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오후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 각종 의혹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19.8.2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오후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 각종 의혹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19.8.27

시민 의견 팽팽 “배신감 커” vs “팩트 확인 필요”

언론의 무차별 보도 행태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와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이 고등학생 신분으로 의학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되고 각종 인턴십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등 각종 의혹을 받고 있는 것과 관련해 조 후보자 측이 당시 규정과 법을 지켜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조 후보자는 평소 교육 양극화와 부조리한 사회를 활발히 비판해왔다. 하지만 정작 조 후보자의 딸은 아버지가 비판한 사회구조에 편승해 대학에 입학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조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촛불 집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31일 대학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전국의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허탈함을 토로했다.

조 후보자와 관련해 불거지고 있는 의혹들이 공정과 정의의 가치에 반한다는 점, 특히 그 중에서도 교육과 입시 문제가 관련돼 있다는 점이 학부모와 청년층을 더욱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논란이 처음 불거졌을 때와는 달리 조 후보자를 지지하는 견해도 점차 늘어가는 추세여서 인사청문회를 기점으로 여론의 향배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30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중앙광장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후보자 딸 입시비리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 촉구 집회에서 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이날 집회는 고려대 총학생회가 주관했다. ⓒ천지일보 2019.8.3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30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중앙광장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후보자 딸 입시비리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 촉구 집회에서 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이날 집회는 고려대 총학생회가 주관했다. ⓒ천지일보 2019.8.30

지난해 큰아이를 대학에 보냈다는 학부모 박지민(가명, 51, 서울 용산구)씨는 “조 후보자에 대해 기대했던 만큼이나 실망을 많이 했다”면서 “일반 수험생들이 의대를 가려면 정말 많은 노력과 준비가 필요한데 조 후보자 딸은 너무 쉽게 갔다. 이것이 특권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고2 자녀를 키우는 있는 이지형(가명, 48, 서울 성동구)씨는 “사회 지도층 등 아는 사람만 교수 연줄 잡을 수 있고 심지어 2주 만에 고등학생이 논문 제1저자가 됐다는 데 정말 허탈하다”며 “이것이 특권이 아니고 뭐냐. 기존의 (조 후보자의) 말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에게 관련 뉴스가 연일 화제 거리가 되고 있는 모양새다.

부산대를 졸업한 사회초년생 김수희(25, 부산)씨 역시 “평소 봐왔던 (조 후보자에 대한) 이미지와 달라서 배신감이 컸다”면서 “앞으로 지켜봐야 하겠지만, 어찌 됐든 논란이 됐던 것만으로도 문제가 있다. 그나마 조 후보자가 정치권에서는 괜찮은 인물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상실감이 크다”고 씁쓸해했다.

이와 달리 조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에도 “지켜보자”는 입장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숙명여대 졸업을 앞두고 있는 최민지(23, 서울 용산구)씨는 “그렇게 많은 의혹이 제기됐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도 “의혹은 의혹일 뿐이다.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명확히 밝혀진 다음에 비난해도 늦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최씨는 또 “(조 후보자 논란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반반”이라며 “향후 있을 인사청문회라든지 등 (해명)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자녀를 미국에 유학 보냈다는 학부모 김소미(가명, 50대, 서울 동작구)씨는 “조국 교수의 딸이 고등학생 때 참여했던 프로그램이 우리 딸이 미국에서 했던 것과 똑같은 프로그램”이라며 “부모로써 대견하고 기특했는데, 조국 교수에게는 이 순간 딸이 얼마나 안쓰럽겠느냐. 정확한 팩트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자 지지자라고 밝힌 김형순(38, 광주광역시)씨는 “문재인 정부가 기회의 균등과 공정성 등을 강조해왔고 조 후보자는 그런 정부의 상징과 같은 인물이었기 때문에 실망감이 더 큰 것 같다”고 진단하면서도 “그렇다 하더라도 일부 야당보다는 낫다. 문 정부의 가치를 끌어낼 적임자로 조 후보자를 여전히 지지할 것이다. 일부 보수 언론과 야당의 입맛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언론의 무차별 보도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시민은 “조 후보자를 장관으로 지명하니깐 우리 사회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면서 “이번 일로 언론개혁을 추진하고 가짜뉴스를 엄벌할 명분을 쌓아주고 있다. 참 한심하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평소 인권과 2차가해의 위험을 강조하던 자들이 조 후보자의 딸에게 온갖 공격을 하는 모습도, 문재인 정부의 실패를 위해 이번을 기회삼아 조국을 흠집내는 일에 사활을 거는 모습도 참 인상적”이라고 조소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오후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2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오후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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