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떠나볼까] 구불구불 물길 따라 생명을 키우는 밭 ‘시흥갯골생태공원’
[잠시 떠나볼까] 구불구불 물길 따라 생명을 키우는 밭 ‘시흥갯골생태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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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유일의 내만 갯골을 볼 수 있는 시흥갯골생태공원 (제공: 시흥시청) ⓒ천지일보 2019.8.30
경기도 유일의 내만 갯골을 볼 수 있는 시흥갯골생태공원 (제공: 시흥시청) ⓒ천지일보 2019.8.30

경기도 유일 내만 갯골

기수성·담수성 다양한 생물

다양한 체험거리 한가득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더위가 그친다는 절기인 ‘처서(處暑)’를 코앞에 두고 햇살은 다소 뜨거웠지만,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평화로움 그 자체였다. 괭이갈매기와 왜가리는 갯벌에서 한가로이 먹이활동을 하고 있었다. 진녹색의 갈대숲은 약한 바람에 살랑거렸고, 썰물 때인지라 서해 바닷물이 서서히 빠지는 상태였다. 어린아이와 함께 온 가족들은 나무 그늘에 앉아 있거나, 자전거를 타면서 한여름의 여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경기도 유일의 내만 갯골로서 옛 염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도심 속의 바닷길로 통하는 시흥갯골생태공원이다. 기자는 지난 24일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다양한 동·식물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시흥갯골을 방문했다. 시흥갯골이라고 부르는 걸 보니, 사뭇 그 의미부터가 궁금했다. 갯골은 갯벌에 형성된 하천 형태의 물길을 뜻한다. 시흥갯골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내륙 깊숙이 들어와 있는 ‘내만 갯골’이라고 불린다. 물길이 들어왔다가 빠지기를 수차례 반복해서인지 갯골 곳곳은 움푹 패인 모습이었다. 다양한 생물의 서식처이자, 지형이 희귀한 시흥갯벌은 그 보전가치를 인정받아 2012년 전국에서 12번째로 국가해양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김영자 해설사와 함께 전기차를 타고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천이생태학습원이다. 이곳에선 바닷물이 있는 해수지역, 민물이 흐르는 담수지역, 둘이 합쳐지는 기수지역을 관찰할 수 있다. 김 해설사에 따르면, 시흥갯골은 소래염전으로 불리던 198평 규모의 구(舊) 염전지역 안에 있다. 천일염을 생산하는 염전에 바닷물을 대주기도 했다. 그다음에 찾은 곳이 해수를 이용한 물놀이장인 해수체험장이다. 지하 100m 암반의 해수를 끌어올려 만든 자연친화적인 물놀이장이라고 한다. 무더위 탓인지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이 시원한 물놀이에 한창이었다.

시흥갯골의 랜드마크로 불리는 흔들전망대. ⓒ천지일보 2019.8.24
시흥갯골의 랜드마크로 불리는 흔들전망대. ⓒ천지일보 2019.8.24

시흥갯골의 랜드마크로 불리는 곳은 흔들전망대다. 갯골의 경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로 높이 22m, 6층 규모다. 흔들거리지만 구조적으로 안전한 전망대라고 해서 동그랗게 이어진 길을 따라 올라가니, 6층 옥상에서 시원한 바람과 마주했다. 바로 눈앞에서 널따란 염전 터와 습지가 어우러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바로 소래염전이다. 김 해설사에 따르면, 소래염전은 1934년에 조성돼 갯골을 중심으로 약 145만평에 펼쳐져 있다. 우리나라 최대 염전의 하나로 유명했던 소래염전은 일제 강점기 당시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당시 이곳에서 생산된 대부분의 소금은 수인선과 경부선 열차로 부산항에 옮겨진 후, 일본으로 반출됐다. 1996년 폐염돼 현재는 소금 생산을 중단했다.

김 해설사는 “소금이 생산되는 곳은 바람과 햇살이 있어야 하고 바닷물이 가까워야 한다”면서 “갯골의 물을 이용해 염전을 했고 예전에는 연평도에서 조기잡이 하던 배들이 드나들었다”고 말했다.

시흥갯골은 생명을 키우는 ‘밭’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농게, 참방게, 붉은발사각게, 멸종위기 2급 맹꽁이와 금개구리, 말뚝망둥어 등 기수성과 담수성의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어서다. 실제 물이 빠진 갯골 위 탐조대에서는 이런 생물을 직접 관찰할 수 있다.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는 염생식물도 곳곳에 있다. 산림청이 지정한 희귀식물인 모새달 군락을 비롯해 칠면초, 갈대, 갯개미취, 천일사초, 나문재, 퉁퉁마디, 큰비쑥 등이 군락을 형성 중이다.

소금의 생산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곳은 염전체험장이다. 갯골공원에서 빠지지 않고 들러야 하는 코스로 꼽힌다. 이곳에선 소금을 생산하던 옛 염전의 일부를 복원해 천일염을 생산하고 있다. 체험장 옆에 위치한 80년의 세월을 간직한 소금창고는 일제시대에 반출을 위해 만들었다. 김 해설사는 “전에는 약 40동의 소금창고가 즐비했다. 지난 2006년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 전 (토지 소유주가) 38동을 무너뜨리고 현재는 2동만 남아 있다”면서 “이제 40동이 즐비하게 있던 모습은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염전체험장에선 천일염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을 받은 후, 염전에 들어가 작은 대파로 바닥을 밀면서 소금을 모으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소금의 생산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곳은 염전체험장. (제공: 시흥시시설관리공단) ⓒ천지일보 2019.8.30
소금의 생산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곳은 염전체험장. (제공: 시흥시시설관리공단) ⓒ천지일보 2019.8.30

시흥갯골에는 또 사구식물원, 시간의 언덕, 수상레저체험장, 생태교육장, 습지센터 등 다양한 체험과 볼거리로 넘쳐난다. 캠핑장(야영장)과 잔디광장 등 도심 속에서 가족 단위의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편의시설도 갖추고 있다. 150만㎡가 넘는 시흥갯골생태공원을 구석구석 살펴보려면 전기차나 다인승 자전거를 이용하면 좋다. 전기차는 단체 이용객 중심으로 운영된다.

시흥갯골에선 매년 천혜의 자연경관을 만끽하기 위한 시흥갯골축제가 열린다. 오는 9월 20~22일 ‘세상에서 가장 큰 생태 예술놀이터’란 주제로 열리는 축제는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다. 갯골패밀리런, 갯골퍼레이드 2개의 대표 프로그램과 갯골놀이터, 소금놀이터 등 7개의 생태체험 놀이를 비롯해 11개 구역에서 어쿠스틱음악제 등 생태예술공연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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