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가 불법·유해 콘텐츠의 온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10대부터 80대에 이르기까지 나이를 불문하고 요즘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찾고 즐기기 위해 PC나 모바일로 유튜브에 노크한다. 그러나 글로벌하게 전 세계에서 사용할 만큼 대중적인 서비스 기반을 확보한 것에 비해, 플랫폼 관리 노력은 부족하다. 많은 유저들이 찾는 만큼 다양한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유저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 부적절하고 불법과 연계된 나쁜 정보들을 직면할 수밖에 없다.

특히 어린이들의 사생활을 다룬 일명 ‘키즈 유튜브’에는 미성년자인 어린이들이 시청하기엔 버거운 내용이 적지 않게 방송되고 있다. 또한 키즈 유튜브는 어른들이 어린이를 활용해 잘만 만들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갖고 도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유튜브의 단점은 불법·유해 의심 콘텐츠라도 불법성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즉각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새롭고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는 차원보다는 주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모방행위를 양산해 조회수와 구독자를 늘리기에만 급급하다. 이유는 유튜버의 수익창출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유튜브도 다른 포털사이트와 같이 검색하면 청소년에게 노출하기 부적절한 내용을 제외한 검색 영상들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회원 로그인으로 성인 인증을 거쳐야 모든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왜 방관만 하는지 모르겠다. 방심위는 유튜브 측에 접속차단이나 시정요구만 하지 말고 자극적이고 성적인 영상들을 어린이나 미성년자들이 볼 수 없도록 유튜브를 제지해야 한다.

유튜브도 각성을 통해 별도로 제작한 아동용 사이트에서 부적절한 영상들을 실시간 체크해 신속히 제어해야 한다. 현재 인기리에 유튜브에서 방송되고 있는 키즈 유튜브 방송들도 자세히 관찰해야 한다. 어른들의 욕심으로 어린이들이 활용되고 있는 키즈 유튜브는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어린이 스스로의 방송에 대한 욕구보다는 어른의 강요나 수익을 창출하는 목적으로 방송이 제작되고 아이들이 부정적으로 활용되는 모습들이 그려졌다.

방송에서의 한 제보자는 유명 키즈 유튜브에서 제작한 적이 있다며 “촬영 내내 엄마가 아이한테 ‘이거 해’ ‘저거 해’라고 계속 강요를 한다”며 “그러다 아이가 울면 그제야 멈춘다. 키즈 유튜브가 돈이 된다. 집이 바뀌고 차가 바뀌니까 (어른들 욕심에) 이걸 놓지 못하는 거다”고 밝혔다.

키즈 유튜브는 아이들의 동의를 얻어서 하기보다는 강요에 의해 방송을 제작한다는 인식이 커져가고 있다. 돈을 잘 모르는 아이들이야말로 정말 재미를 위해서 방송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최근 한국의 키즈 유튜브는 콘텐츠 생산의 한계에 부딪히며 미국이나 러시아, 일본 등 해외 키즈 콘텐츠를 그대로 복사하거나 모방해 방송의 생명을 연장하고 있다. 그저 돈을 벌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형국이다. 최근 키즈 유튜브에 나오는 영상들을 보면 충격적이다. 영상 속에는 아이가 부모의 지갑에서 돈을 훔치거나 위험한 도로위에서 아이가 장난감 차를 끌고 운전하는 모습이 연출돼 등장한다. 누가 봐도 명백한 아동학대다.

자극적이고 공격적인 콘텐츠를 통해 구독자수를 늘리고 돈을 더 벌겠다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러한 영상들을 통해 삐뚤어진 시각과 잘못된 사고방식을 가지고 성장할 어린이들을 생각하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더 이상 주저하지 말고 필요한 조치를 실행해야 한다. 아동전문가들은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주고 혼자 키즈 유튜브를 시청하게 하는 것보다 부모가 유익하고 필요한 영상을 잘 선택해 함께 시청하며 설명해주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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