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 소재부품 국산화의 성공은 산학연과 대•중소기업의 협력이 관건이다
[IT 칼럼] 소재부품 국산화의 성공은 산학연과 대•중소기업의 협력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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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문재인 정부는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의 근본대책으로 핵심 소재부품의 국산화를 강력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8월 28일 정부는 ‘소재·부품·장비 R&D 투자전략 및 혁신대책’을 확정했다. 앞으로 부품·소재 분야 100+α개를 ‘핵심품’으로 지정하고 3년간 5조원의 예산을 투자한다. 지난 정부에서도 그동안 대일 무역적자의 주범인 소재부품의 만성적인 일본 의존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1991년부터 5년간 400여개 부품소재 국산화 품목을 고시해 지원을 했다. 2001년에는 ‘부품·소재전문기업 등의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제정해 10년간 1조 4천억원을 기술개발에 지원했다. 2010년에는 매년 1조원씩 10년간 10조원을 투입하는 ‘10대 소재 국산화 프로젝트’ 계획을 추진했다. 이러한 결과로 자동차·디스플레이 등 많은 소재부품을 국산화하는 성과를 낳았다. 지난해 반도체 호조 덕분이기도 하지만 한국의 부품소재 수출은 3162억 달러, 부품소재 무역수지는 1391억 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일본에 대한 부품소재 무역수지는 대일 무역적자 240억 8천만 달러의 63%인 151억 3천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뿐 아니라 다른 분야도 일본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부품 국산화율이 99%를 넘는다고 하는 자동차산업도 완성차 기준일 뿐 각종 자동차 제어장치에 들어가는 수백 개의 센서는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 또 다른 걱정은 아직도 핵심 소재부품에서 일본과의 격차가 여전한 반면 한국을 추격하는 중국과의 격차는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고 한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일본·독일 기업들은 대부분 오랜 역사를 갖고 산학연(産學硏)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독일 기업들은 정부 연구소 프라운호퍼에 기술개발 과제·지원을 의뢰하고 프라운호퍼 자원을 활용 한다. 정부는 이를 독려하기 위해 프라운호퍼에 자금을 지원한다. 그러나 국내 학계나 연구소의 기술개발 성과가 기업의 상용화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의 정부 R&D 과제 성공률은 96%에 달하지만 이를 실제 제품으로 연결하는 사업화 실적은 46%에 불과하다. 또한 중소·중견기업은 인력 부족과 영세한 규모 탓에 연구개발(R&D) 투자는 역부족인데 어렵게 기술상용화에 성공해도 기존의 일본 등 납품기업이 덤핑으로 가격을 후려치고 대기업은 당장 눈앞의 이익을 좇다 보니 구매해 주지 않는다. 또한 한 국가가 모든 소재부품의 국산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첨단 부품 소재는 가격과 품질을 기반으로 범세계적인 공급망 체계가 구축되어 있다. 단기간에 이 공급망에 진입하는 것이 어렵다. 문제는 일본이 국제 산업 질서의 신뢰를 깨뜨리며 소재 부품을 무기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기술이 수시로 무기화되는 시대에도 대비하면서 우리의 문제점을 찾아 해결해야 한다. 먼저 정부는 우리의 능력(인력, 기술, 재원 등)을 고려해서 국산화 품목을 정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단지 국산화가 목표가 아니라 세계적인 품질 경쟁력과 사업성을 가질 수 있는 국산화를 지원해야 한다. 산학연(産學硏), 특히 대기업, 중소·중견기업, 학계와 정부출연연구소(출연연)가 협업하는 기술 개발체계의 구축을 유도해야 한다. 주로 대기업인 수요기업이 필요한 부품소재를 제시하고 중소·중견기업이 학계, 출연연이 함께 개발해야 한다. 또한 부품소재 산업의 육성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수요기업, 공급기업, 학계와 출연연, 대·중소기업 협력을 유도하는 정부의 지속적이고 안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장기간에 걸쳐 R&D 투자와 규제 개선, 판로 확보 등을 한꺼번에 지원할 필요도 있다. 소재·부품과 관련된 철저한 특허 분석도 필요하다. 아울러 수요 기업도 소재·부품 도입처를 다변화하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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