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회담을 하고 지역 평화와 발전을 위해 북중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로 뜻을 모았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전했다. (출처: CCTV) 2019.6.2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회담을 하고 지역 평화와 발전을 위해 북중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로 뜻을 모았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전했다. (출처: CCTV) 2019.6.21

中왕이, 김정은 만남 주목

10월 中국경절·북중수교일

5차 북중 정상회담 가능성

“과거 북미회담 전 中방문”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제5차 북중 정상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중 정상회담은 북미 대화가 임박했다는 신호로 여겨지고 있어서 관심이 쏠린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북한을 방문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10월 1일 중국 국경절(건국기념일)과 같은 달 6일 북중 수교 7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이러한 분석이 제기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왕이 외교부장은 북한을 방문해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왕이 외교부장은 평양에 도착한 첫날 리용호 외무상과 만나 북중 친선관계 확대 및 발전 방안, 비핵화 등 한반도 정세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왕 부장은 이번 방북에서 10월 북중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행보를 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는 10월 1일은 중국 건국기념일이면서 같은 달 6일은 북중 수교 70주년 기념일이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김 위원장이 5차 중국 방문과 정상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1~2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에도 김 위원장은 중국을 방문해 혈맹을 과시하면서 비핵화 관련 논의를 이어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등 미 고위관계자가 방북할 당시에도 전후로 김 위원장은 중국과 접촉했다.

중국 외교부와 북한 관영매체 등은 김 위원장과 왕 부장의 면담에 대해서 특별한 언급은 없다. 지난해 왕 부장이 방북했을 때도 김 위원장을 면담했었기에 이번에도 그랬을 것으로 보인다. 왕 부장이 김 위원장을 만났다면 시 주석의 초청장을 전달하고 김 위원장의 방중 일정 등에 대해 논의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했다고 조선중앙TV가 1일 보도했다. 사진은 리용호(왼쪽부터) 북한 외무상, 김정은 국무위원장,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했다고 조선중앙TV가 1일 보도했다. 사진은 리용호(왼쪽부터) 북한 외무상, 김정은 국무위원장,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김 위원장의 방중이 이뤄질 경우 중국의 북미 비핵화에 대한 역할론이 주목된다. 지난 6월 시 주석은 북한을 방문해 지지의사를 밝혔다. 시 주석은 당시 “북한의 합리적 우려 해결을 돕겠다”고 노골적으로 북중 혈맹을 과시하며 미국을 압박했다.

북미 대화가 진척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은 중국의 힘을 빌어 북미 대화의 협상력을 높이는 모양새다. 중국 입장에서도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북한 카드를 활용해 미국을 압박하려는 속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엔총회에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나오면서 북미 고위급 대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낮아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북미 비핵화 대화에 중재자로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이 제74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자를 장관급에서 대사급으로 변경해 통보했다고 전하면서, 리 외무상이 유엔총회에 참석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북미 실무회담을 앞두고 미국을 애태우게 하며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동엽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왕이 외교부장의 중국 방문은 북미 비핵화 대화 추진에 있어서 긍정적인 신호로 본다”며 “지금까지 북미 정상회담이 있기 전에 북중 정상회담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지난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을 갔었고 북미 비핵화 대화에 있어서 중국의 역할론을 강조했다”며 “이번 왕이 부장은 이러한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의 국경절과 북중수교 70주년을 앞두고 이를 계기로 북중 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한 이후 빈손으로 돌아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북한이 움직이고 있거나 중국이 약속대로 역할을 하면서 북한을 설득하고 있다는 메시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9월 유엔총회와 10월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이라는 분수령을 앞두고 북미대화가 임박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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