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교가 사면초가(四面楚歌)를 맞고 있다. 과거 외교정책에서 미국·일본·중국과의 관계가 원만하게 이뤄져 외교상의 여러 사안들이 순항했지만 지금은 마치 적들에게 둘러싸인 상태와 같이 누구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을 수 없는 고립된 상태에 빠져들었다. 과거사 문제 등이 재발돼 현재 일본과의 관계가 최악의 사태를 만났고, 갈등을 빚고 있는 미중무역 전쟁의 와중에서 어느 한 쪽을 일방 두둔할 수 없는 게 한국의 입장이다. 또한 미국과는 돈독한 동맹국이라 해도 안보 부담금 협상과 통상 분야에서는 여전히 상대하기가 버거운 나라다.

지금과 같이 안보, 통상 등 국제상의 여러 문제가 동시에 발생됐을 때, 외교 능력으로 해결하는 게 상례였지만 강경화 외교 체제에서 기대하기 어렵다.

국내외 외교통 인사나 야당에서는 현재 외교 정책에 대한 무능을 질타하기도 하는바, 지난 2017년 6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취임한 이후 외교상 난맥상은 여러 군데에서 나타났다. 소소한 문제이긴 해도 외교상 대통령의 의전 문제부터 시작해 스페인과의 차관급 회담에서 구겨진 태극기 사건, 체코를 체코슬로바키아라고 표기한 것 등 국제적 망신을 당한 것이 한두 가지 사례가 아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강경화가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선정됐을 때만 해도 첫 여성 외교부 장관이고 국제기구에서 노하우가 많은 경험으로 강 장관에 대한 기대가 컸다. 여당에서는 한반도 정세가 어려운 상황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4강 외교를 보다 효과적이고 창의적으로 풀어갈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을 갖춘 검증된 인사’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2년여 재임하는 동안 뚜렷한 외교적 성과 없이 한일관계의 악화 등 현안 문제들이 얽히고설킨 상태다.

정부부처 장관은 국가를 운영하는 핵심 자리여서 전문성, 리더십이 뛰어나야하지만 특히 외교부 장관은 그 조건 위에 국제정세를 파악하는 능력, 조직시스템을 외교 운용에 맞춰 외교적으로 대한민국이 안정, 성장해야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렇지만 외교상 현안 처리에서 뒤탈을 남기고 국제적으로 고립되는 사례를 남겼고, 얼마 전에는 사실과 다른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방한설을 흘려 망신당했던 적도 있다. 강경화 체제의 외교부가 국제정세에 대한 대응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상황에서 강 장관의 외교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한중일 외교장관 회동인바, 그간의 외교적 무능 평가를 떨치고 3국 외교를 통해 꼬인 난제를 잘 풀어 올해 말 베이징에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를 과연 성사시킬 수 있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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