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날 고노다로 일본 외무상을 포함해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출처: 외교부) ⓒ천지일보 2019.8.21
21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날 고노다로 일본 외무상을 포함해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출처: 외교부) ⓒ천지일보 2019.8.21

강경화 “한중일, 자유롭고 공정한 다자무역 번영 이뤄”

왕이 “3국, 상호 신뢰·협력해야… 자유무역 수호” 공감

오후엔 한일 양자회담… 전문가 “양보안 없으면 타협 어려워”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한중일 외교장관이 21일 오전 중국 베이징에서 만나 3국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한일 외교회담에서는 상호 입장 차이만 확인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21일 오전 베이징 구베이수이전에서 강경화 외교부장과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고노다로 일본 외무상은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를 갖고 3국 협력 강화에 공감했다.

왕이 국무위원은 모두 발언에서 “한중일 3국 협력이 원만하고 조화롭게 발전해왔기에 신뢰와 협력에 기초해야 하며 허심탄회한 대화로 신뢰를 진전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3국 간 갈등은 건설적 태도로 풀고 대화와 협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양자 간 갈등이 3국 협력에 영향을 끼쳐선 안 된다. 새로운 협력의 기회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일 간 역사 문제로 일본이 한국에 대해 수출보복조치를 취한 것을 겨냥해 지적한 것으로 분석된다.

왕이 국무위원은 또한 “중국은 한국과 일본과 협력을 넓혀나가고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의 원칙을 수호할 것”이라며 “양국 외교장관과 의견 교환해 올 연말 8차 정상회의 준비를 잘할 것이다”고 말했다.

강경화 장관은 “3국은 자유롭고 공정한, 규범에 기반한 다자무역에 번영을 이뤄왔다”며 “이 같은 자유로운 원칙에 기반해 협력을 기대한다”고 답했다. 강 장관은 이어 “양자 관계에 영향을 받지 않고, 흔들림 없이 3국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또 환경과 재난관리, 보건복지 등을 언급하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협력 사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 발 미세먼지 문제 등에 대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강 장관은 이어 “역내-역외 문제에 기여해야 하며, 한반도 평화와 자유무역 공고화에 기여해야 한다”며 “이번 회의 통해 3국의 당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또한 한일 간 갈등 문제에 대해 지적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고노 외무상은 “3국은 세계 경제의 20%를 차지한다”며 “세계 번영에도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3국의 각 양자 관계가 3국 관계와 협력의 발판”이라며 “양자 관계의 어려움 속에서도 3국 협력 멈추지 말아야 하고, 3국 차세대 교류 사업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한중일 3국 외교장관 회의는 지난 2016년 8월 이후 3년 만에 이뤄졌다. 이와 맞물려 한중일 정상회담도 연내에 개최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고노다로 일본 외무상이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이동하고 있다. (출처: 중국 외교부) 2019.8.21
21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고노다로 일본 외무상이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이동하고 있다. (출처: 중국 외교부) 2019.8.21

이날 오후에는 한중일 회의 계기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열린다. 한일 간 일본의 수출보복 문제 등에 대해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일본의 수출보복에 대항해 오는 24일 연장 여부가 결정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에 대해서도 언급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의 외교회담을 통해서 한일 간 갈등이 봉합될지 확전될지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는 이번 회담에서 어느 한쪽이 양보를 하지 않는 한 입장 차이만 확인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전공 교수는 지난 19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21일 한중일 및 한일 외교장관 회담과 향후 한일 차관급 회담 등이 있어서 외교적 창구는 열려 있지만, 해법을 찾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서로 탐색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교수는 “한일 간 숨 고르기를 하고 있어서 추가 보복 조치 등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한국이 지소미아를 파기할 경우 일본은 추가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소미아는 한미일 동맹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내면 미국도 일본도 환영할 것이고 일본과도 대화 접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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