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평론] 나라경제 불통(不通) 혈이 제대로 뚫려야
[아침평론] 나라경제 불통(不通) 혈이 제대로 뚫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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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라곤 논설실장/시인

강대국 미국은 대통령선거에서 언제나 경제가 큰 이슈였고, 실현 가능한 좋은 경제정책을 공약으로 내걸어 당선된 대통령이 많았다. 39대 지미 카터 대통령이 재임기간 중 인기를 끌어 재선에 도전했으나 당시 미국 전역에서 고조된 경제 위기에 휩쓸려 재선에 실패하였을 뿐 아니라 지지율에 있어서도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낮은 24%를 보였다. 41대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의 경우도 당시 걸프전 승리의 영향을 받아 지지율이 89%에 달하면서 재집권이 무난하게 예상됐지만 실업률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민주당 빌 클린턴 후보에게 패배하고 말았다.

42대 빌 클린턴 대통령은 후보 시절 경제 이슈를 멋지게 부각시키면서 단숨에 미국사회를 술렁거리게 만들었다. 그가 내건 대선에서의 공약은 경제정책에 주안점을 두었고, 경제 슬로건 하나로 대통령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우리에게도 익숙하며, 지금도 널리 회자되는 슬로건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 이 말을 통해 공화당에서 민주당 정권으로 탈바꿈했으며 임기 내내 경제정책에 집중한 결과로 재선에 성공해 8년간 집권했던 것이다.

부자나라인 미국이 대선에서 각 후보들이 경제를 주안시하는 까닭은 역대 대선에서 경제 침체기에 빠졌을 때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이 드물었다는 사실이다. 역대 단 한 사람인 25대 윌리엄 매킨리 대통령이 그 주인공이다. 이처럼 ‘경제를 망치면 정권을 뺏긴다’는 것이 사회 고정관념처럼 굳어버린 미국사회의 일반화된 분위기다. 그런 국가적·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45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재집권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대선 유세가 시작돼 지역 유세를 다니면서 그는 현재 미국 경제가 “세계에서 가장 활황”이라고 말하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바 그 말따나 몇 년 전부터 미국의 경기는 호황기를 맞고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미국 경제를 가늠하는 각종 경기 지표에서 흐름이 매우 좋다. 6월 실업률이 3.7%로 완전고용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비교적 취약한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전년 7만 2000개보다 3배 많은 22만 4000개 늘어나는 등 전반적으로 양호한 편이다. 그래서인지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를 다니면서 경제적 치적을 앞세우는 게 단골 메뉴인바, 자신이 당선된 이후 미국 내 수 천 가지 지표가 상승했고, 지금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경제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영인 출신이라서 국가정책에서 경제원칙을 철저히 따진다. 국제질서에 반하지 않는 한 자국이익주의다. 모든 부는 미국에서 확대재생산하는 모든 부분에서 미국시민이 그 부(富)와 편익을 누려야한다는 주장이니 출신 성향대로 철저한 장사꾼이 아닐 수 없다. 하기야 한 나라의 대통령이 국민을 잘 살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인데, 아무리 정치적으로 잘하고 사회적으로 뛰어난 성과물을 보였어도 국민 삶이 팍팍하다면 그것은 실패인 것이다.

미국의 6월 실업률이 3.7%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7월 실업률 3.8%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미국은 취업 희망하는 자들이 전원 고용되는 완전고용 상태지만 우리 실정은 그와는 사뭇 다르다. 경제 기초가 튼튼한 사회적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니가 생각해본다. 우리사회에서 오랫동안 경제 침체기를 맞고 있고 특히 내수경기가 계속 악화되다보니 만나는 사람들 마다 “경제” “경제”를 외친다. 주변의 사업하는 사람들도 “마지못해 계속 사업장을 하고 있지만 정말 힘들다”는 말을 입에 달고 있고, 일찍이 춘궁기를 경험했던 노인들도 요즘처럼 살기 어려운 시절이 있었을까 과거 “보릿고개가 생각난다”는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다.

경제가 국내외적 영향이 크지만 미국, 중국 등에서는 경제 호황기를 누린다는데 우리사회 전반에서 체험하는 국내 경기는 참으로 어렵다. 역대 정부가 경제정책을 써왔고,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3년 내내 경제정책에 올인했지만 가시적 성과는커녕 가게, 기업들이 모두 “힘들다”고 하소연하고 심지어 “목구멍이 포도청이다”는 말까지 스스럼없이 하는 형편이다. 우리 속담에 있는 그 말은 먹고살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의미가 아닌가. 경제적 난국이라 할 수 있는 시기에도 국고(國庫)만 쌓이고 있다는 아이러니(?)가 어둠처럼 지배한다.

이처럼 가게, 기업 등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은 정부의 경제 정책을 탓하기도 한다. 문재인 정부가 3년간 집중한 경제정책의 효과가 지금쯤이면 나타나야하건만 경제가 잘 풀리고 좋은 세상 왔다는 소리듣기가 백년하청이다. 그러한 힘듦이 상시화되는 심상찮은 지금의 사회분위기 속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 경축사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용어가 ‘경제’라는 용어인바 평화가 경제를 견인하든, 경제가 평화를 유지케 하든 나라경제 불통의 혈이 제대로 뚫려 국민 누구든 경제적 고통에 흔들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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