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북한이 24일 새벽 또 발사체를 쐈다. 북한 매체는 25일 신형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합참전략기획본부장, 국방부 정책실장,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을 지낸 예비역 육군중장 권안도 극동대 초빙교수가 24일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화해 제스처에 방사포로 답한 북한에 단호히 대응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2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북한이 24일 새벽 또 발사체를 쐈다. 북한 매체는 25일 신형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합참전략기획본부장, 국방부 정책실장,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을 지낸 예비역 육군중장 권안도 극동대 초빙교수가 24일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화해 제스처에 방사포로 답한 북한에 단호히 대응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24

권안도 전 합참 전략기획본부장

북한 무력시위는 대내외에 다목적 카드

북미회담, 남북회담에서 주도권 위한 패

트럼프 발언 ‘한미동맹’ 위배, 항의해야
 

전시작전권 전환 시기 못 박는 건 위험

방위비 분담금, 국익 차원에서 점검해야

안보가 정치적인 흥정카드가 돼선 안 돼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북한이 24일 새벽 또 발사체를 쐈다. 북한 매체는 25일 신형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를 쏜 지 8일 만, 한미연합훈련이 끝난 지 4일 만이다. 북한의 발사체 사격은 올 5월 이후 9번째 7월 이후 7번째다. 청와대는 정의용 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아닌 정의용 실장 주재 회의라는 점에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거들며 방관하는 분위기다. 거기에 최근 중국과 러시아 항공기가 영공을 침범하고 한일관계는 지소미아 파기로 해방 후 가장 경색됐다. 예비역 장성들은 6.25 이후 이런 위기는 없었다며 한목소리로 안보상황에 우려를 표한다. 천지일보 창간 10주년을 맞아 국방안보 전반을 진단하기 위해 합참전략기획본부장, 국방부 정책실장,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을 지낸 예비역 육군중장 권안도 극동대 초빙교수를 24일 만났다.

- 북한이 또 발사체를 쐈다. 잦은 무력시위 목적은 뭔가?

모두 새로운 무기를 개발하고 나서 성능 시험이다. 이런 무기 개발은 북한군이 비대칭 전력 외 재래식 전력에서도 대남절대우위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신형 발사체를 통한 대외적인 무력시위는 북한입장에선 다목적 카드다. 일차적으론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때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라 본다. 또 남북대화 때 협상력을 높이기 위함일 것이다. 북한 내부적으로는 강성대국을 만들었다는 과시와 함께 김정은 체제 공고화를 위한 매우 효과적인 홍보수단이 된다. 나아가 남한의 진보와 보수를 자극해 남남갈등을 일으키는 카드로도 활용된다.

- 북한의 무력시위에 정부 대처가 적절한지 논란이 있다.

지난 8.15 광복절에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평화 메시지를 발표했다. 바로 다음날 8월 16일에 북한이 미사일로 답했다. 또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16일 대변인 담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가 '망발'이라며 맹비난을 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대통령 주재 NSC가 아닌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원회가 열렸다. 발사 중단을 촉구하는 정도의 미온적인 발표로 끝났다. 대통령도 북한과의 관계는 유리그릇 다루듯이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 입장도 이해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 입장에서 지혜롭게 해결하자며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안보를 걱정하는 입장에선 좀 답답하다. 인내하고 지혜롭게 하자는 추상적인 것보단 단호하게 대처했으면 한다. 필요하다면 요격미사일로 북한 발사체를 타격해, 유사행위를 하지 못하게 제압할 필요도 있다. 우리 미사일 체계와 취약점을 보완하는 기회로도 활용할 수 있다.

- 한미동맹을 트럼프 대통령이 흔든다는 지적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발사체에 관해 작은 미사일 실험 정도라고 했다. 동맹의 기본정신에 위배되는 발언이다. 미국에 직접 영향을 안 준다는 이유로 방관자적인 입장이다. 이건 국가 차원에서도 크게 항의해야 한다. 동맹이라고 하면 자신의 동맹국가가 위협을 느끼거나 상처를 입으면 자기의 상처로 느껴야 한다. 한미동맹은 한미 상호 방위조약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사실 북한이 흔들고 미국이 그렇게 발언해도 한미군사동맹은 대단히 탄탄하다. 한미군사훈련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다.

