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천지일보 2019.8.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천지일보 2019.8.21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회견

“사모펀드 공익법인에 기부”

“웅동학원, 국가·공익재단 이전”

채권 포기 등 재산 내던지며

온 가족 한마음 ‘조국 지키기’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여러 의혹에 휩싸인 사모펀드와 웅동학원의 사회환원을 결정했다. 온 가족이 한마음으로 재산을 던지면서도 조 후보자 만큼은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서 물러나지 않게 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조 후보자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적선동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모펀드는 공익법인에 기부하고 웅동학원은 국가나 공익재단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서울대학교와 고려대학교에서 촛불집회가 열리는 등 악화 일로를 달리고 있는 여론을 조금이라도 회복시키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조 후보자는 “최근 저와 가족을 둘러싼 국민들의 따가운 질책을 받고 송구한 마음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몸을 낮추는 겸손함이 부족한 채 살아왔던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아내와 자식 명의의 펀드를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공익법인에 모두 기부해 사회의 혜택을 받지 못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쓰이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조 후보자는 웅동학원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서도 “웅동학원의 이사장인 어머니가 이사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을 비롯해 가족 모두가 웅동학원과 관련된 일체의 직함과 권한을 내려놓겠다고 제게 밝혔다”며 “향후 웅동학원은 개인이 아닌 국가나 공익재단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의, 이사회 개최 등 필요한 조치를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 2019.8.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 2019.8.21

그러면서 “공익재단 등으로 이전 시 저희 가족들이 출연한 재산과 관련해 어떤 권리도 주장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가나 공익재단이 웅동학원을 인수해 항일독립운동 정신을 계승하고, 미래 인재양성에만 온 힘을 쏟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조처를 한 것에 대해 조 후보자는 “국민들의 따가운 질책을 잠시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닌, 진심에서 우러나온 저의 실천”이라며 “모든 가족이 함께 고민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그동안 가진 사람으로서 많은 사회적 혜택을 누려왔다. 그 혜택을 이제 사회로 환원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제가 가진 것을 사회에 나누며 공동체를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계속 고민하고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조 후보자는 “제 진심을 믿어주시고 지켜봐달라. 계속 주위를 돌아보며 하심(下心)의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후보자의 발표 이후 취재진의 질문 공세가 쏟아졌으나, 그는 어떤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곧바로 사무실로 돌아갔다.

이날 조 후보자의 모친 박정숙(81) 웅동학원 이사장도 별도의 입장문을 내고 학교법인을 국가나 공익법인에 넘기고 자신은 학교 운영에 손을 떼겠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21

박 이사장은 “제 남편의 묘지 비석조차 정치 공격에 사용되는 현실을 접하니 기가 막힌다. 그렇지만 열악한 재정상황으로 인한 여러 법적 송사로 국민 여러분께서 의심과 오해를 갖고 계신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저는 며칠 밤잠을 설치고 고민했다. 저희 가족이 웅동학원으로 사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았음을 밝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저희 가족이 학교 운영에서 손을 떼는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조 후보자의 동생 조권씨도 채무변제를 피하기 위해 ‘짜고 치는 위장소송’을 벌였다는 논란에 지난 20일 “웅동학원에 대한 채권 모두를 저와 제 가족 등이 기술신용보증에 부담하고 있는 채무를 변제하는 데 내놓겠다”고 언급했다.

웅동학원이 현재 가진 빚은 100억대에 이른다.

조 후보자의 가족은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 사모투자합자회사’에 조 후보자 가족의 전재산 56억 4000여만원보다 많은 74억 5500만원을 출자를 약정한 것으로 알려져 의혹이 불거졌다. 이들이 실제 투자한 금액은 10억 5000만원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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