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아파트 단지. ⓒ천지일보DB
서울 서초구 아파트 단지. ⓒ천지일보DB

분양물량 10% 늘면 3년 뒤 미분양 3.8%↑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2015년 주택 인허가 물량 급증 영향으로 내년이면 아파트를 다 짓고도 팔지 못하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최대 3만호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26일 KDI 정책포럼 ‘우리나라 주택공급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보고서를 통해 2019년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최대 2만 5561호, 2020년이면 3만 51호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는 2019∼2020년 분양 물량이 29만 7000호인 상황에서 사용자비용(차입금리-주택가격상승률)이 1.0%, 2019년과 2020년 실질 경제성장률이 각각 2.4%, 2.5%인 것을 가정한 결과다.

올해 5월 기준 미분양 물량은 1만 8558가구 인 점을 고려하면 크게 증가하는 셈이다. 이 같은 미분양 급증세는 2015년 집중된 주택공급 급증에 따른 것이다. KDI가 아파트 분양물량과 미분양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분양 물량이 10% 증가하면 3년 뒤에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3.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 확대에 따른 입주 물량 증가는 전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송 부장은 “아파트 입주 물량이 장기평균 대비 10% 증가할 경우 전셋값은 0.6∼1.121% 하락했다”며 “서울·경기 지역에서 전셋값이 가장 높았던 시점이 2017년 12월과 2018년 2월임을 고려하면 2년 만기가 도래하는 2019년 12월부터 수도권에서 역전세 현상이 표면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시내 한 아파트 상가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매와 전세 가격표가 붙어 있다. (출처: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아파트 상가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매와 전세 가격표가 붙어 있다. (출처: 연합뉴스)

일례로 올해 경기도 입주 물량이 지난해보다 12% 늘어난 18만 7천호며, 중위 전셋값은 2017년 말(2억 5000만원)보다 2000만원 내린 2억 3000만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건축업계와 금융권에도 불안 요인이다. 2011년에도 미분양 해소 과정에서 100대 건설사 중 25%가 법정관리 또는 워크아웃을 신청했고 실제로 부도를 맞은 업체의 수도 145곳에 달했다. 금융권에서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발생한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재무 건전성이 크게 악화해 이른바 ‘저축은행 사태’를 부르기도 했다.

한국 주택시장은 주택보급률이 이미 100%를 넘어선 단계에 들어서 초과공급을 소화하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점이다. 올해 기준 주택보급률은 106.0%, 인구 1000명당 주택 수는 412호로 추정된다.

2018년 기준으로 가구 수 증가와 주택멸실 수를 더한 ‘초주택수요’ 34만 8220호지만, 실제 주택 인허가 물량은 55만 4136호에 달한다. 20만호가 넘는 공급초과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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