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천지일보 2019.8.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천지일보 2019.8.9

분열 전 호남정당 자처… 이제는 경쟁해야

탈당 명분·시기 등 각자 입장 내세워 설전

최근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로도 날선 공방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민주평화당과 평화당에서 탈당한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연대)’가 갈라선 이후에도 티격태격하고 있다.

평화당의 분열을 기점으로 야권 정계 개편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양측의 설전이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분열 전 평화당은 호남 정당임을 자처하며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일대일 대결 구도를 형성해 승리하겠다는 전략이었는데 이제는 이를 놓고 두 세력이 경쟁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특히 대안정치연대를 주축으로 한 제3지대 신당이 호남을 기반으로 꾸려진다면 양측의 공방은 더 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동영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유성엽·박지원 의원이 이끄는 비당권파(대안정치연대)는 당 진로와 정동영 대표 등 지도부 거취를 놓고 사사건건 대립하다 최근 비당권파 10여명이 탈당계를 제출하면서 정 대표와 갈라섰다.

그간 대안정치 연대는 정 대표 퇴진 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 제3지대로 함께 나아가자고 당권파를 설득해 왔다. 하지만 당권파는 정 대표 체제하에 당내 신당추진기구를 통해 제3지대를 모색하자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9

양측 간 신경전은 대안정치가 탈당을 선언한 지난 8일에도 여전했다.

정 대표 등 당권파는 대안정치를 향해 “탈당에 명분이 없다. 당권 투쟁일 뿐이”라고 격하시켰으며 “결국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쏘아 붙였다.

이에 맞서 유성엽 임시대표 등 대안정치연대는 “정 대표가 애매한 정치노선을 내세워 민주당 2중대를 벗어나지 못했다”면서 “나아가 태극기부대보다 못한 지지율을 보이는데 이보다 더한 명분이 필요한지 묻고 싶다”고 강변했다.

이들은 탈당 시기와 관련해서도 설전을 주고받았다.

대안정치연대는 당초 이달 12일 탈당할 계획이었으나 16일 탈당계를 처리키로 했다. 12일 탈당하게 되면 매해 2·5·8·11월 15일에 지급되는 정당보조금의 규모(6억4000만원 상당)가 현격히 줄어들어 당직자들의 급여 지급 등 당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권파는 이를 놓고 지난 12일 회의에서 “(12일 탈당에서 16일로 바꾼 것은) 탈당시기에 대한 의미를 분석한 기사가 나오자 나빠진 여론을 의식한 조치”라고 비난했다. 당권파는 대안정치연대가 정당보조금 지급 전 탈당을 하려고 한 것은 당권파를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보고 있다. 15일 이전 탈당한다면 평화당 소속 의원수가 줄어들어 정당보조금도 자연스레 축소되기 때문이다.

대안정치연대는 당권파가 이를 왜곡하고 있다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장정숙 대변인은 “탈당 날짜를 16일로 바꾼 것은 온전히 당직자들을 위한 것이었다”며 “정당보조금을 기존대로 받지 못하면 창당부터 함께 고생해왔고 앞으로도 함께 할 수 있는 당직자들의 급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날짜를 변경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민주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민주평화당 내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 연대’ 회의 결과에 대한 발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민주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민주평화당 내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 연대’ 회의 결과에 대한 발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8

양측은 탈당 전후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도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당권파는 최근 한 여론조사기관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대안정치연대가 탈당을 선언한 이후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두배 올라 5%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다”면서 “또한 특히 호남에서는 11.4%의 지지율로 민주당에 이어 2위로 기록돼 내년 총선 승리의 희망이 보인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대안정치연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안정치연대는 “여러 여론조사 중 하나의 조사결과에서만 지지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왔을 뿐 지상파 3사가 진행한 여론조사 등 다른 기관의 조사에서는 탈당 이후 평화당 지지율이 1% 이하 수준에 그쳤다”고 일축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유성엽 대표(무소속)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안정치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1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유성엽 대표(무소속)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안정치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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