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시티=AP/뉴시스】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16일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도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교황은 18일 발표한 연례 평화 메시지에서 “모든 악을 이주자 탓으로 비난하고 가난한 사람들로부터 희망을 앗아가는 정치적 연설은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2018.12.18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도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출처: 바티칸시티=AP/뉴시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일반 신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삼종 기도회에 ‘지각’을 했다. 교황이 이 기도회에 지각 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로 알려졌다. 기도회를 위해 모인 수천명의 가톨릭 신자들은 약속된 시간에도 사도궁의 창문에 교황이 보이지를 않자 모두가 의아해 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은 예정된 시간보다 7분여가 지난 뒤에야 나타났다. 교황은 신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려는 듯이 “우선 늦은 이유를 말씀드려야 겠다”며 “정전으로 엘리베이터에 25분이나 갇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방관들 덕분에 무사히 구조됐다”면서 자신을 엘리베이터에서 빼내 준 소방관들에 대한 박수를 요청했다. 이후 준비한 강론을 시작했다.

앞서 2015년 두 명의 수녀가 바티칸 내 엘리베이터에 3일 동안이나 갇힌 사고가 있었지만 교황이 엘리베이터에 갇힌 것은 처음이라고 AFP 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 교황이 이탈리아 현지 방송에 생중계되는 삼종 기도회에 이례적으로 늦자 교황의 건강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 섞인 추측도 제기됐다.

한편 교황은 이날 삼종 기도회 말미에 13명의 신임 추기경 명단을 깜짝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모두가 예상하지 못했던 일로, 발표 직전까지도 외부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80세 미만 추기경 10명은 차기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교황은 가톨릭교회의 변방이라고 할 수 있는 인도네시아, 쿠바, 콩고, 모로코, 과테말라 등 개발도상국 지역에서 추기경을 다수 선출했다. 룩셈부르크, 이탈리아 등 지역에서도 추기경이 선출됐다. 이들은 내달 5일 교황이 소집하는 추기경회의에서 정식 임명될 예정이다.

이번 신임 추기경 임명을 두고 프랑스 한 일간지는 일각에선 교황이 가톨릭·이슬람을 비롯한 종교 간 대화와 유럽 이민 문제를 중심에 두었다고 분석했다. 

신임 추기경들 중에는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공동체를 위해 힘써온 대주교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예수회 제임스 마틴 신부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이탈리아 마테오 주피 대주교의 추기경 서임 소식을 전하며 그를 “LGBT 가톨릭신자들을 매우 지지해주는 사람”으로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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