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잠시 허공을 바라보고 있다. ⓒ천지일보 2019.9.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잠시 허공을 바라보고 있다. ⓒ천지일보 2019.9.2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대부분 의혹에 대해 부인한 가운데 조 후보자의 가족을 둘러싼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3일 주요 관련자를 소환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날 국회에서 조 후보자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딸 논문·인턴십·수상 관련 의혹이나 서울대와 부산대 장학금 수령 논란, 사모펀드 및 웅동학원 논란 등 핵심 의혹에 대해 대부분 최근에야 알았다는 답변으로 주로 일관하며 부인했다.

검찰은 조 후보자를 상대로 제기된 딸 입시·사모펀드 투자·웅동학원 소송 등의 의혹에 대해 관련자들을 전방위로 소환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이날 조 후보자 딸의 ‘의학 논문 1저자’ 등재 관련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논문의 책임저자인 단국대 장영표 교수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조 후보자의 딸 조모(28)씨는 고교생이던 2007년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 장 교수 연구실에서 2주간 인턴을 한 뒤 2009년 3월 병리학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려 의혹과 함께 공분을 사고 있다. 또 장 교수의 아들과 조씨가 상대방 부모의 직장에서 ‘품앗이 인턴’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다.

고등학생이 2주간의 인턴십으로 의학 논문의 제1저자가 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으나 조 후보자는 “당시 1저자와 2저자 판단 기준이 느슨하거나 모호하거나 책임교수의 재량에 많이 달려있었던 것 같다”고 말해 현재에는 문제가 될 수 있으나 당시 분위기로는 문제가 없다는 논리를 폈다.

조 후보의 이 발언에 대해 자유한국당에서는 “당시 황우석의 연구조작 사건을 계기가 연구윤리가 강화됐고, 그렇게 허술하지 않았다”면서 “조 후보는 우리나라 학계를 모욕하는 발언을 했다”고 반박했다.

대한의사협회 역시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조씨가 고등학생 신분으로 제1저자에 해당하는 기여를 했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장 교수에게 논문 자진 철회를 권고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국 후보자의 거짓과 선동, 대국민 고발 언론 간담회’에서 기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국 후보자의 거짓과 선동, 대국민 고발 언론 간담회’에서 기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3

검찰은 지난달 27일에 이어 일주일 만에 조 후보 딸의 입시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조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57)씨가 교수로 재직 중인 경북 영주 동양대학교 총무팀과 정 교수 연구실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내부 문서 등을 확보했다.

딸 조씨는 동양대로부터 총장 표창장(봉사상)을 받은 뒤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을 위한 자기소개서에 ‘수상 및 표창 실적’을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딸이 어머니가 재직 중인 대학에서 총장상을 받은 것이라 더 의혹을 사고 있다.

검찰은 확보한 자료를 통해 정 교수가 딸의 총장상 수상에 관여했는지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조씨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십에 정 교수가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를 규명하기 위해 검찰은 앞서 KIST 센터장과 소속 연구원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딸 조씨의 봉사활동 내역 확인을 위해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에 대한 압수수색도 벌였다. 조씨가 고등학교 재학 시절 코이카에서 비정부기구(NGO) 협력 봉사활동을 한 내용을 확인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대 연건캠퍼스 의과대학 행정실도 압수수색 대상지에 포함됐다. 조씨는 2015년 3월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합격 전 서울대 의전원에도 응시했으나 1차에서 합격한 뒤 2차에서 떨어진 바 있다. 검찰은 당시 응시 전형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 후보자 가족이 거액을 투자한 사모펀드와 연관된 업체 관계자들도 소환했다. 검찰은 조 후보자 일가가 투자한 코링크PE의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가 투자한 가로등 점멸기 생산업체 웰스씨앤티의 이모 상무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웰스씨앤티가 펀드 투자를 받은 뒤 공공기관 납품 수주 및 매출이 급증했다는 의혹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아울러 조 후보자 가족의 ‘위장 소송’ 의혹이 제기된 웅동학원 이사들도 불러 조사했다. 소환 대상에는 과거 웅동학원 행정실장을 지낸 조 후보자 손위처남 정모(60)씨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의혹은 조 후보자 동생이 웅동학원을 상대로 50억원대 공사대금 채권 소송을 제기하자, 이 학교법인이 무변론으로 패소해 조 후보자 일가가 가족 간 ‘위장 소송’을 통해 사학 재산을 빼돌리려 했다는 것이다.

이날 검찰의 동시다발적 압수수색·소환 조사는 조 후보자의 장관 임명 전 핵심 의혹에 관한 사실관계를 신속하게 확인해 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편 동남아 3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오는 6일까지 재송부해 달라고 국회에 요청하면서 사실상 조 후보자를 임명하는 수순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3일 검찰이 경북 영주시 동양대학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씨 연구실 압수수색에 나선 가운데 정 씨의 연구실 문이 굳게 닫혀있다. 검찰은 이날 조 후보자와 가족을 둘러싼 의혹 수사를 위해 조 후보자의 부인이 재직 중인 동양대학교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가 있는 연구실과 사무실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내부 문서 등을 확보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3일 검찰이 경북 영주시 동양대학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씨 연구실 압수수색에 나선 가운데 정 씨의 연구실 문이 굳게 닫혀있다. 검찰은 이날 조 후보자와 가족을 둘러싼 의혹 수사를 위해 조 후보자의 부인이 재직 중인 동양대학교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가 있는 연구실과 사무실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내부 문서 등을 확보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