보 갈등을 조장해 자국 이익을 추구하려는 우려스러운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일본을 겨냥한 발언을 했다. 정 장관은 ‘우려스러운 움직임’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한국에 대해 경제, 외교, 안보 등 각 분야에서 공세를 가하는 일본을 의미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일은 지난해 일본 초계기 저공 위협비행과 제주 국제관함식 당시 욱일기 논란 등으로 갈등을 겪었고, 최근에는 수출보복과 지소미아 종료 등으로 대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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