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천지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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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이어 증권사도 검사 

분쟁조정 신청건 현장조사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금융감독원이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S·DLF) 사태와 관련해 23일 우리은행에 대한 합동검사를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이들 상품을 4012억원으로 가장 많이 판 곳이다. DLF와 DLS는 해외금리에 연계된 파생상품으로, 은행에서 DLS에 투자하는 사모펀드 형태로 판매된 게 DLF이고, 증권사에서는 직접 DLS를 판매했다. 금리가 만기까지 일정 구간에 머무르면 연 3.5~4.0%의 수익률을 보장하지만, 최근 영국, 미국, 독일 등의 해외금리가 떨어지면서 이들 상품의 손실률이 악화된 것이다. 특히 독일 10년물 국채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금리 연계상품은 해당 금리가 -0.7% 아래로 내려가면서 원금 전액 손실 구간에 진입했고 예상 손실률은 95.1%에 달한다. 판매잔액 1266억원 중 우리은행이 판매한 DLF(1255억원)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금융당국은 오는 26일부터 IBK투자증권, KB자산운용, 유경PSG자산운용에 대한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IBK투자증권은 독일 국채 10년물 연계 DLS를 발행했으며 KB자산운용, 유경PSG자산운용은 해당 증권사의 DLS 상품을 포트폴리오에 담아 DLF로 구성했다.

금감원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상품 설계·발행 당시 금리 예측을 어떻게 했는지, 내부통제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됐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금감원 분쟁조정국도 오는 26일부터 금감원에 접수된 분쟁조정 신청건을 중심으로 관련 현장 조사를 실시한다. 영업점 불완전 판매에 본부가 원인관계를 제공했는지 보고 영업점 조사에도 나설 계획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2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업무협약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태에 대해 “금융회사가 수익 창출을 위해서 고객에게 위험을 전가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에 대한 신뢰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볼 수 있으며 앞으로 이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면서 “향후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따른 투자자 손실 확대 가능성에 대해서 꼼꼼히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윤 원장은 지난 20일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비공개 조찬 회동을 갖고 DLS·DLF와 관련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금융소비자연맹과 키코공동대책위원회는 23일 DLS 사태와 관련해 우리은행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DLS 사태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은행 본점 투자상품부의 안일한 대처”라며 “4~5월에는 전 세계 금리가 하락세를 보였음에도 여전히 금리가 일정 수준 이상이 돼야 수익이 발생하는 상품을 만들어 판 은행의 판단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선 해당 상품의 만기가 9~11월로 예정된 우리은행을 대상으로 소송을 진행한 뒤 하나은행에 대한 추가 고발에 나설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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