- 북한의 무기 개발 수준은?

북한의 미사일 수준은 상당하다. 양적인 면에서 뿐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전력상 남한을 제압할 수 있는 수준이다. 북 미사일 개발 특징은 대량화다. 두 번째는 고도화다. 이는 기술의 첨단화를 말한다. 세 번째는 다양화다. 대량화 면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1천여기 보유하고 있다. 우리는 1백여기다. 대량화를 상당 부분 달성하고 있다. 고도화라고 하면 기술의 첨단화인데 최근 발사체를 보면 러시아가 개발한 이스칸데르급이다.

비행 특성을 보면 고도 정점에 이르게 되면 다시 급강하해서 수평 비행을 하다가 목표 직상공에서 수직 상승을 하다가 내리 꽂는다. 레이더 감시가 어렵고 이걸 요격하기가 어렵다. 우리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 또한 속도가 엄청 빠르다. 마하 6~7이다. 한국이 가지고 있는 지대지미사일은 마하 3정도다. 북한 미사일은 다양화 면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이다. 북한은 작년 11월에 화성-15호 발사에 성공하면서 사거리 면에서 세계 수준의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달성했다. 수중에서 발사하는 잠수함 발사체계는 2016년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북극성 1호가 그것이다. 잠수함 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 사거리도 달성했다.

- 한국의 무기 개발 수준은?

미군의 도움을 받아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무기란 가위바위보처럼 신형 무기가 나오면 거기에 맞대응하는 무기를 개발한다. 북한이 개발한 이스칸데르급을 감시하고 타격하는 미사일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핵우산을 놔두고라도 미사일이나 북한의 장사정포 등에 대응하는 전력은 우리가 조기에 구축해야 한다. 무기에 영원한 창과 영원한 방패는 없다. 그걸 정치로 표현하자면 군비 경쟁이다. 우리 국민이 이런 안보상황의 심각성을 이해하면서 시위도 해야 한다. 북한과 대화를 추구하더라도 팩트는 팩트로 알려줬으면 한다.

- 남북 군비 수준을 비교해보면?

총체적으로 하면 대등 내지는 다소 열세 정도로 평가하면 된다. 한국군 규모가 대략 60만명이다. 북한이 120만명이다. 장비 면에선 비대칭 전력을 제외하고 재래식 전력은 대략 2:1로 보면 된다. 육군은 탱크 대포 전력이 대표적이다. 남한의 전차는 2300대, 북한은 4300대다. 해군과 공군은 전력이 남한이 질적으로 우세하다. 남한의 헬기가 680대 북한이 290대다. 육군은 질적으로 우세하지만 규모에서 부족하다. 대략 육군은 열세, 해공군은 양적 열세지만 질적으로 우위다. 부족한 부분을 주한미군이 보완하고 있다. 전쟁이 나면 미군이 본토에서 온다. 그게 69만 정도다. 항공기가 1600대 내지 2000대가 온다. 군함이 150~200척 온다. 그런 걸로 북한의 전쟁 억제를 하고 있다.

- 한미군사훈련이 중단된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되나?

한미연합훈련은 전시에 대비해 주한미군 2만 8천명과 본토에서 오는 69만명이 한국군과 팀워크를 맞추는 훈련이다. 미군은 한반도까지 전력을 옮기는 훈련도 한다. 미군들이 여기까지 와서 훈련을 할 필요가 없다면 지원 미군 규모를 줄일 수도 있다. 한미연합훈련 중단자체가 매우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다. 이를 알기에 북한은 계속 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것이다. 안보는 정치적인 흥정 카드로 써선 안 된다. 전쟁에서 한 번 지면 모든 걸 잃어버리게 된다. 비가역적이다. 전쟁 승리를 위해서 훈련하는 것이다. 훈련을 안 하겠다는 건 우리가 지겠다는 것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북한이 24일 새벽 또 발사체를 쐈다. 북한 매체는 25일 신형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합참전략기획본부장, 국방부 정책실장,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을 지낸 예비역 육군중장 권안도 극동대 초빙교수가 24일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화해 제스처에 방사포로 답한 북한에 단호히 대응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2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북한이 24일 새벽 또 발사체를 쐈다. 북한 매체는 25일 신형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합참전략기획본부장, 국방부 정책실장,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을 지낸 예비역 육군중장 권안도 극동대 초빙교수가 24일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화해 제스처에 방사포로 답한 북한에 단호히 대응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24

