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제일병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들이 신생아를 돌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서울 중구 제일병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들이 신생아를 돌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통계청 ‘2018출생통계’ 발표

출생아 2년째 30만명대 지속

OECD 중 ‘0명대’ 기록 유일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출생아 수가 지난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율 지표를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여성 1명이 평생 아이를 한 명도 안 낳는 것으로 집계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18년 출생 통계’ 확정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작년 출생아 수는 32만 6800명으로 1년 전인 35만 7800명보다 3만 900명(-8.7%) 감소했다.

지난 1992년 73만명에 달했던 연간 출생아 수는 1996년 60만명대로 감소한 이후 5년 만인 2001년 55만 9934명을 기록하며 50만명대로 내려앉았다. 이어 2002년 49만 6911명이 되며 1년 만에 40만명대로 떨어졌고, 2016년까지 15년간 이를 유지하다가 2017년 30만명대로 감소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조(粗)출생률’은 6.4명으로 1년 전(7.0명)보다 0.6명 감소했다. 7.9명이었던 지난 2016년부터 급감세를 보이다 지난해 2년 만에 6명대에 들어섰다.

여성 1명이 가임 기간(15~49세)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의 경우 0.98명으로, 1년 전인 1.05명보다 0.08명(-7.1%) 줄었다. 연간 합계출산율이 0명대로 내려앉은 건 지난해가 최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3년부터 수치의 추이를 살펴보면 잠깐 상승했던 2000년(1.480명)을 제외하면 2005년(1.085명)까지 대체로 하락세였다. 그러다 2006년부터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고, 지난 2017년(1.052명)에는 12년 만에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7년 7월 30일 오후 서울의 한 산부인과 신생아실에서 간호사들이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서울의 한 산부인과 신생아실에서 간호사들이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다. (출처: 뉴시스)

분기별로 살펴보면 합계출산율이 1명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은 지난 2017년 4분기(0.94명)가 최초다. 2018년 1분기 1.08명으로 올랐다가 같은 해 2분기 0.98명로 떨어졌고, 3분기 0.96명, 4분기 0.89명으로 내리 하락했다. 올해 1분기 1.01명으로 오르긴 했지만, 2분기 0.91명으로 다시 떨어졌다. 2분기 기준으로 살펴보면 올해가 최저치인 셈이다.

OECD 소속 36개 회원국과 비교하면 한국은 2017년부터 타국에 비해 출산율이 가장 낮았다. 한국은 합계출산율이 1.31명로 OECD 가입국 중 두 번째로 낮은 스페인과도 격차가 났다. OECD 평균치는 1.65명이다.

OECD 기준에 따르면 합계출산율이 2.1명 이하일 때는 ‘저출산’이며, 1.3명 이하일 때는 ‘초(超)저출산’으로 구분된다. 2.1명이라는 기준은 인구 유지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합계출산율을 나타낸다. 한국은 지난 2002년부터 17년째 초저출산 국가다. 이는 OECD 가입국 중에서 유일한 기록이다.

출산율을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30~34세가 91.4명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35~39세(46.1명), 25~29세(41.0명) 등을 집계됐다. 지난해엔 25~29세 연령대의 출산율이 처음으로 35~39세보다 낮아졌다. 전년 대비 감소율은 25~29세에서 -14.4%로 가장 컸다.

모(母)의 평균 출산 연령은 32.8세로 1년 전(32.6세)보다 0.2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령은 집계를 시작한 1993년 이후 매년 상승했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가 차지하는 비중은 31.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령 산모 구성비가 30%를 넘은 것은 작년이 최초다.

출산 순위별로 살펴보면 첫째 아이가 17만 6900명으로 1년 전인 18만 7900명보다 1만1000명(-5.9%) 줄었다. 둘째 아이와 셋째 아이는 각각 11만 9700명과 2만 8200명으로 전년 대비 10.5%, 19.4% 감소, 첫째 아이보다 감소 폭이 2배 이상 큰 것으로 분석됐다.

결혼 후 2년 안에 첫째 아이를 낳는 비율은 60.6%로, 1년 전인 65.8%보다 5.2%p 하락했다. 첫째 아이를 낳을 시점까지 결혼 생활 기간은 평균 2.16년이었다. 둘째와 셋째 아이를 낳기까지는 각각 평균 4.61년, 7.41년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여아 100명당 남아 수를 의미하는 ‘출생 성비’는 105.4명으로 1년 전 106.3명보다 0.9명 하락했다.

한편 확정 통계는 지난 2월 발표된 잠정치와 차이가 있다. 이번 통계는 지난해 발생한 출생 사건에 대해 올해 4월까지 신고 된 자료를 기준으로 집계·분석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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