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2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23

[천지일보=임문식, 명승일 기자] 국회 외통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소속 윤상현 의원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파기에 대해 23일 “한미 안보동맹에 대한 고민, 우방국과의 경제적․군사적․외교적 연대에 대한 고민이 있었어야 한다”며 “그러나 청와대의 결정에는 그 어떤 고민도 보이지 않는다. 이건 ‘선택’이 아니라 ‘사고(事故)’”라고 지적했다.

윤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을 구하기 위해 지소미아를 버린 것으로밖에는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총체적 국정난맥으로 인한 정치적 위기를 ‘반일 전면전’을 벌여 모면하려 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리고 그 우려가 현실이 돼가고 있다. 정파적 이익을 위해 국가안보가 버려지고 있다”며 이같이 비난했다.

윤 위원장은 “일본 정부의 잘못된 결정에 대해 그 가벼움을 준엄하게 꾸짖고, 당당하게 요구하며, 차분하게 대처해야 대한민국다운 외교라고 할 수 있다”며 “정치와 상관없는 안보 문제를 이용해 일본 정부에 보복하면, 정치와 상관없는 경제를 끌어들여 정치적 보복을 한 일본 정부와 다를 게 무엇인가”라고 질타했다.

이어 “지소미아 파기는 한·일 간 군사 협력 단절에서 끝나지 않는다. 한·미·일 안보협력체계의 한 축이 사라지는 것”이라며 “그간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지켜온 한·미·일 협력망이 이렇게 허망하게 뚫리고 훼손되는 것을 지켜보며 과연 누가 크게 웃고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윤 위원장은 “미국은 이제 한국을 굳건한 혈맹에서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로 의심할 수밖에 없게 됐다. 한미동맹은 빠르게 깨져나갈 위험이 커졌다”며 “한·미·일 세 나라는 세 개의 솥발처럼 정립(鼎立)한 강력한 힘으로 아시아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해 왔다. 그래서 ‘3각 안보협력체계’라고 한다. 이 세 발 중 하나를 부러뜨리면 솥은 쓰러진다”고 우려했다.

이어 “북한은 그간 한국을 한·미·일 3각 안보협력체계에서 이탈시키기 위해 온갖 공작을 다해왔다. 그리고 그 결과가 이렇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또 가뜩이나 출구가 없는 우리나라의 외교적 고립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안보 태세에 미칠 위험이 커짐은 물론 그보다 먼저 경제에 폭풍이 닥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이건 잘못 벌인 사고다. 청와대에 재고와 철회를 요구한다. 협정은 지금도 유효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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