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박물관에 비치된 '비차' 모습. (제공: 진주시) ⓒ천지일보 2019.8.19
항공우주박물관에 비치된 '비차' 모습. (제공: 진주시) ⓒ천지일보 2019.8.19

오는 2022년 복원 완료 목표

라이트 형제 비행보다 300년 앞서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임진왜란 당시 성이 왜군에게 포위당했을 때, 비차를 타고 성내로 날아 들어가 성주를 태워 30리(12㎞) 밖으로 구해냈다.’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 신경준의 여암유고, 권덕규의 조선어문경위 등의 문헌에 따르면 비밀병기 비차(飛車)는 일본군이 침략 작전을 전개하는데 곤욕을 치르게 했다. 당시 진주성이 왜적들에게 포위되자 비차를 통해 사람을 구해내고 군수물자를 수송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비차(飛車)는 ‘하늘을 나는 수레’라는 의미로 진주성의 화약군관이었던 정평구(1566~1624)가 만든 비행체로 알려졌다. 1592년경 탄생한 비차는 라이트 형제의 초기 비행보다도 300여년이나 앞서 ‘세계 최초의 비행기’라는 칭호도 있다. 하지만 실물이 남아있지 않고 설계도마저 없어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소중한 문화관광유산의 복원을 위해 항공분야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진주시는 19일 오후 4시 30분 시청 5층 상황실에서 비차 복원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위원 위촉식과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진주시가 19일 오후 4시 30분 시청 5층 상황실에서 비차 복원 추진위원회를 발족한 가운데 조규일 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제공: 진주시) ⓒ천지일보 2019.8.19
진주시가 19일 오후 4시 30분 시청 5층 상황실에서 비차 복원 추진위원회를 발족한 가운데 조규일 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제공: 진주시) ⓒ천지일보 2019.8.19

복원 추진위원회는 ▲비차 제작 경험이 있는 윤광준 건국대학교 교수와 고원태·이봉섭 연구가 ▲비차에 관한 책을 집필한 김동민 작가 ▲국방과학연구소 본부장 등을 역임한 조태환 경상대학교 석좌교수 ▲한국항공철도조사위원장으로 재직 중이며 신기전 복원 경험이 있는 채연석 박사 ▲국방과학연구소 비행제어실장 등을 역임한 김병수 경상대학교 교수 등 해당분야 최고의 전문가들로 구성했다.

이날 추진위 발족에 이어 위원들은 회의를 열어 비차의 비행원리, 실제 비행 가능성을 비행·항공·구조 역학적으로 분석하는 등 전문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또 그동안 비차를 직접 제작해본 경험, 비차를 연구한 내용 등에 대해 발표하고, 형상설계를 통해 비차의 형상을 디자인화했다.

시는 현재 문헌조사를 마친 상태로 올해 확보된 실시설계비 5000만원의 예산 등을 통해 복원사업을 추진한다. 복원 시기는 실제 비행 가능여부를 확인하는 모의비행 등을 거쳐 오는 2022년을 목표로 한다.

복원을 마치는 대로 시는 비차를 활용해 캐릭터 제작, 공원조성, 비차 날리기 대회, 뮤지컬 제작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할 방침이다.

조규일 시장은 “우리 조상의 탁월한 항공기술로 만들어졌던 비차의 복원은 우주항공산업의 메카로 성장하고 있는 진주에 꼭 맞는 사업”이라며 “비차를 활용한 교육·체험·관광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지혜, 경험을 모아주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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