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허리케인 도리안이 바하마에 상륙해 허리까지 물이 차오른 프리포트의 한 가정집에서 줄리아 아일렌이라는 애완견과 함께 구조되고 있다(출처: 뉴시스)

3일(현지시간) 허리케인 도리안이 바하마에 상륙해 허리까지 물이 차오른 프리포트의 한 가정집에서 줄리아 아일렌이라는 애완견과 함께 구조되고 있다(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온유 객원기자]

영국령인 카리브해 섬나라 바하마가 허리케인 도리안의 공습으로 초토화됐다. BBC에 공개된 바하마의 영상 속에는 집이 부서지고 차가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전쟁터를 방불케했다.

BBC는 4일(현지시간) 평화롭던 바하마가 5등급 허리케인 ‘도리안’으로 인해 폭탄이라도 터진 듯한 모습으로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바하마는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국가수반인 섬이며 미국 플로리다반도와 쿠바 사이에 위치해있다. 현재까지 밝혀진 사망자는 5명이며, 1만 4천채 이상의 가옥이 붕괴되고 많은 바하마 주민들이 집을 잃었다.

BBC는 도로가 많이 침수돼 있고, 전력과 통신이 끊겨져 있다. 피해 상황이 앞으로 며칠 가야 집계될 정도라며 “완전히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바하마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피해상황에 대해 “세상의 종말 같다”며 도리안이 바하마를 할퀴고 간 상황을 설명했다.

도리안의 피해사례를 보고 받은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허리케인으로 가족과 집을 잃은 거주민들에게 마음 속 깊이 위로한다”며 “이 어려운 시기에 단결하고 힘을 합쳐 극복해 나아가자”고 메시지를 전했다.

바하마를 집어 삼킨 도리안은 최고 풍속은 시속 297㎞에 달해, 상륙한 대서양 허리케인 중 최강 급이다.

국제적십자사는 이번 허리케인으로 바하마 주택 1만 4천 채가 파손됐을 것으로 추정했으며, 전체 주택의 45%가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엔은 6만 명이 식량이 필요한 상태라고 밝혔으며, 적십자사는 6만 2천 명이 깨끗한 식수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거리에는 불어난 물에 고립된 사람들의 구조요청이 빗발치고 있으며, 바람이 거세고 물이 깊어 구조대가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BBC는 보도했다. 바하마 정부는 전날까지 5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허리케인 도리안은 2등급으로 약화한 채 바하마를 떠나 미국 남동부 해안에서 북상하고 있다.

BBC에 따르면 도리안은 이날 밤까지 플로리다주에 접근하고 5일 늦게까지 조지아와 사우스캐롤라이나 해안에 강력한 바람과 위험한 파도를 몰고 올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 3개 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3개주 200만명에게 강제 대피령 등 경고가 발령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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