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종로에 있는 한국금거래소를 찾은 한 손님이 금을 팔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9.8.26
26일 서울 종로에 있는 한국금거래소를 찾은 한 손님이 금을 팔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9.8.26

“금시세 확인하고 금 팔러 나와”

골드바보다 가격 싼 실버바 인기

“젊은층보단 노년층이 더 선호”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26일 한국금거래소는 금을 사고파려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드나들고 있었다. 금값을 묻는 전화도 빗발쳤다.

김창모 한국금거래소 사장은 “요즘엔 40~50명 정도가 실질적인 금 거래를 하러 오시는 분들”이라면서 “이날 오전에도 한 사람이 1억원어치를 사갔다”고 말했다.

글로벌 무역분쟁 심화 등으로 금리인하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금 가격은 안전자산 선호 강화 등으로 6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지난 6월 초 온스당 1300달러(약 157만원) 수준이었던 금값은 현재 1500달러 안팎으로 약 15% 올랐다.

국내에서도 금값은 고공행진 중이다. 이날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서 기록한 금 1g은 6만 680원으로, 지난해 12월 28일 기준 4만 5970원 대비 30%가량 오른 것이다.

이에 금을 찾는 사람들도 늘었지만, 서민층에선 아이 돌반지와 결혼 패물 등을 파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한국금거래소를 찾은 주부인 김모(40대)씨는 “뉴스를 통해 금값이 많이 올랐다는 소식을 접하기도 했고 급전도 필요해서 팔찌, 목걸이 등을 팔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정환(20대, 남)씨는 “계속해 금시세를 확인하던 차에 오늘 금값이 많이 오른 것 같아 금을 팔러 나왔다”고 전했다.

종로의 한 귀금속 상가 관계자도 “금값이 올라 손님들이 금을 팔기 위해 많이 찾아온다”면서 “평균적으로 개인이 하루 200만~400만원 정도를 팔거나, 많게는 총 1000만원어치의 금을 팔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몇 달 전만 해도 골드바를 많이 사갔는데 최근에는 금값이 더 오르면서 금을 판매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

지난 6~7월에는 총 50㎏의 골드바를 구매한 손님도 있었다고 귀뜸했다. 당시 시세로 50㎏ 골드바의 가격은 약 25억 5천만원에 달한다. 소위 ‘강남 큰손’들은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를 하고 있지만, 서민층에선 골드바보단 그나마 가격이 낮은 실버바를 사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현재 1㎏짜리 실버바 가격은 약 84만원으로, 최근 한 달 사이에만 13% 증가했다. 골드바 가격의 ‘8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26일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서 기록한 금 1g은 6만 680원이었다. 사진은 종로에 위치한 한국금거래소의 모습 ⓒ천지일보 2019.8.26
26일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서 기록한 금 1g은 6만 680원이었다. 사진은 종로에 위치한 한국금거래소의 모습 ⓒ천지일보 2019.8.26

한국금거래소에서 만난 이모(70대, 남)씨는 “경기도 좋지 않고 하도 불안해서 안전자산쪽으로 눈길이 갔다”면서 “돈이 없어 골드바 구입은 못하고 실버바를 처음으로 구입해봤다”고 말했다.

진모(42, 남)씨도 “실버바 100g을 구입했다”며 “1년 전부터 안전 자산에 투자하기 위해 조금씩 사 모으고 있다”고 했다.

골드바는 어느 정도 자금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젊은층보단 노년층에서 인기가 좋은 편이다. 한 20대 커플은 뉴스를 통해 골드바가 인기라는 말을 듣고 한국금거래소를 찾았지만, 골드바 가격이 너무 비싸다며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종로의 또 다른 귀금속 상가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주로 사간다. 예전에 비해선 확실히 금거래가 많이 늘긴 했다”며 “주로 단골 손님이 사가는데, 보통 금 100g 정도 600만원가량에 구입해 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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