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대규모 원금손실과 관련해 실태조사를 마쳤고, 곧 해당 상품들을 많이 판매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대해 이르면 이번주 중 검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사진은 서울의 한 빌딩 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ATM 기기 (출처: 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대규모 원금손실과 관련해 실태조사를 마쳤고, 곧 해당 상품들을 많이 판매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대해 이르면 이번주 중 검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사진은 서울의 한 빌딩 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ATM 기기 (출처: 연합뉴스)

 

개인투자자 3654명이 7326억원 투자
최악의 경우 원금 모두 날릴 위험
금감원 곧 합동조사 착수
세계경제 둔화 속 대량판매 문제 소지 판단
우리·하나은행 가장 많이 팔아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금융감독원은 최근 급격한 수익률 악화로 논란이 되고 있는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상품인 ‘DLF, DLS’와 대한 실태조사 결과 개인투자자 약 3600명의 투자금 7300억원이 물려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19일 발표했다.

DLF(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와 DLS(금리연계 파생결합증권)는 주요 해외금리에 연계된 파생상품이다. 은행에서 DLS에 투자하는 사모펀드 형태로 판매된 게 DLF다. 증권사에서는 직접 DLS를 판매했다.

이들 상품은 금리가 만기까지 일정 구간에 머무르면 연 3.5%∼4.0%의 수익률을 보장한다. 다만 기준치 아래로 내려가면 손실구간에 진입, 최악의 경우는 원금을 모두 날릴 위험이 있다. 따라서 이 상품들의 지표 금리가 현 수준에서 이어진다고 가정할 경우 원금의 절반 이상 손실이 예상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들 상품의 판매잔액은 지난 7일 기준으로 8224억원이다. 개인투자자 3654명이 7326억원어치를, 법인 188곳이 898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개인투자자로는 1인당 약 2억원꼴로 사들인 셈이다.

이들 상품은 우리은행이 4012억원으로 가장 많이 팔았고, 뒤를 이어 하나은행이 3876억원을 팔았다. 그 외에 국민은행이 252억원, 유안타증권 50억원, 미래에셋대우 13억원, NH투자증권이 11억원을 각각 팔았다.

국내 금융회사 주요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DLS) 판매 현황 그래픽 (출처: 뉴시스)
국내 금융회사 주요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DLS) 판매 현황 그래픽 (출처: 뉴시스)

8224억원 중 영국 CMS(파운드화 이자율스와프) 7년물 및 미국 CMS(달러화 이자율스와프) 5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연동하는 상품이 6958억원이다.

하지만 영국·미국의 CMS 금리가 하락하면서 이 가운데 5973억원(총액의 85.8%)이 손실구간에 진입했고, 현재 금리가 만기까지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예상 손실률은 절반이 넘는 56.2%다. 곧 만기까지 금리가 반등하지 않는 한 손실은 불가피하다. 여기서 다가 아니라 금리가 더 내리면 손실률이 높아지는데 만기 때 두 기초자산 중 하나라도 0%가 되면 원금 전액 손실(수익률 -100.0%)이고, 만기 쿠폰을 받으면 수익률이 -96.5%다.

독일 10년물 국채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금리 연계상품 판매잔액은 1266억원 수준으로 이미 해당 금리가 -0.7% 아래로 내려가면서 원금 전액 손실 구간에 진입했고, 예상 손실률은 95.1%다. 이 상품의 만기는 올해 9∼11월에 돌아오는데, 1266억원 중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1255억원이 우리은행에서 판매된 DLF다.

금감원은 이들 상품의 만기가 아직 돌아오지 않아 손실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최근 글로벌 시장을 감안하면 대규모 손실이 사실상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세계경제 둔화 분위기에서도 개인투자자들에게 대량으로 판매된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보고 해당 상품을 설계한 증권사, 판매한 은행, 상품 운용사 등을 이달 중 합동 검사할 예정이다.

대규모 손실이 우려되자 금감원에는 불완전판매를 주장하는 분쟁조정 신청 29건이 접수된 상태다. 금감원은 현장조사 결과 등을 통해 불완전판매가 확인될 경우 법률 검토, 판례 및 분쟁조정 사례 등을 참고해 조정을 신속히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감독원(금감원) ⓒ천지일보 2019.7.16
금융감독원(금감원) ⓒ천지일보 2019.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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