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무는 시] 이슬방울 돋보기로 들여다보니-정순영
[마음이 머무는 시] 이슬방울 돋보기로 들여다보니-정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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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방울 돋보기로 들여다보니

정순영

창틀에 맺힌 이슬방울 돋보기로
진초록 물결치는 건넛산 숲을 들여다보니
산새처럼
둥지 앞 나뭇가지에 부리를 닦고
아침을 노래하는
가난한 시인의 모습이 보이네
하늘처럼 해맑은 시인의 눈동자 속에
날개 푸득거려 훨훨 날아갈
천국이 보이네.

[시평]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고 이제 막 밝아오고 있는 세상을 바라다본다. 지난밤부터 맺히기 시작한 해맑은 이슬방울들이 나뭇가지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이러한 이슬방울들로 인하여 아침의 풍경이 더욱 싱그러운 분위기를 지니게 된다.

이슬방울은 둥글게 물이 포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때때로 마치 볼록 렌즈, 곧 돋보기와 같은 기능을 하기도 한다. 아침 이슬방울에 비추는 앞산의 진초록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보일까. 볼록 렌즈 속에 둥글게 펼쳐진 진초록의 산 모양, 그 위를 지지배배 지저귀며 날아다니는 작은 산새 한 마리. 마치 짙푸른 볼록 렌즈 안에 담기어 더욱 밝고 선명하게 보인다.

짙푸른 자유 속에서 날아다니는 아침 산새를 보면, 마치 아침을 노래하는 가난한 시인의 모습과도 같이 보인다. 순진무구하게 둥지 앞 나뭇가지에 부리를 닦고는,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노래를 하는 산새. 하늘처럼 해맑은 시인의 눈동자 속에 비친, 날개 푸득거리며 훨훨 날아가는 산새, 저 산새의 해맑은 눈에는 아마도 천국이 보이리라. 천국이 보이는 아침은 그 누구에게나 행복하지 않겠는가.

윤석산(尹錫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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