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한 병원 응급실에 전날 밤 결혼식장에서 일어난 자살폭탄테러로 부상한 한 남성이 치료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테러로 최소 수십명이 죽거나 부상했다(출처: 뉴시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한 병원 응급실에 전날 밤 결혼식장에서 일어난 자살폭탄테러로 부상한 한 남성이 치료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테러로 최소 수십명이 죽거나 부상했다(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온유 객원기자]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인 이슬람국가 IS가 18일(현지시간) 자신들의 연계 세력이 63명이 숨진 ‘결혼식장 자폭 테러’의 배후라고 자처했다.

로이터통신과 BBC는 18일(현지시간) IS의 성명을 전하며 “전사 중 한 명이 스스로 폭탄을 터트렸고, 치안 병력이 도착했을 때 다른 이들이 폭발물이 실린 차량을 터트렸다”고 보도했다.

아프간에선 현재 탈레반 외에도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 이슬람국가(IS)도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민간인을 겨냥한 테러를 일삼고 있다

지난 17일(토) 저녁 카불 서부 두바이 시티 웨딩홀에서 자살폭탄 공격이 일어나 63명 이상이 숨졌고 182명이 다쳤다.

테러 발생 후 현장에 있던 신랑은 “나의 가족과 신부가 공포에 떨며 할말을 잃었다”며 “내 동생, 친구들이 죽었다. 이런 비극이 계속 일어날 수 있어 두렵다”고 말했다.

현장에는 결혼식 참석을 위해 어린아이와 여성들을 포함해 1000명가량의 사람들이 모여 결혼을 축하했다.

이번 결혼식은 시아파 무슬림 행사여서 수니파 무슬림 무장단체인 IS의 표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매체 알자지라는 목격자를 인용해 사건 당시 시아파 무슬림의 결혼식 피로연이 진행 중이었다고 보도했다.

아프간 대통령 대변인은 “가증스러운 범죄”라며, “어떻게 결혼식장에서 자폭테러를 저지르라고 시킬 수 있나”라고 비난했다.

이번 테러는 18년에 걸친 아프간 전쟁을 끝내기 위해 미국과 탈레반 간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벌어졌다.

외신들은 탈레반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각종 테러를 지렛대로 활용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보도를 했지만, 탈레반 측은 이번 사건과 어떤 관련도 없다고 밝혔다.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반군 조직 탈레반 간의 평화협정이 곧 체결될 전망인 가운데, 협정이 체결되고 나면 아프간 내부 정파 간 대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탈레반은 그간 아프간 현 정부가 ‘미국의 꼭두각시’라며 대화를 거부했으며, 이로 인해 아프간 정부는 이번 평화협정 체결 과정에 포함되지 못했다.

잠정 합의안에는 조건에 따라 미군이 아프간에서 철군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탈레반은 2001년 9·11 테러를 자행한 오사마 빈 라덴 등을 보호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침공을 받아 정권을 잃었다. 이후 탈레반은 미군과 정부군을 공격하며 세력 회복에 성공, 현재 아프간 전 국토의 절반가량을 장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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