- 미국의 한미방위분담금 증액 요구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과거 방위분담금 협상 관련 한국 측 대표로 일해 봤다. 미국이 분담금을 많이 요구한다고 해서 감정적으로 대할 게 아니라, 국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실제 독일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의 분담율이 현저히 낮다. 안보 이익에 대비해서 손실을 따져야 한다. 북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선 미국이 얼마를 요구하기 전에 부담 수준을 결정해서 협상하는 지혜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어떤 전력이 한반도에 필요한지 분석이 우선이다.

또 한국이 추진하는 전시작전권 전환과 국방개혁 콘셉트는 규모는 줄이고 질적으로 높이는 거다. 그걸 하려면 첨단무기를 사와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군전력을 활용해 200조 짜리 물건이 온다면 임대료 형식으로 연 얼마씩 줘야 하지 않느냐는 논리가 나와야 한다. 그게 미국이 필요해서 온 게 아니고 우리가 필요해서 오는 것이니 전향적 접근이 필요하다.

- 전시작전권을 2025년에 전환한다는데.

정치적으로 임기 내에 전시작전권을 전환한다는 건 위험한 생각이다. 세부 체크 리스트를 한미 공동으로 만들어서 하나하나 짚어봐야 한다. 과거 임기를 정했다가 결국 조건이 되면 가져오는 것으로 변경된 경험이 있다. 사실 노무현 참여정부 때 이야기돼서 최초에는 2012년 4월 17일에 가져오기로 했다. 다시 한국군이 준비가 늦어서 2015년 10월로 연기됐다가 다시 원로들의 반대와 국민적 서명으로 인해 시기상조라고 해서 3가지 조건을 냈다. 작전권을 가져온다는 이야기는 미군 입장에서는 지상군 육군은 별로 안 보내고 해군 공군만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피 흘리는 전투를 피할 수 있어 미국은 작전권을 주려고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것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북한 위협이 상당 부분 존재하는 한 그 위협에 대비하는 능력을 갖추기 전까지는 그냥 놔둬야 한다고 본다. 안보는 돌다리 두들기는 심정으로 해야지, 낙관적으로 했다가는 국가의 존폐가 걸릴 수도 있다. 신중해야 한다.

-지소미아 파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경제문제에 안보문제를 희생카드로 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경제는 무너져도 회생할 기회가 있지만, 안보는 한 번 넘어지면 일으켜 세울 수가 없다. 사실 지소미아를 폐기해도 일본의 피해가 크지 않다. 우리 분풀이용밖에 안 된다. 필요하다면 미국이 전략적으로 감시하는 정보를 미일 동맹으로 얼마든지 줄 수가 있다. 명백한 국가 간의 협상은 실리를 따져서 접근해야 한다.

-한반도 안보상황과 관련해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한다.

화해와 대화의 제스처에 대해 북한은 미사일로 답하고 있다. 국민이 안보를 걱정하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무엇이 우리의 국익인가 따져서 풀어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한국군 전력 증강도 이것저것 정치적인 눈치 보지 말고 해야 한다. 평화통일은 그냥 얻어지는 게 아니다.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대비하라’고 했다. ‘자유나 평화는 공짜가 아니다’고 했다. 평화를 가질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 프로세계는 진검 승부라고 한다. 안보나 군사는 그와 비슷하다. 한 번 패하면 재기할 수가 없다. 북한 비핵화나 한반도 군사합의 등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줬으면 한다.

<이 력>

전 합참 전략기획본부장

전 국방부 정책실장

전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

극동대 초빙교수

예비역 육군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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