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 총무원장 호명스님(오른쪽)과 탄핵 후에도 총무원청사를 점거 중인 편백운 전 원장. (출처: 불교닷컴)
태고종 총무원장 호명스님(오른쪽)과 탄핵 후에도 총무원청사를 점거 중인 편백운 전 원장. (출처: 불교닷컴)

호명 집행부, 총무원 청사 진입
서로 ‘총무원서 나갈 것’ 촉구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국불교태고종 제26대 편백운 총무원장 집행부가 점거하던 서울 사간동 총무원 청사에 제27대 호명 총무원장 집행부가 진입하면서 불편한 상황이 연출됐다. 편백운스님 측이 지방 영결식 참석차 청사를 비워둔 사이 진입한 것으로 무력 충돌은 없었으나, 양측은 즉각 성명서를 발표, 서로 ‘총무원에서 나갈 것’을 촉구하고 있다.

양측이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먼저 호명스님은 “2일 오전 전통문화전승관 2층 회의실에서 ‘전국시도교구 종무원장회의’를 열고 편백운스님 측이 불법으로 무단 점거하고 있던 전승관을 접수했다”면서 “중앙종회와 호법원, 총무원은 극심한 혼란에 빠진 종단을 바로 세우기 위해 모든 종도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호명스님은 “편백운스님이 종헌·종법에 의해 선출되고, 불신임됐다. 당사자는 물론 추종자들도 더 이상 직위의 사칭이나 종도들을 현혹시키는 행위는 행종행위자로 간주한다”며 “편백운스님이 불법·위법적으로 허비한 종단 재정에 대해선 법적 절차를 통해 환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편백운스님을 향해 “종단 재정에 관련한 자료 일체를 즉각 인계·변상하고, 태고종이 등록한 ‘한국불교신문’의 편집인과 발행인에서 즉각 물러나 신문을 통한 허위 내용과 각종 명예훼손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같은날 편백운스님도 성명을 통해 “무력으로 총무원을 점거하고 있는 호명스님은 즉각 사무실에서 물러나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서 행동해주길 바란다”며 “현재 총무원장 지위에 관한 소송이 진행중이고, 내년 1월 직선제를 한다면 총무원장 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호명스님 측의 총무원 무단 점거에 대해 종로경찰서에서 조만간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26대 집행부는 이런 상태로는 물러날 수 없으며, 26대 총무원장직도 사퇴할 수 없음을 천명한다. 종단이 더 이상 혼란과 파국에 이르지 않도록 자중하고, 현명한 판단을 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호명스님의 진입에 앞서 두 총무원장 스님은 여러 차례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서로의 입장을 밝혔지만, 입장 차이는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양측은 ▲총무원장 불신임 무효 확인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건물 명도소송 등의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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