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을 끼고 있는 북부 마투그로수 주의 한 산에서 불길이 오르고 있다. 드론으로 촬영한 사진으로 거대한 화재의 규모를 확인할 수 있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는 이번 화재를 두고
20일(현지시간)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을 끼고 있는 북부 마투그로수 주의 한 산에서 불길이 오르고 있다. 드론으로 촬영한 사진으로 거대한 화재의 규모를 확인할 수 있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는 이번 화재를 두고 "기록적인 규모"라고 표현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유럽 국가들이 아마존 열대우림의 훼손과 유럽연합(EU)·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자유무역협정(FTA)의 비준을 연계하는 방안을 두고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EU의 양대 축인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해 영국, 스페인 등 주요국들은 아마존 열대우림 화재에 대한 긴급대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이 문제를 EU-메르코수르 FTA 비준과 연계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견해차를 드러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올해 G7(주요 7개국)의 의장국인 프랑스의 메나뷔엘 마크롱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프랑스 대서양 연안도시 비아리츠에서 열리는 G7 정상회담에서 아마존 열대우림 산불 문제를 기후변화의 긴급 과제로 다루겠다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이날 주간 영상 메시지에서 마크롱 대통령에게 지지를 표명하면서 G7 정상들이 아마존 화재 앞에서 “침묵을 지킬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마존 화재에 대한 대응으로 EU-메르코수르 FTA를 비준하지 않겠다는 프랑스의 입장에 대해 메르켈 총리의 대변인은 EU-메르코수르 FTA에 반대하겠다는 마크롱 대통령의 결정은 아마존 화재 문제를 해결하는 적절한 대응이 아니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계속해서 어기고 있다면서 EU-메르코수르 FTA를 비준하지 않겠다는 뜻을 표시했다. 그에 앞서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의 리오 버라드커 총리도 같은 입장을 발표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역시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EU-메르코수르 FTA와 관련, 브라질 정부가 아마존 열대우림이 파괴되도록 두는 한 “비준이 원만하게 이뤄지리라 상상하기 어렵다”며 마크롱 대통령에게 힘을 더했다.

그러나 스페인 정부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우리는 EU-메르코수르 FTA를 막는다는 (프랑스 등의) 견해를 공유하지 않는다”면서 “이 FTA는 두 경제 블록에 막대한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도 이날 비아리츠에 도착해 “글로벌 자유무역이 지금처럼 매우 어려운 시기에 또 하나의 무역협정을 취소하는 것은 나라면 주저할 것 같다”고 말했다.

EU와 메르코수르는 지난 6월 28일 브뤼셀 각료회의에서 FTA 협상을 타결했지만,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에 올해 들어 산불 발생이 급증하고 삼림 훼손도 심해지면서 EU-메르코수르 FTA 비준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한편 ‘지구의 허파’ 아마존을 태우는 산불은 3주째 조금도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22∼23일 이틀 동안에만 1663건의 화재가 새로 발생했다고 AFP통신이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를 인용해 전했다.

이날 이웃 아르헨티나 언론들은 아마존 산불의 연기가 아르헨티나 상공까지 뒤덮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과 이웃한 볼리비아도 대형 산불로 비상이 걸렸다. 동부 산타크루스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은 이미 9539㎢를 삼켰다. 서울 면적의 15배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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