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오후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하며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천지일보 2019.8.2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오후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하며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천지일보 2019.8.27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 1분 만에 산회

여야, 증인 채택 범위 놓고 신경전 펼쳐

한국당, 31일 조국 임명 반대 장외 투쟁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다음 달 2∼3일로 예정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여야는 청문회를 사흘 앞둔 30일에도 증인 채택과 청문 일정을 놓고 막판 절충을 시도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서로를 향한 책임 공방에만 골몰하면서 조국 청문정국은 미궁 속으로 빠지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요구로 전체회의를 개의했지만,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논의조차도 없이 1분 만에 산회했다.

법사위가 이날마저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에 실패함에 따라 이번 주말 계획서가 의결되지 않는다면 9월 2일부터 이틀간 예정된 조 후보자 청문회는 현실적으로 진행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일단 대화의 창구는 열어놓는다는 방침이지만, 핵심 쟁점인 조 후보자 가족의 증인 채택을 놓고 ‘절대 불가’로 일축한 더불어민주당과 관철에 사력을 쏟고 있는 자유한국당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합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

아울러 민주당은 일정 연기에 반대하며 내달 3일까지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며 배수진을 치고 나섰고, 한국당은 “청문보고서 채택 시한인 내달 2일을 넘겨서도 다시 열흘간 시한이 있다”며 연기를 주장해 사태가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현행 인사청문회법상 국회는 임명동의안 제출일로부터 20일 이내 청문을 마쳐야 하고, 부득이한 사유로 청문보고서를 송부하지 못한 경우 대통령이 10일 이내 범위에서 기간을 정해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

청와대는 여야 협상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기존 청문 일정이 마지노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청문회가 무산되면 형식적인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 절차를 진행한 뒤 임명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3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30

전날 국회 정치개혁특위의 선거법 개정안 강행 처리에 조 후보자 청문회까지 파행으로 번지면서 내달 2일 개회하는 20대 마지막 정기국회가 시작부터 어려운 길을 걸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청문회 보이콧 속내를 마침내 드러낸 것”이라며 예정된 일정대로 청문회를 강행해야 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한국당은 처음부터 청문회를 보이콧하려고 작정하지 않았나 한다”며 “민주당은 반드시 9월 2∼3일 인사청문회 일정을 지켜내겠다”고 못박았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조 후보자 가족을 대거 증인으로 신청한 데 대해 “마침내 한국당의 청문회 본색이 보이콧이었다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가족을 볼모 삼아 청문회를 보이콧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의혹 규명을 위해선 조 후보자 가족의 증인 신청이 불가피하다며 이를 위해선 청문회 일정을 연기해야 한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불참하고, 김도읍 의원이 산회를 선포한 후 회의장을 떠났다. ⓒ천지일보 2019.8.3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불참하고, 김도읍 의원이 산회를 선포한 후 회의장을 떠났다. ⓒ천지일보 2019.8.30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인사청문회법상 20일 안에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하는 경우 열흘 이내의 기간을 정해서 (청문보고서를) 다시 요구하게 돼 있다”며 “그런 셈법이라면 9월 12일까지 얼마든지 청문회를 개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여당이 맹탕 청문회를 하거나 청문회를 무산시키고 조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여당은 증인 없는 청문회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부산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고, 주말인 31일에는 서울 광화문에서 장외집회를 통해 조 후보자 임명 강행에 반대하는 지지층 결집에 나선다.

바른미래당은 법사위 안건조정위원회를 통한 증인채택을 압박하며 일정 연기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주말에라도 조속히 안건조정위원회를 열어 협상을 진행하자”며 “민주당이 안건조정을 신청한 것은 조 후보자 가족의 증인 채택을 방해하기 위한 꼼수다. (이런 상황이면) 인사 청문 절차는 순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개인적으로 조 후보자 역량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보지만, 국민의 신임이 있어야 개혁을 할 수 있다”며 “한국당이 청문회 기회까지 봉쇄한다면 한국당은 제1야당 자격이 없다”며 한국당을 비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30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중앙광장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후보자 딸 입시비리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 촉구 집회에서 학생들이 촛불과 피켓을 들고 있다. 개인들이 모여 주관했던 1차 집회와 달리 이날 집회는 고려대 총학생회가 주관했다. ⓒ천지일보 2019.8.3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30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중앙광장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후보자 딸 입시비리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 촉구 집회에서 학생들이 촛불과 피켓을 들고 있다. 개인들이 모여 주관했던 1차 집회와 달리 이날 집회는 고려대 총학생회가 주관했다. ⓒ천지일보 2019.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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