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긴급국가안보대책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1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긴급국가안보대책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16

황교안 “강력한 투쟁 시작”

24일 광화문서 ‘구국집회’

지지층 결집·주도권 노림수

당 내부서도 실효성에 의문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자유한국당이 18일 석달 만에 장외투쟁을 예고하며 거리 투쟁의 깃발을 다시 들어 올렸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 지지율 하락 위기와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 논란 등으로 한국당이 어려움에 직면한 가운데 꺼낸 카드다.

한국당은 이번 장외투쟁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외교, 안보, 경제 분야에서의 실정을 집중 비판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당의 장외투쟁 선포에 따라 향후 정국은 장내와 장외의 상황이 서로 맞물려 한층 복잡하게 흘러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황 대표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저와 우리 자유한국당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강력한 투쟁을 시작하겠다”며 장외투쟁을 선포했다.

그는 “나라가 여기서 더 망가지면 회복이 불가능할 수도 있는 절박한 상황이다. 더 이상 허비할 시간이 없다”며 “국민과 함께 하는 가열찬 투쟁을 통해, 이 정권의 폭정을 멈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투쟁 방향으로 그는 장외투쟁, 원내투쟁, 정책투쟁을 병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장외투쟁을 통해서는 현 정권의 실정을 드러내는 여론전에 집중하고, 인사청문회와 국정감사를 통해선 현 정부의 각종 정책 실책을 끄집어내는 데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황 대표는 “국민과 함께 거리에서 투쟁하면서도, 이 정권의 실정을 파헤치는 국회 활동 또한 강력하게 전개할 것”이라고 했다.

황 대표는 우선 오는 24일 광화문에서 구국집회를 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이 정권의 국정파탄과 인사농단을 규탄하는 ‘대한민국 살리기 집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황 대표가 정기국회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장외투쟁을 선포한 데는 보수 지지층을 결집시키면서도 정기국회 국면에서 정국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노림수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원외인사인 황 대표로서는 원내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없는 만큼 원외투쟁 외에는 자신의 리더십을 증명할 길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장외투쟁 카드엔 당 지지율 하락이란 현실적인 고민도 녹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황 대표가 당권을 잡은 지 반년이 지났음에도 지지율 상승은커녕 수개월째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차기 대권후보 호감도에서도 1위 자리를 내주는 등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위기에 내몰린 상태다.

이런 상태를 타개하기 위한 카드로 뽑아든 장외투쟁이지만, 그 실효성에는 의문 부호가 달리고 있다. 한국당의 전통 지지층 결집이 주된 목표인 셈이어서 중도층이나 진보층 등 외연을 확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당 내부에서도조차 장외투쟁의 실효성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김학용 의원은 tbs 라디오에 출연해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대통령께서 정말 이렇게 불통으로 일방적인 정치를 한다고 하면 저희가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지, 적당하게 장외투쟁 한두 번 하는 것은 별 효과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당인 민주당은 황 대표의 장외투쟁 선언에 대해 “대권놀음”이라며 의미를 평가절하하고 있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가출이 잦으면 집에서 쫓겨 날 수 있다”며 “당장이라도 장외투쟁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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