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감.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우울감.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청년, 역량보다 취업 문 좁아”

[천지일보=김정수 기자] 한국의 청년 세대는 우울감, 장년 세대는 불안감이 마음 속 중심적인 정서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8일 학계에 따르면 구혜란 서울대 연구교수는 구서정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박사와 함께 ‘우울한 청년, 불안한 장년의 나라’라는 논문에서 베이지안 네트워크 분석이란 틀을 통해 한국인의 감정을 분석했다.

연구는 지난 2015년 삼성사회정신건강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한국인의 사회적 웰빙 조사’ 결과를 통해 진행했다. 이번 조사는 19세 이상 성인 남녀(청년 19~36세, 장년 37~51세) 1000여명을 직접 면접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구 연구교수에 따르면 장년 세대와 청년 세대 간에 지배하는 정서가 달랐다. 청년 세대는 물질적 풍요와 교육적 혜택을 받았으나 역량보다 취업 문이 좁고, 누리기 어려운 세대였다. 이로 인해 청년 세대는 우울감, 불안감, 자존감, 삶의 가치가 정서적으로 중심에 있었다.

장년 세대의 경우 대학 졸업 전·후로 외환위기로 인해 가족 해체 위기, 노동시장 불안정성을 겪으면서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연구 결과 나타났다. 이 때문에 장년 세대는 슬픔, 외로움, 우울감 등 불안과 연관된 요소를 중심으로 한 정서를 갖게 됐다.

구 연구교수는 “장년 세대는 개인적 스트레스가 삶을 힘들게 하고 안정감을 떨어뜨린다”면서 “삶의 방식에 대한 선택의 자유를 증가시키고 삶을 힘들지 않게 하는 방법으로 경제적 지원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청년 세대에서 ‘자존감’이 핵심적인 정서라는 것에 주목했다. 구 연구교수는 “청년 세대가 장년 세대보다 자존감에 상처를 입었을 때 받는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구 연구교수에 따르면 청년 세대와 장년 세대 간의 다른 점은 분노다. 청년 세대의 분노는 직접적으로 우울감을 기저로 하지만, 장년 세대는 불안감을 포함한 다른 부정적인 정서에 바탕을 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인 감정의 중심적 요소 가운데서도 세대와 관계없이 ‘일상생활에 대한 통제력’이 중심적 요소로 꼽혔다”며 “일상생활이 무너졌다고 인식할 때 전체 정신건강 네트워크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우울.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우울.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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