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2

조국 딸, KIST 인턴 근무… 교수 “증명서 쓴 적 없어”

3주 인턴 과정 중 단 이틀만 나온 것으로도 파악돼

동양대 총장 “조씨 총장상 결재한 적도 준 적도 없어”

조국 아내, 동양대에 “표창장 정상발급” 압력 의혹도

조국 “실제 봉사활동 하고 표창… 수사 통해 밝혀질 것”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특혜 의혹에 휩싸인 조국(54) 법무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가 어머니가 교수로 재직 중인 동양대학교에서 총장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동양대 총장이 자신은 해당 상을 결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조씨가 허위 인턴 활동 증명서를 부산대 의전원 입시 때 제출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조 후보자는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조 후보자 딸 조씨가 부산대 의전원에 지원 당시 제출한 자기소개서 상의 표창사항이 부정한 방법으로 만들어진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이뤄진 동양대 압수수색도 이런 부분을 확인하기 위한 차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KBS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2014년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에 지원하면서 낸 자기소개서에 ‘수상 및 표창 실적’으로 ‘동양대학교 총장 표창장(봉사상)’을 적어냈다.

동양대는 조씨의 어머니 정경심(57)씨가 2011년부터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대학이다. 현재 정씨는 휴강계획서를 제출하고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는 상태다.

검찰은 조씨의 동양대 총장상 수상에 정씨가 개입했다고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최성해 동양대 총장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해당 표창장을 결재한 적도 없고 준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3일 검찰이 경북 영주시 동양대학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씨 연구실 압수수색에 나선 가운데 정 씨의 연구실 문이 굳게 닫혀있다. 검찰은 이날 조 후보자와 가족을 둘러싼 의혹 수사를 위해 조 후보자의 부인이 재직 중인 동양대학교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가 있는 연구실과 사무실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내부 문서 등을 확보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3일 검찰이 경북 영주시 동양대학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씨 연구실 압수수색에 나선 가운데 정 씨의 연구실 문이 굳게 닫혀있다. 검찰은 이날 조 후보자와 가족을 둘러싼 의혹 수사를 위해 조 후보자의 부인이 재직 중인 동양대학교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가 있는 연구실과 사무실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내부 문서 등을 확보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검찰 수사에 정통한 법조계 일각에선 동양대 총장의 발언이 사실일 경우 해당 표창장을 만든 사람에겐 사문서 위조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해당 표창장이 정당하게 발급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산대 의전원 입시 자료로 제출됐다면 입시를 방해한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적용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의혹을 차단하기 위해 정 교수가 동양대 고위관계자에게 전화로 ‘딸의 의전원 입학이 취소될 수도 있으니 총장 표창장 발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는 반박 보도자료를 내달라’는 요구를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날 조선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정 교수는 총장 표창장 발급이 자신이 맡고 있는 영어영재센터장 전결 사안이라는 내용을 보도자료에 포함시켜 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의 이 같은 요구에 동양대 측은 “검찰이 관련 자료를 모두 압수했고, 진상이 가려지지도 않았는데 그런 입장을 낼 수는 없다”는 취지로 거절했다는 게 해당 보도의 설명이다.

이런 내용이 사실일 경우 정 교수는 증거인멸 혐의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정 교수는 딸 조씨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 활동 증명서 허위 조작에 개입한 것이 아니냔 주장도 제기됐다.

조씨는 고려대 재학 중이던 2011년 7월 KIST 분자인식연구센터 학부생 연구 프로그램에 참여해 3주간 인턴으로 근무했고, 이 같은 경력을 적은 자기소개서를 부산대 의전원에 제출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잠시 허공을 바라보고 있다. ⓒ천지일보 2019.9.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잠시 허공을 바라보고 있다. ⓒ천지일보 2019.9.2

이날 동아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조씨의 어머니인 정 교수가 초등학교 동창인 KIST 소속 A박사에게 요청해 B박사 연구실에 조씨가 인턴으로 근무하도록 부탁했다. 조씨는 3주 인턴 일정도 지키지 않은 채 단 2일만 출근한 뒤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연구실에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B박사는 동아일보에게 “나는 (인턴 증명서를) 발급해 준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A박사가 본인 서명을 담아 임의로 발급했을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KIST 측도 “인턴 활동을 마친 학생에게 발급하는 공식 증명서 대상에 조씨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KIST 측은 “지난달 압수수색 때 자료가 이미 다 넘어가 검찰 조사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반박했다.

이날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하면서 조 후보자는 “학교에 가서 중학교·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실제로 봉사활동을 했다. 그에 대한 표창장을 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허위 인턴 활동 증명서 조작 의혹에 대해선 “원래 저희 아이 실험을 연결했던 분과 실험을 담당했던 분이 달랐던 것 같다”며 “두분 교수님이 관련돼 있는 것 같은데 검찰에서 수사하고 있으니 이후 형사절차를 통해 어떤 과정인지 밝혀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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