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29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유엔총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 UN)
지난해 9월 29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유엔총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 UN)

외신들 “北 총회 연설자, 장관에서 대사급 교체 통보”

北, 폼페이오 발언에 불만… 美입장 변화 촉구 연말까지 끌듯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이달 개최되는 유엔 총회에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9월 북미 실무대화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

닛케이 신문은 지난달 31일 북한이 9월 하순 유엔총회에서 리용호 외무상이 기조연설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유엔에 통보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복수의 유엔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리 외무상 대산 유엔 주재 대사가 대신 나설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북한이 현재는 리용호 외무상을 유엔에 파견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향후 유엔총회 때까지 상황이 변화하면 번복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도 소식통을 인용해 리 외무상이 유엔총회에 불참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유엔총회 계기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 북미 고위급 회담이 무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은 북한 고위급 인사를 유엔총회에 보내지 않음으로 북미 비핵화 협상을 어렵게 만들면서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지난달 한미연합훈련 종료 이후 재개될 것으로 예상됐던 북미 대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국은 지속적으로 대화를 촉구하고 있지만 북한은 이를 피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방한한 가운데 북한 측에 실무협상에 응할 것으로 촉구했지만 북한은 오히려 연합훈련 중이던 한미를 향해 “군사적 위협을 동반한 대화에는 흥미가 없다”고 거부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북미 실무협상 책임을 미국 측으로 돌리고 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명의 담화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행동을 문제 삼으며 “이번 발언은 도를 넘었다. 예정된 조미(북미) 실무협상 개최를 어렵게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앞서 지난 27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장관은 재향군인 행사에서 북한의 ‘불량행동’을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 재무부는 지난달 30일 170만 리터의 석유제품을 북한 선박에 불법 환적한 대만인 2명과 대만 및 홍콩 3개사와 선박 한 척 등을 제재 목록에 올렸다.

결국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언급한 것처럼 비핵화 협상을 올해 연말까지 끌고 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 13일 김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에서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말하면서도 대화 시한은 올해 연말까지로 정하고 미국의 입장 전환을 요구했다.

북미 양측이 평행선을 그으면서 기싸움을 벌일 경우 북미 회담 연내 개최도 어려울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운동을 시작한 상황에서 북한은 11월이나 12월까지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버티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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