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관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 내용을 보고받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관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 내용을 보고받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美국무부 “韓 지소미아 종료, 깊이 실망” 거듭 밝혀

“日 정보공백 미군 위험 증가… 韓 방어 복잡해져”

방위비 분담금 상승·호르무즈 연합 참여 요구할 듯

美 정부·하원 등, ‘문재인 정부’ 콕 집어 우려 표명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미국이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거듭 실망과 우려를 나타냈다. 청와대는 지소미아 종료에도 한미동맹은 긴밀히 유지되고 있다고 했지만 미국 측은 다른 반응을 보이면서 한미동맹이 시험대에 오른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 국무부는 지소미아 종료로 인해 미군에 대한 위협을 증가시켰다고 거듭 우려를 표명했다. 더구나 내달 한미 방위비 협상을 앞에 한국이 더 많은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미 국무부 모건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깊이 실망하고 우려하고 있다”며 “한국 방어를 더 복잡하게 하고 미군 병력에 대한 위협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2일에는 “미국은 문재인 정부가 지소미아 갱신을 보류한 것에 대해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현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이후 다시 한 번 한국 정부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26일(현지시간)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폐막 공동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6일(현지시간)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폐막 공동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특히 이번에는 지소미아 종료가 한국 방어와 미군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압박을 높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또한 한미일 안보 공조 약화에 따른 주한미군 위험을 증가시킨 책임을 물어 내달 시작될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한국이 분담금을 더 많이 지불하라고 요구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 주둔비용 등의 분담금을 말한다. 내년 이후 적용될 한미 제11차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은 이르면 내달 중순부터 시작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차 SMA 협상이 체결된 직후부터 “한국이 더 많은 방위비를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발언하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지난달과 이달에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각각 한국을 방문한 이후 한국에 대한 분담금 규모는 6조원(약 50억 달러)를 요구했다는 언론보도도 있었다. 이는 현재 규모의 5~6배에 달하는 규모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프랑스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완전한 돈 낭비라고 생각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와 연결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또한 미국은 지소미아 파기와 관련해 호르무즈 호위 연합체 참여와 남중국해 갈등, 미사일방어(MD) 체계 등 여러 가지를 한국에 요구하며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외교가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의 반응뿐 아니라 미 하원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한미 동맹에 불신이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부각된다.

특히 미 국무부가 ‘문재인 정부(Moon administration)’라고 집어서 언급한 부분도 주목된다. 문재인 정부의 안보 전략에 대한 총체적인 불신의 발언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 24일 엘리엇 엥겔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지역 안보 위협에 대한 공동 이해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 위해 미 동맹국 간 힘든 과정 끝에 체결됐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의 종료 결정을 내린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결정을 매우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고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전했다.

엥겔 위원장은 “한국의 역동적인 민주주의를 매우 존중하며 지역 안보 구축에 필수적인 한미 동맹의 강력한 지지자”라면서 최근 “북한의 도발적인 미사일 시험 발사 행위에 한미일 세 나라가 협력하고 있어야 할 시점에 내려진 서울발 결정은 지역 안보를 약화시킨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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