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늦게 빅토리아공원에서 나온 홍콩 시민들이 우산 부대를 형성하며 도심 쪽으로 행진하고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18일 오후 늦게 빅토리아공원에서 나온 홍콩 시민들이 우산 부대를 형성하며 도심 쪽으로 행진하고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18일 열린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집회가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 없이 평화적으로 마무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시위가 마지막까지 평화적으로 끝날 경우 중국의 무력개입 명분이 사라지는 만큼 시위 정국이 다소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위를 주관한 홍콩 ‘민간인권전선’은 ‘검은 폭력과 경찰의 난동을 멈춰라’라는 주제로 11주째 주말 대규모 집회를 빅토리아 공원에서 열었다.

조직위는 이날 300만명의 시민의 참여를 당부했으나 비가 하루 종일 내린데다, 빅토리아 공원 수용 인원이 적어 100만명 선에는 못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집회가 열린 공원 중앙에는 1989년 6월 대규모 민주화 시위가 벌어졌던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 세워져 민주주의를 열망하던 100만 중국 시위대의 상징이 됐던 ‘민주 여신상’이 홍콩인의 현재 상황을 보여주는 노란 헬멧과 방독면을 착용한 채 세워져 있었다.

조직위는 이날 시민들에게 평화 시위를 당부했다.

이날 홍콩 정부는 폭력 시위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력히 경고하기도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홍콩 정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법을 안중에 두지 않는 폭력 시위자들을 법에 따라 응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홍콩은 원래 매우 안전한 도시로, 2018년 전체 범죄는 1970년 이래 가장 적었다”라며 “그러나 불행스럽게도 지난 두 달여 간 진행된 시위와 집회로 인해 과격 및 폭력 분자들이 경찰 방어선을 뚫고 무기로 공격해 현재까지 경찰서가 75차례 습격당하고 180여명의 경찰이 다쳤다”고 지적했다.

18일 오후 늦게 빅토리아공원에서 나온 홍콩 시민들이 우산 부대를 형성하며 도심 쪽으로 행진하고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18일 오후 늦게 빅토리아공원에서 나온 홍콩 시민들이 우산 부대를 형성하며 도심 쪽으로 행진하고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이날 마지막까지 집회가 평화적으로 끝난다면 홍콩의 송환법 반대 주말 시위는 4주 만에 처음으로 평화 시위에 성공하는 것이다.

지난 6월 초부터 시작된 송환법 반대 주말 시위는 특히 지난달부터 일부 시위대가 경찰과 극렬하게 충돌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 주말 시위에서는 시위 참가자 한명이 경찰의 빈백건(알갱이가 든 주머니탄)에 맞아 오른쪽 눈이 실명 위기에 처했고, 이에 반발한 시위대가 12일부터 이틀간 홍콩국제공항 점거 시위에 나서 공항이 전면 폐쇄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중국이 홍콩 사태에 무력 개입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졌다. 이날 중국 인민해방군 산하 무장경찰도 홍콩 경계에서 10분거리까지 전진 배치돼 홍콩 진입에 대한 우려 속 집회가 진행됐다.

그러나 빅토리아 공원 집회 후 밤 행진에서 수백명의 젊은층 시위대가 입법원 쪽으로 향하고 경찰도 중앙정부 연락사무소 앞에 배치돼 있어 돌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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