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장은진 기자] 정조 16년(1782년). 공납비리를 숨기려는 관료들의 음모를 짐작한 정조는 최측근에게 사건의 배후를 찾으라는 밀명을 내린다.

그에게 내린 정5품의 벼슬이 바로 찾을 ‘탐(探)’ 바를 ‘정(偵)’, 드러나지 않은 사정을 몰래 살펴 알아내는 일을 하는 사람. 즉, 올바름을 밝혀내라는 탐정(探偵)이었다.

이리하여 왕의 밀명을 수행하는 조선 명탐정이 탄생하게 됐다.

수사 첫날부터 자객의 습격을 받은 탐정 ‘김명민’은 개장수 서필 ‘오달수’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하게 되고, 서필과 함께 사건의 결정적 단서인 각시투구꽃을 찾아 적성으로 향하게 된다.

그곳에서 조선의 상단을 주름잡으며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한객주 ‘한지민’을 만나게 되는데….

<조선명탐정> 원작은 <불멸의 이순신>, <황진이> 원작소설을 집필한 김탁환 작가의 18세기 말 정조치세 배경 젊은 실학자들의 이야기를 추리소설로 녹여낸 ‘백탑파’ 시리즈 중 두 번째 ‘열녀문의 비밀’이다.

탄탄한 원작에 긴장과 재미를 더해 김탁환 작가와 김명민의 만남이 스크린 평정까지 이루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크린을 통해 비취는 배우들의 살아있는 표정이 인상적이다. 배우 가까이서 표정을 담고자 고심, 장남철 촬영감독이 고화질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DSLR 카메라를 부착하고 직접 와이어에 매달렸다는 후문이다. 카메라 렌즈가 2번이나 깨지는 사고가 있었지만 투혼을 발휘한 끝에 생동감 넘치는 추격 장면이 완성됐다.

<캠퍼스 영상가요>, <공포의 쿵쿵따>, <윤도현의 러브레터>, <개그콘서트>, <달려라 울엄마>, <올드미스 다이어리> 등을 맡아 스타PD로 이름을 알린 KBS 김석윤 감독이 두 번째 메가폰을 잡았다. 신선한 탐정추리극에 김 감독 특유의 신선한 코미디가 더해졌다.

무거운 사건과 달리 해결과정은 유쾌하고 발랄하다. 어딘지 허술하고 능글맞은 천방지축 조선 명탐정 김명민의 매력을 빼먹을 수 없다.

요즘 신조어 중에 미친 존재감은, 전체 안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톡톡히 발휘하는 인물에게 네티즌들이 붙이는 찬사표이다. <조선명탐정>의 ‘미친 존재감’ 오달수. 눈치백단 개장수 서필 역을 맡아 그의 존재만으로 웃음이 난다. 또한 모든 사건의 실마리인 상단 주인 한객주의 비밀과 결정적인 연관이 있으니, 색다른 반전이 남아있다.

대규모 상단을 호령하며 각시투구꽃 농장을 둘러싼 수수께끼의 중심에 있지만, 비밀을 감춘 신비의 한객주 역의 맡은 한지민의 변신에도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조선시대’와 ‘탐정’이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요소를 버무려 사극을 즐겨 보지 않았던 사람도 즐길 수 있는 115분간의 퓨전사극.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12세 관람가. 오는 2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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