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영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이 2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2분기 가계동향조사 소득부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박상영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이 2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2분기 가계동향조사 소득부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상·하위 20% 격차, 동분기 기준 역대 최대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올해 2분기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사이의 소득 격차가 2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로 벌어졌다.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에 따르면 2019년 2분기 가구원 2인 이상 일반 가구의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30배로 전년 2분기(5.23배)보다 악화했다.

2분기 기준으로는 집계를 시작한 2003년 이래 최고치다. 원인에 대해서는 경기 부진 등으로 저소득층의 소득은 제자리걸음을 했지만, 고소득층의 소득은 임금 상승 등에 힘입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2분기에 저소득층의 소득이 1년 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정부의 정책 효과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5분위 배율은 소득 5분위(소득 상위 20%) 가구원 1인이 누리는 소득(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을 1분위(소득 하위 20%) 가구원 1인이 누리는 소득으로 나눈 것으로, 그 값이 클수록 소득분배가 불균등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1분위와 5분위의 격차가 2분기 기준 역대 최대로 벌어진 것은 1분위의 명목 소득은 그대로였다. 반면 5분위 소득은 작년 2분기보다 3.2%나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박상영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소득분배 악화 배경에 대해 “1분위의 소득 감소세가 멈춘 것은 긍정적인 요인이나, 다른 분위처럼 뚜렷한 증가로까지 개선이 나타나지 않는 데 원인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2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열린 통계청 2분기 가계동향조사 소득부문 결과 브리핑에서 한 참석자가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열린 통계청 2분기 가계동향조사 소득부문 결과 브리핑에서 한 참석자가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그나마 1분위 소득 감소세가 멈춰 선 것은 정부의 정책효과 때문으로 분석됐다. 정부가 지급한 아동수당과 실업급여 같은 사회수혜금,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의 효과가 근로소득의 감소(-15.3%)를 상쇄한 것이다.

실제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으로 1분위의 공적 이전소득은 2분기에 33.5%나 늘었다. 특히 2분기 정부의 정책에 의한 소득 개선 효과는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하지만 정부의 각종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간의 소득 격차가 최악을 기록한 데 대해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여전히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기존에 2(소득 하위 20∼40%)·3분위(소득 상위 40∼60%)에 속했던 가구가 경기 부진 등으로 소득이 줄면서 1분위로 떨어진 것이다. 통계청은 2분기에 1분위 사업소득이 15.8% 증가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양호한 근로자들이 2분위로 올라가며 1분위의 근로소득이 15.3%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실제로 전국 가구의 소득 5분위별 근로자가구와 근로자 외 가구 분포를 보더라도 1분위의 근로자가구 비중은 작년 2분기 32.6%에서 올 2분기 29.8%로 크게 줄고, 자영업자가 속한 근로자 외 가구는 같은 기간 67.4%에서 70.2%로 크게 늘었다.

가구 이전 현상에는 경기 둔화에 따른 자영업 부진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 전체 가구의 사업소득은 1.8% 줄어들며 작년 4분기(-3.4%)와 올 1분기(-1.4%)에 이어 3분기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사업소득이 3분기 연속 감소한 것은 역대 최장인 2014년 4분기부터 2015년 3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감소 이후 처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하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 중인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여전히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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