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 월드컵 예선전, 최초 한일전서 대승한 도쿄대첩… 숨은 감동의 역사 속으로
1954년 월드컵 예선전, 최초 한일전서 대승한 도쿄대첩… 숨은 감동의 역사 속으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14일 경기 고양시 원마운트 스포츠클럽 7층 남북체육교류협회에서 ‘제1탄- 일본의 경제침략, 우리는 일본을 항상 이렇게 이겼다’라는 주제로 열린 전시 모습. 1954년 3월 7일 스위스월드컵 예선 한일전 1차전에서 최정민(왼쪽 첫 번째)이 득점하는 모습 ⓒ천지일보 2019.8.17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14일 경기 고양시 원마운트 스포츠클럽 7층 남북체육교류협회에서 ‘제1탄- 일본의 경제침략, 우리는 일본을 항상 이렇게 이겼다’라는 주제로 열린 전시 모습. 1954년 3월 7일 스위스월드컵 예선 한일전 1차전에서 최정민(왼쪽 첫 번째)이 득점하는 모습 ⓒ천지일보 2019.8.17

남북체육교류협회 전시 및 토크쇼 <제1탄> 개최

사실상의 첫 남북단일팀 구성, 역대 가장 큰 점수차 승

김경성 “日경제침략에 이길 수 있는 지혜 얻고자 기획”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스포츠 한일전은 언제나 큰 관심을 모으는 경기다. 그중에서도 가장 치열하고 뜨거운 종목을 꼽는다면 단연 축구 한일전이다. 그간 한일전은 40번 넘게 치렀으나 역대 가장 큰 점수차로 우리가 이긴 한일전이 있다. 바로 최초의 한일전이자 우리가 일본을 누르고 첫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던 1954년 스위스월드컵 예선 한일전이다.

홈앤드 어웨이 경기로 대한민국 서울에서 홈경기를 한 차례 가져야 했으나 이승만 정부의 반대로 일본의 원정경기로만 두 경기를 치른 최초의 한일전. 일본의 심장인 도쿄에서 열린 1차전에서 한국은 5-1 4점차의 대승을 거둔 후 2차전 2-2 무승부로 마쳐 도합 7-3 승리로 월드컵 본선에 사상 처음 진출하는 쾌거를 낸 도쿄대첩이었다.

월드컵 티켓이 걸렸던 이 한일전 승부로 한국은 일찍부터 월드컵 무대를 경험한 것이 1986년부터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을 이루는 밑거름이 됐다. 그러나 일본은 월드컵 본선 무대를 처음 경험하는 데 무려 44년(1998년 첫 진출)이 더 걸렸다. 1994년에 일본이 우리를 제치고 월드컵 무대에 나갈 기회를 얻었지만 이라크가 종료 휘슬을 불기 직전 극적으로 일본과 무승부를 거둬준 덕분에 일본이 아닌 우리가 월드컵에 나가는, 일명 ‘도하의 기적’으로 불리는 사건으로 인해 운명이 갈리기도 했다. 양국의 월드컵 역사를 바꾼 이 모든 시작이 1954년 최초의 한일전이었던 것이다.

이런 영광이 있기까지는 숨은 감동의 스토리들이 있었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경평 축구’ 주역들을 어렵게 모와 청와대의 절대적인 반대를 무릅쓰고 일본에 건너가 경기에서 지면 현해탄에 빠져 죽겠다는 각서까지 쓰고 경기에 나섰던 사실상의 남북단일대표팀. 일본의 36년 억압 속에서 일본 땅에서 태극기를 펼치기도 어려웠던 시기, 일본 땅에서 최초로 대한민국 태극기가 게양됐고, 애국가가 울려 퍼진 것은 물론 재일동포들이 마음껏 태극기를 흔들며 조국 대한민국을 외쳤던 그 감동의 순간이 있었던 것이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14일 경기 고양시 원마운트 스포츠클럽 7층 남북체육교류협회에서 ‘제1탄- 일본의 경제침략, 우리는 일본을 항상 이렇게 이겼다’라는 주제로 열린 전시 모습 ⓒ천지일보 2019.8.17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14일 경기 고양시 원마운트 스포츠클럽 7층 남북체육교류협회에서 ‘제1탄- 일본의 경제침략, 우리는 일본을 항상 이렇게 이겼다’라는 주제로 열린 전시 모습 ⓒ천지일보 2019.8.17

남북체육교류협회(이사장 김경성)는 이 같은 역사적인 감동의 순간을 국내 최초로 전시되는 사진과 함께 ‘제1탄- 일본의 경제침략, 우리는 일본을 항상 이렇게 이겼다’라는 주제로 토크쇼를 지난 14일 경기 고양시 원마운트 스포츠클럽 7층에서 개최했다.

