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 박선아 기자. ⓒ천지일보(뉴스천지)

성당 처음 방문하세요?

[천지일보=최유라 기자] 성당을 처음 방문할 때 어떤 예를 갖춰야 할지 조심스럽다. 성당 분위기는 조용하다 못해 굉장히 엄숙하다. 이러한 분위기에 압도당한 사람들은 경거망동한 행동도 자연스레 다소곳해진다.

성당은 그만큼 의례질서가 체계적이고 조직적이다. 성당 방문 시 숙지해야 할 예절은 성당 입구에서부터 시작된다.

성당 입구에는 성수대(聖水臺) 위에 담겨진 성수(聖水)가 배치돼 있다. 간혹 손을 씻는 곳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결코 세면용이 아니다. 성수는 손끝에 살짝 묻혀 자신의 몸에 십자 성호를 그을 때 쓰는 물이다.

성당에서는 성수가 왜 거룩한 물일까. 천주교는 성수를 축복예식에 사용한다. 이를 위해 사제가 하느님의 강복을 청하며 축복한 물이 성수다. 따라서 만약 이러한 성수에 손을 씻는다면 교인들에게 어떠한 대우를 받을지 가히 짐작가능 할 것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성수를 사용해 오른손으로 십자가를 그리면서 성호경(聖號經)을 외운 뒤 제대를 향해 손을 모아 허리를 깊게 숙여 절한다.

일반적으로 제대는 성당 앞쪽에 놓여있으며 십자가, 백포(白布), 촛대 등이 놓여 있다. 이 같은 행위는 성당에 들어올 때 마다 꼭 치러야 한다. 단 성수를 찍는 의식은 나갈 때는 하지 않는다.

또 제대에 따른 중요한 예법이 있다. 제대는 거룩한 곳으로 여기므로 성직자, 수도자, 제대 봉사자 외에는 절대 올라갈 수 없다. 신발을 신고 올라간다면 더욱 곤란하다.

여자 교우들은 미사·전례·성사 때 성당 안에서 기도를 할 경우 머리를 미사보로 가린다. 다만 미사보를 쓰는 대상은 세례성사를 받은 여자 교우에 한한다.

성당에 들어오고 나갈 때는 특히 중앙통로를 이용하면 안 된다. 중앙통로는 전례 중에만 이용하는 길이다.

로마의 유명 속담에는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로마인이 아니더라도 로마에 왔다면 그 나라의 사회문화와 법을 존중해 달라는 뜻이다.

천주교를 방문할 때도 거룩한 의식을 고수하고 있는 천주교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이에 맞는 예법을 갖추고 서로를 존중하는 모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십자 성호 긋는 순서 > 

십자 성호를 그을 때는 순서가 있다. 먼저 왼손을 가슴에 댄다. 그 뒤 오른손을 모아 이마에 대고 “성부와”, 가슴에 대고 “성자와”, 왼쪽 어깨에 대고 “성”, 오른쪽 어깨를 대고 “령의” 순으로 말한다. 이를 이어서 그리면 십자 성호를 긋는 형상이 만들어진다. 마지막에는 양손을 모아 가슴 앞에 붙이면서 “이름으로 아멘”을 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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