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시위 사태 ‘블랙 스완’ 우려… 악화시 韓경제 ‘상당한 충격’ 전망
홍콩시위 사태 ‘블랙 스완’ 우려… 악화시 韓경제 ‘상당한 충격’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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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홍콩 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오른쪽 눈에 안대를 붙인 시위대가 시위를 벌이고 있다.지난 11일 홍콩 경찰이 고글을 착용한 한 여성 시위자에게 고무탄을 쏴 고글을 깨고 들어간 탄환이 여성을 실명시킨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출처: 뉴시스)
12일(현지시간) 홍콩 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오른쪽 눈에 안대를 붙인 시위대가 시위를 벌이고 있다.지난 11일 홍콩 경찰이 고글을 착용한 한 여성 시위자에게 고무탄을 쏴 고글을 깨고 들어간 탄환이 여성을 실명시킨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출처: 뉴시스)

 

작년 對홍콩 수출액 전체 4위
새로운 대외리스크로 급부상
中무력개입, 최악 시나리오

 

반도체 등 중계무역 타격 예상
“자금이탈, 시장혼란 불가피”
금융당국 “아직은 영향 제한적”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홍콩 시위대가 공항 점거 시위를 지속하면서 중국 중앙정부의 무력 투입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극단적인 상황으로까지 치닫게 된다면 한국경제에도 상당한 충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8일 한국무역협회와 코트라 등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對)홍콩 무역액은 480억 달러다. 그중 수출은 460억 달러(약 56조원)에 달해 수출액 기준으로 중국, 미국, 베트남에 이어 4번째로 큰 규모를 나타냈다.

홍콩으로 수출되는 제품의 대부분은 중국으로 재수출된다. 우리 기업들이 홍콩을 중계무역지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 이유는 동아시아 금융허브로서 무역금융에 이점이 있고, 중국기업과 직접 거래 시 발생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낮은 법인세와 무관세 혜택도 장점으로 꼽힌다.

주요 수출품목에서는 반도체가 상당부분 차지한다. 반도체는 지난해 홍콩을 상대로 한 수출액에서 60%를 차지했고,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기기와 기계류까지 합치면 전체 수출액의 82%를 나타냈다. 이는 곧 홍콩이 동아시아 금융·물류 허브로서 우리나라 핵심 수출품목의 중국 시장 진출에 교두보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하지만 이달 12∼13일 홍콩 시위대의 홍콩국제공항 점거 이후 금융권 일각에서는 향후 사태가 악화하면 금융시장 불안은 물론 중계무역 등 실물 경제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 중앙정부가 홍콩 사태에 직접 무력으로 개입하면 미국이 홍콩에 부여한 특별 지위를 철회할 수 있는 빌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1992년 제정된 미국의 홍콩법은 미국이 비자나 법 집행, 투자를 포함한 국내법을 적용할 때 홍콩을 중국 본토와 달리 특별 대우하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제도적 혜택 덕분에 홍콩이 동아시아 금융·물류 허브 역할을 유지해온 셈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 정치권에서는 홍콩의 초당적 협력을 촉구하고 나섰고, 사태 향방에 따라 미국이 홍콩의 특별 지위 철회에 나설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중국 광둥성=AP/뉴시스) 홍콩과 인접한 중국 광둥성 선전의 스포츠 스타디움에서 16일(현지시간)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무장한 차량과 군용 트럭들이 늘어서 있다. 중국 정부와 매체들이 홍콩 시위를 ‘테러’와 ‘색깔 혁명’ 등으로 규정하고 홍콩 건너편 선전에 무장병력을 집결시키면서 홍콩 시위대에 대한 무력개입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홍콩 시위대는 이번 주말 30만 명이 집결하는 시위를 계획하고 있어 중국의 무력개입 여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광둥성=AP/뉴시스) 홍콩과 인접한 중국 광둥성 선전의 스포츠 스타디움에서 16일(현지시간)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무장한 차량과 군용 트럭들이 늘어서 있다. 중국 정부와 매체들이 홍콩 시위를 ‘테러’와 ‘색깔 혁명’ 등으로 규정하고 홍콩 건너편 선전에 무장병력을 집결시키면서 홍콩 시위대에 대한 무력개입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홍콩 시위대는 이번 주말 30만 명이 집결하는 시위를 계획하고 있어 중국의 무력개입 여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에 일본의 수출 규제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홍콩 사태까지 악화된다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배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홍콩 시위가 새로운 지정학적 리스크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서는 “일부에서 홍콩 시위가 경제 우려를 심화시킬 수 있는 ‘블랙 스완(검은 백조)’이 될 수 있다는 개연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블랙 스완이란 대단히 예외적이어서 발생 가능성이 극히 낮아 보이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 효과를 초래하는 사건을 뜻한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천지일보와의 전화를 통해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중국이 홍콩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하고 서방이 이에 반발해 갈등이 격화한다면 최악의 위험 상황으로 갈 수 있다”며 “이 경우 자금이탈과 시장 혼란은 불가피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 김 교수는 “홍콩에서 자본유출이 일어날 확률이 있어 우리나라뿐 아니라 주변 아시아 국가는 물론 중국에도 상당히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자본유출 문제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홍콩을 어떻게 운영하느냐는 문제도 있어 쉽지 않아 보인다”고 판단했다.

반면 금융당국은 현 상황에서는 홍콩 사태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지난 16일 금융감독원은 유광열 수석부원장 주재로 긴급 점검회의를 열어 홍콩 사태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을 점검한 결과 국내 금융회사의 대(對)홍콩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크지 않고, 홍콩 주가지수 연계 파생결합증권(ELS)의 손실 가능성도 아직은 희박한 상황인 것으로 진단했다.

【홍콩=AP/뉴시스】 홍콩 국제공항에서 13일 2층 출국 홀을 점거한 시위대가 수하물 카트를 몰고와 출국 게이트 앞을 봉쇄한 가운데 한 공항 보안요원이 게이트 앞에서 뒷짐 지고 이를 보고 있다. 이날 공항 당국은 시위대가 1층 입국장과 2층을 다시 점거하자 2층의 항공사 체크인 서비스를 오후 5시 무렵 전면 중단했다. 시위대가 출국 게이트를 막아선 것은 그 다음 상황으로 보인다.
【홍콩=AP/뉴시스】 홍콩 국제공항에서 13일 2층 출국 홀을 점거한 시위대가 수하물 카트를 몰고와 출국 게이트 앞을 봉쇄한 가운데 한 공항 보안요원이 게이트 앞에서 뒷짐 지고 이를 보고 있다. 이날 공항 당국은 시위대가 1층 입국장과 2층을 다시 점거하자 2층의 항공사 체크인 서비스를 오후 5시 무렵 전면 중단했다. 시위대가 출국 게이트를 막아선 것은 그 다음 상황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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