김경성 이사장, 김두관 국회의원, 차승재 영화감독, 이재형 축구수집가, 이회택 전 축구감독이 참석해 토크쇼가 진행됐다.

김두관 의원은 당시 1954년 도쿄대첩에 대해 특강으로 소개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당시 월드컵 티켓이 걸린 한일전에 대해 이승만 대통령은 일본을 대한민국 땅에 감히 발을 들이게 할 수 없다고 하는 데다 일본에 가서 만약 패할 경우 국민들에게 상처가 될 테니 경기를 갖는 것을 절대 반대했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선수단 전원 모두가 지면 현해탄에 빠져 죽겠다는 각서까지 쓰고 정부를 설득한 끝에 어렵게 일본행에 오를 수 있었다.

경평축구에서 경성대표로 뛰었던 이광석과 평양대표로 뛰었던 최정민을 중심으로 선수단을 어렵게 구성한 대표팀은 3월 7일 1차전 이상한파로 폭설까지 내려 추운 날씨 때문에 축구화에 고춧가루를 넣고 죽기살기로 뛰어 5-1 대승이라는 결과를 얻어냈다. 먼저 선취골을 내줬음에도 내리 5골을 넣는 역전승을 거뒀던 것이다. 이때 두 골을 넣어 승리를 이끌었던 선수가 대한민국의 스트라이커 계보의 시작이었던 최정민(1930~1983)이었다. 최정민은 1.4후퇴 때 남한으로 건너온 후 1950~60년대 대한민국 축구를 이끌게 된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14일 경기 고양시 원마운트 스포츠클럽 7층 남북체육교류협회에서 ‘제1탄- 일본의 경제침략, 우리는 일본을 항상 이렇게 이겼다’라는 주제로 토크쇼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 김두관 의원, 차승재 영화감독, 이회택 전 축구감독, 이재형 축구수집가, 최혜정(최정민 선수 영애)씨 ⓒ천지일보 2019.8.17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14일 경기 고양시 원마운트 스포츠클럽 7층 남북체육교류협회에서 ‘제1탄- 일본의 경제침략, 우리는 일본을 항상 이렇게 이겼다’라는 주제로 토크쇼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 김두관 의원, 차승재 영화감독, 이회택 전 축구감독, 이재형 축구수집가, 최혜정(최정민 선수 영애)씨 ⓒ천지일보 2019.8.17

19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까지 한국축구 최고 스트라이커로 활약했던 이회택 전 감독은 “우리 시대에도 일본한테만은 지면 안된다는 사명감이 있었는데, 눈이 오고 땅이 질퍽한 환경에서도 대선배들이 대승을 거뒀다는 것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감동스토리를 영화로 제작하기 위해 6~7년 전부터 시나리오 작업을 해온 차승재 영화감독은 “나는 궁금하면 영화를 만드는 스타일이다. 원래는 스위스월드컵 본선에 관심을 갖고 준비했으나 발자취를 찾아가는 과정 중 한일전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 시나리오로 내년 3월 촬영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시 사진을 수집한 이재형 축구수집가는 “당시 대표팀 중에서는 지금 생존자가 없다”면서 “이 때는 단순 한일전이 아니라 나라를 위해 실제 목숨을 걸고 죽기를 각오로 뛴 한일전이었다”고 평가했다.

김경성 이사장은 “당시 도쿄대첩을 이끈 우리 대표팀은 사실상의 남북단일팀으로 남북축구 이야기이기도 하다. 정부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국민이 하나 되어 승리했다. 현재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인해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는데, 우리 선배들은 어떻게 이겨냈는지 지혜를 얻고자 기획했다”고 행사 취지를 소개했다. 이어 김 이사장은 “올해는 우리가 일본을 이기고 내년 도쿄올림픽에서는 화합하는 게 순서다. 어떻게 하면 일본과 화해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데 스포츠를 통해 답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14일 경기 고양시 원마운트 스포츠클럽 7층 남북체육교류협회에서 ‘제1탄- 일본의 경제침략, 우리는 일본을 항상 이렇게 이겼다’라는 주제로 열린 토크쇼에서 김두관 국회의원이 1954년 한일전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17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14일 경기 고양시 원마운트 스포츠클럽 7층 남북체육교류협회에서 ‘제1탄- 일본의 경제침략, 우리는 일본을 항상 이렇게 이겼다’라는 주제로 열린 토크쇼에서 김두관 국회의원이 1954년 한일전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17

