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2017년 데이터 분석
[천지일보=김정수 기자] 건강보험 가입자보다 저소득 의료급여 수급자의 기대수명이 약 13년 짧다는 분석이 나왔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 의과대학 의료관리학 교실의 김영호 교수팀은 지난 2004년부터 2017년까지의 건강보험 가입자(누계 6억 9000만명)와 의료급여 수급자(누계 2200만명)의 기대수명을 분석한 결과를 공중보건 분야 국제학술지(BMC Public Health) 최신 호에 발표했다.
기대수명은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연수를 뜻한다.
2004년 기대수명은 의료급여 수급자가 63.4세, 건강보험 가입자는 78.8세였으나, 2017년 기대수명은 각각 70.9세, 83.7세로 모두 증가했다. 하지만 기대수명의 증가 폭은 의료급여 수급자가 7.5세로 증가 폭이 9.9세인 건강보험 가입자보다 낮았다.
또한 연구 시점인 2004년에는 두 그룹 간 차이가 15.4세였지만 2017년을 기준으로 12.8세로 차이가 좁혀졌다. 그러나 이는 정부의 정책에도 불구하고 그룹 간의 기대수명 차이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기대수명 차이는 여성보다 남성에게 두드러졌다. 여성 의료급여 수급자와 남성 의료급여 수급자의 기대수명은 2004년 각각 71.4세, 56.2세였으나 2017년에는 77.5세, 64.9세로 증가했다. 여성 의료급여 수급자의 증가 폭은 6.1세인 반면 남성 의료급여 수급자의 증가 폭은 8.7세였다.
이런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의료 서비스 이용 제한이나 품질 저하 등 외적인 요인으로 기대수명의 차이를 키우는 것으로 봤다.
현재 우리나라는 연간 150만명의 저소득층이 의료급여를 지원받고 있으며 올해 의료급여 예산은 6조 3915억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강영호 교수는 논문을 통해 “의료 취약계층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적절한 건강관리를 제공할 수 있는 정책을 발굴, 시행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