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약진이 계속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각종 여론 조사에서 수개월 동안 1위를 지키며 소위 ‘박근혜 현상’을 낳고 있다.

이 책이 주목하는 것은 ‘박근혜’라는 정치인 개인이 아니다. 대신 ‘시대’를 바라본다. 박 전 대표에 대한 ‘좋고 싫음’을 따지지 않고, 현상을 있는 그대로 길어낸다.

재밌는 점은 이 책의 저자들 대부분은 박 전 대표의 맞은편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저자들은 그러한 점 때문에 ‘박근혜 현상’을 제대로 간파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저자들은 “박 전 대표의 ‘무엇이’ ‘왜’ 대중들을 끌어당기는가”라는 물음에서 현상을 살펴나간다. 객관적인 자료와 여론을 바탕으로 정치적·사회적·시대적 관점에서 분석·해명함으로써 다양한 영역으로 문제를 전개해 나간다.

일단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왜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 단계에서 뉴요커 같은 세련된 보수주의 스타일의 오세훈 서울 시장이나 민주화 인사 출신인 김문수 경기지사가 아니라 소위 독자재의 딸인 ‘박근혜 현상’인가?

저자들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노무현 현상’을 상기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김대중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저하된 시기에 등장했다. 그는 ‘노무현의 눈물’ ‘청소부 정치 광고’ 등을 통해 ‘진정성’을 확보한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그 후엔 이명박 대통령이 등장했다. 보수진영은 진정성을 강조하는 노 전 대통령의 화려한 수사에 기만당했다는 강한 불만을 토로했고, 이 대통령은 그런 피로감을 씻겨주는 듯 했다.

MB가 강조한 정치적 핵심은 ‘진정성’이 아니라 ‘실행력’이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실행 정치는 집권 이후 얼마 되지 않아 어마어마한 역풍을 불러온다. 광우병 파동과 4대강 반대 운동이 그것이다.

저자들은 “이 대통령은 빈번히 약속을 번복했고, 일부 특권층만을 대변하는 인상을 주면서 신뢰를 크게 상실했다. 반면 박 전 대표는 광우병 파동과 세종시 이슈에서 모호하지만 국민과의 약속, 신뢰를 강조하며 차별적인 행보를 이어갔다”고 평가한다.

결국 ‘진정성’이 박 전 대표를 띄웠다는 분석이다.

책은 과연 박 전 대표의 진정성 정치가 집권당에 대한 견제와 진보적 아젠다의 분위기가 흐르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집권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흥미롭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힌다.

김종욱 외 지음 / 위즈덤하우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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