이날 최정민 선수의 딸인 최혜정씨가 당시 최 선수가 입었던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참석했고, 축구화도 함께 공개했다. 또 이재형 수집가는 30여점의 사진과 이유형 감독과 선수들이 쓴 각서를 공개했다.

남북체육교류협회는 향후 ‘제2탄- 1954년 스위스월드컵,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잃어버렸던 아시아 출전티켓’과 ‘제3탄- 4.25체육단과 함께하는 아리스포츠컵, 남북을 하나로’란 주제로 전시와 토크쇼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경성 이사장은 제2탄 배경에 대해 “한국이 1954년 월드컵 본선에서 헝가리(0-9)와 터키(0-7)에게 참패를 당하면서 그 이후 아시아에 배정된 1장의 티켓이 0.25장으로 줄어들게 됐으나 1966년 북한이 그런 어려운 여건에서도 본선에 올라 8강까지 진출하면서 다시 아시아에 배정된 티켓이 1장으로 회복됐다”며 “우리로 인해 줄어든 아시아 배정티켓을 북한이 회복시켜줬다. 이 같은 남북이 쓴 새 역사를 살펴보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14일 경기 고양시 원마운트 스포츠클럽 7층 남북체육교류협회에서 ‘제1탄- 일본의 경제침략, 우리는 일본을 항상 이렇게 이겼다’라는 주제로 열린 토크쇼에서 김경성 이사장이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17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14일 경기 고양시 원마운트 스포츠클럽 7층 남북체육교류협회에서 ‘제1탄- 일본의 경제침략, 우리는 일본을 항상 이렇게 이겼다’라는 주제로 열린 토크쇼에서 김경성 이사장이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17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14일 경기 고양시 원마운트 스포츠클럽 7층 남북체육교류협회에서 ‘제1탄- 일본의 경제침략, 우리는 일본을 항상 이렇게 이겼다’라는 주제로 토크쇼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9.8.17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토크쇼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9.8.17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14일 경기 고양시 원마운트 스포츠클럽 7층 남북체육교류협회에서 ‘제1탄- 일본의 경제침략, 우리는 일본을 항상 이렇게 이겼다’라는 주제로 토크쇼가 열린 가운데 1954년 한일전에 출전하는 대표팀이 경기에서 지면 현해탄에 빠져 죽겠다는 각오로 서명한 각서 모습 ⓒ천지일보 2019.8.17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1954년 한일전에 출전하는 대표팀이 경기에서 지면 현해탄에 빠져 죽겠다는 각오로 서명한 각서 모습 ⓒ천지일보 2019.8.17

한편 남북체육교류협회는 남북한 복싱유망주 세계챔피언 만들기 프로젝트, 아리스포츠컵(U-15) 국제유소년축구대회, 남북단일팀 스페인국제축구대회 참가 다큐멘터리 제작, 평양골프대회 등 다양한 남북체육교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여자복싱 선수 중에서는 김수린이 오는 9월 세계챔피언 타이틀전에 도전한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14일 경기 고양시 원마운트 스포츠클럽 7층 남북체육교류협회에서 ‘제1탄- 일본의 경제침략, 우리는 일본을 항상 이렇게 이겼다’라는 주제로 토크쇼가 끝난 후 주요 참석자들이 협회에서 후원하는 여자복싱선수 김수린(오른쪽 세 번째)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김수린은 오는 9월 세계챔피언 타이틀에 도전한다. ⓒ천지일보 2019.8.17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토크쇼가 끝난 후 주요 참석자들이 협회에서 후원하는 여자복싱선수 김수린(오른쪽 세 번째)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김수린은 오는 9월 세계챔피언 타이틀에 도전한다. ⓒ천지일보 2019.8.17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이 전 광명시장인 양기대 유라시아 교통연구소 특임교수(오른쪽)에게 기념패를 전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17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이 전 광명시장인 양기대 유라시아 교통연구소 특임교수(오른쪽)에게 기념패를 전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17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