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속으로] 10월 월드컵 예선 평양 남북경기, 남북한 대화의 문 열까
[스포츠 속으로] 10월 월드컵 예선 평양 남북경기, 남북한 대화의 문 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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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남북한에서 민족의 동질감을 확인시키는 스포츠종목으로 축구만한 게 없다. 축구가 많은 기념비적인 성과를 올리며 민족의 가슴을 뜨겁게 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아시아 국가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8강에 진출했고, 한국은 1983년 멕시코 청소년 세계대회 4강 진출에 성공한 데 이어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 기적을 이루어냈다. 그동안 남북 스포츠 교류에서 축구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것도 남북한에 깊게 자리 잡은 축구 문화에 대한 뿌리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미 일제시대부터 서울과 평양을 오가는 경평 축구전을 갖고 일제에 대한 압박에 대한 저항심을 키우고 지역 도시 간 선의의 경쟁을 했었다. 해방 이후 이념과 체제를 달리한 남북한에서 축구는 가장 인기 있는 종목으로 자리를 차지했으며 각종 국제대회에서 남북한은 축구에서 뜨거운 승부를 연출했다. 1970~80년대 남북한 축구경기에서 ‘이기면 영웅, 지면 역적’이 됐던 적에 지나친 승부욕으로 남북한 청소년 축구 선수들 사이에 몸싸움과 욕설이 오가기도 했다.

지난 1990년 남북한은 베이징 아시안게임 직후 평양과 서울에서 통일 축구 한마당을 가졌다. 분단이후 양국 선수단이 처음으로 남북한을 왕래한 통일 축구 한마당은 분단의 아픔을 딛고 통일을 위한 디딤돌로서 한민족의 염원을 담는 역사적인 사건으로 평가받았다.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북한의 참가와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이후 급진전을 보였던 남북한이 현재의 교착상태를 해결하기 위해선 축구가 대화의 문을 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최근 정계, 체육계 등에서 나오고 있는 것은 축구 민족주의의 정서가 지배적인 오랜 남북한 스포츠 문화를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SBS TV는 우리 정부가 오는 10월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리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한국과 북한 경기에 붉은 악마 응원단 수백명을 보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베이징에 기반을 두고 있는 북한 전문여행사 ‘고려투어스’는 10월 14일~19일까지 월드컵 예선전을 포함한 북한을 관광하는 패키지상품을 1인당 1149유로(약 152만원)에 선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붉은 악마 응원단 방북 계획에 대해 우리 문화관광부 당국자는 “사실과 다르다. 대한축구협회가 국제축구연맹이나 아시아축구연맹 등의 국제경기관례나 절차에 따라 처리할 사안”이라고 부인했고, 북한 여행사는 “이번 예선전이 평양에서 열릴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제3국에서 열릴 가능성이 있어 경기 장소는 미확정 상태”라고 밝혔다.

현재 정세상 남북한이 평양 남북한 월드컵 예선전을 남북 대화의 기폭제로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광복 74주년을 맞아 경축사를 통해 “2032년 서울․평양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2045년 광복 100주년까지는 평화와 통일로 하나된 나라로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도록 기반을 단단히 다지겠다”라고 자신의 한반도 구상을 밝히며 북한과의 적극적인 교류의지를 희망했다. 북한은 지난 6월 30일 판문점 남북미 정상 회동이후 남한의 한미 군사훈련 등을 이유로 내세워 남한을 비방하고 있지만 한미 훈련이 끝난 9월 이후에는 평화프로세스에 다시 나설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남북한 축구가 10월 평양에서 월드컵 아시안 지역 예선전을 통해 남북한 긴장관계를 원만하게 만들고 민족의 미래에 밝은 희망을 만드는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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