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모텔 손님을 살인하고 시신까지 훼손한 혐의로 구속된 장대호(38)가 21일 오후 보강수사를 받기 위해 경기 고양경찰서로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모텔 손님을 살인하고 시신까지 훼손한 혐의로 구속된 장대호(38)가 21일 오후 보강수사를 받기 위해 경기 고양경찰서로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21

“죽을 짓 해서 죽였다” 막말하자 언론 노출 피해 이송

경찰 “장대호, 사이코패스 대신 분노조절장애 가능성”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한강 몸통 시신’ 사건의 피의자 장대호(38)가 검찰로 송치됐다.

사건을 수사하는 경기 고양경찰서는 살인과 사체손괴·유기 혐의로 구속된 장대호의 신병을 23일 오후 1시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으로 인계하고 사건을 송치했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은 장대호의 진술과 흉기 등 증거물을 확보해 현장검증은 생략하기로 했다.

장대호는 검찰로 호송되는 과정에서 차량에 탑승해 건물 내로 이동하면서 언론에 얼굴을 내보이지 않았다.

장대호는 지난 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자신이 일하는 모텔에서 투숙객 A(32)씨를 둔기로 때려 살해하고, 흉기로 시신의 머리와 사지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훼손한 시신을 지난 12일 새벽 전기자전거를 타고 한강 주변을 돌아다니며 버린 혐의도 받는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모텔 손님을 살인하고 시신까지 훼손한 혐의로 구속된 장대호(38)가 21일 오후 보강수사를 받기 위해 경기 고양경찰서로 출석, 질문을 받던 중 취재진을 노려보고 있다. ⓒ천지일보 2019.8.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모텔 손님을 살인하고 시신까지 훼손한 혐의로 구속된 장대호(38)가 21일 오후 보강수사를 받기 위해 경기 고양경찰서로 출석, 질문을 받던 중 취재진을 노려보고 있다. ⓒ천지일보 2019.8.21

경찰 조사에서 장대호는 피해자가 반말하며 시비를 걸고, 숙박비 4만원도 주지 않는 것에 화가 나 이런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지난 21일 신상공개가 결정돼 고양경찰서에서 처음 언론에 얼굴을 드러낸 장대호는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와 유족에게 전혀 미안하지 않다”고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또 “이번 사건은 흉악범이 양아치를 죽인 사건이다. 나쁜 놈이 나쁜 놈을 죽인 사건”이라며 유치장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상대방이 죽을 짓을 했다“고 전혀 반성을 안 한 태도를 유지했다.

장대호의 계속되는 막말에 경찰이 이를 저지하기도 했으나, 장대호는 “왜 말을 못 하게 하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그러면서 “고려 때 김부식의 아들이 정중부의 수염을 태운 사건이 있었는데 정중부가 잊지 않고 무신정변을 일으킨 당일 (그를) 죽였다”며 “남들이 볼 땐 장난으로 수염을 태운 일이지만, 당사자에겐 상대방을 죽일 만큼 큰 원한”이라고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경찰의 프로파일링 분석을 통해 장대호는 반사회적 인격장애인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은 작고, 대신 분노조절장애가 있을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장대호의 범행은 지난 12일 오전 9시 15분쯤 경기도 고양시 한강 마곡철교 부근에서 한강사업본부 직원이 몸통만 있는 시신을 발견하면서 드러났다.

시신 발견 직후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해 1차 소견을 받았으나, 훼손 정도가 심해 피해자의 신원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던 중 지난 16일 오전 10시 48분께 한강 행주대교 남단 500m 지점에서 A씨의 시신 일부로 추정되는 오른팔 부위가 담긴 검은 봉지가 발견됐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모텔 손님을 살인하고 시신까지 훼손한 혐의로 구속된 장대호(38)가 21일 오후 보강수사를 받기 위해 경기 고양경찰서로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모텔 손님을 살인하고 시신까지 훼손한 혐의로 구속된 장대호(38)가 21일 오후 보강수사를 받기 위해 경기 고양경찰서로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21

경찰은 오른손 지문 채취를 통해 피해자의 신원을 확인했고, 이어 지난 17일 오전 10시 45분께 한강 방화대교 남단에서 시신의 머리 부위를 발견했다.

장대호는 피해자의 시신 일부인 몸통 부위가 한강에서 처음 발견되고,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시신 일부가 발견된 시점으로부터 닷새 만인 지난 17일 오전 1시께 경찰에 범행을 자수했다.

이 과정에서 장대호가 자수를 위해 처음 찾은 곳은 서울지방경찰청이었으나, 당시 당직자가 “인근 종로경찰서에 가라”고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경찰이 하마터면 강력범죄자를 그대로 풀어줄 뻔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경찰은 해당 직원을 대기발령하고 징계위원회에 부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유사 사례가 생기지 않도록 재발 방치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장대호는 ‘청담동 주식부자’ 부모 살해 사건의 감다운(34),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의 안인득(42), 전 남편 살인사건의 고유정(36)에 이어 올해 4번째로 신상이 공개된 피의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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