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22일 오후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딸 KT 부정채용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2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22일 오후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딸 KT 부정채용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22

‘딸 KT부정채용’ 첫 재판서 부인

“서유열 반대신문 하게 해달라”

‘취업기회 제공’ 뇌물 여부 주목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딸의 KT 부정채용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 측이 첫 재판에서 “서유열 전 KT 사장이 거짓증언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날 서 전 사장의 진술과 배치되는 말이어서 이번 재판에서 큰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사건 첫 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김 의원 측 변호인은 “혐의를 모두 부인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 측 변호인은 “어제 다른 재판에서 이 사건의 핵심 증인일 수 있는 서 전 사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있었으며 관련 내용이 언론에 실시간으로 보도됐다”면서 “서 전 사장의 진술은 대부분 거짓이고, 김 의원이 실제로 하지 않은 일에 대한 진술”이라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KT에 딸을 부정 채용시킨 혐의로 자신을 수사한 검찰 관계자들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KT에 딸을 부정 채용시킨 혐의로 자신을 수사한 검찰 관계자들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김 의원의 딸 등 유력 인사의 친인척을 KT에 부정 채용한 혐의(업무방해)로 구속기소된 서 전 사장은 전날 다른 재판에서 “지난 2011년 2~3월쯤 인사차 김 의원을 방문했을 때 김 의원이 흰색 각봉투를 줬다”며 “김 의원은 ‘딸이 스포츠학과를 나왔는데 KT스포츠단에서 일할 기회를 달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또 “김 의원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일식집에서 이석채 전 KT 회장을 만나 ‘딸이 KT 스포츠단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하니 잘 부탁한다’고 말했고, 이 전 회장은 ‘김 의원이 (우리를) 열심히 돕고 있는데 딸이 정규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해보라’고 지시했다”며 “이와 관련해 이 전 회장에게도 전부 보고했다”고도 말했다.

김 의원 변호인은 “피고인은 재판이 시작하기도 전부터 국회의원으로서 명예가 상당 부분 실추됐다”면서 “그런데도 기소 이후 보도자료를 내거나 언론대응은 하지 않고 있다. 법정에서 잘잘못을 가리고 억울한 부분도 법정에서 말하고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별개로 진행 중인 다른 사건에서 선고가 내려지기 전에 서 전 사장에 대한 반대신문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피고인과 변호인은 이 사건이 가능하면 11월 이전에 선고가 됐으면 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KT 부정채용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서유열 전 KT홈고객부문 사장이 27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으로 들어오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KT 부정채용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서유열 전 KT홈고객부문 사장이 27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으로 들어오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12년 당시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 간사였던 김 의원은 이석채 전 KT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채택을 극렬 반대하는 대가로 딸을 KT에 채용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대가로 김 의원의 딸이 KT에 취업됐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취업기회의 제공도 일종의 뇌물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과 그의 딸이 경제적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만큼 김 의원이 직접 뇌물을 받은 것이라는 취지다. 이 같은 논리로 이석채 전 회장은 김 의원에게 ‘딸 부정채용’이라는 형태로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취업 기회를 제공한 것이 김 의원에 대한 직접적인 뇌물로 볼 수 있는지, 뇌물 가액을 산정할 수 있는지 등을 명확하게 해 줄 것을 검찰에 요청했다. 법리적으로 뇌물죄 성립 여부가 재판 과정에서 상당한 공방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다음 달 10일 오후 3시 30분에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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